급증한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기획 파산'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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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한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기획 파산' 논란까지
  • 최지연 기자
  • 승인 2019.06.1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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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파산' 의심 받는 트래빗 거래소
계속되는 거래소 폐업과 투자자들의 소송 전쟁

[시사매거진=최지연 기자]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싸고 내부자 거래부터 투자금 횡령, 대표의 잠적과 먹튀 의혹 등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소식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이에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떠안게 되면서, 애당초 거래소의 기획된 파산이 아니냐는 의심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한편 올해 폐업을 선언하는 국내 거래소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인빈, 코인네스트, 트래빗, 비트키니 등 알려지지 않은 소형 거래소 까지 합하면 두 손이 부족할 지경이다.최근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7년 말 비트코인 열기로 인해 우후죽순 거래소가 생기면서, 현재 국내에는 200여개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소가 운영 중이다.

파산을 선언하는 거래소들의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지난 2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빈은 지갑 및 거래소 시스템 운영관리 등의 중책을 맡고 있던 본부장이 프라이빗 키를 삭제, 가상화폐를 다수 분실했다고 밝히며 파산을 선언했다. 이어 지난 4월 코인네스트는 대표와 임직원들이 횡령·사기 의혹으로 검찰에 긴급 체포되면서 거래소가 하락세를 걷자 파산을 선언했다.

최근엔 트래빗(TREBIT)이 파산을 선언했다. 지난해 7월 오픈한 트래빗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4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이 발생해 원화 입출금이 수차례 중단되었다. 트래빗은 이러한 보이스피싱과 고객 신뢰도 하락 등으로 인한 경영악화가 심화돼 더 이상 영업하기 어렵다며 5월 초 대고객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모두 종료하고 파산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트래빗은 지정된 기간까지 접수한 고객을 대상으로 순차적으로 출금을 진행한다고 밝혔으나, 코인 출금 또한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 폐업한 상태이다.

갑작스러운 파산 소식… 날벼락 맞은 투자자들

갑작스러운 거래소 파산 소식에 거래소를 이용하던 투자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날벼락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소들은 파산 선언을 대부분 본인들의 거래소 홈페이지만 공지를 한다. 때문에 소식이 늦은 투자자들의 경우 그대로 돈을 날리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한 거래소가 파산을 하면 거래소 안에 있는 투자자들의 코인 및 자금은 투자자들이 직접 이동해야 한다. 이에 거래소 측은 투자자들에게 파산 공지를 한 후 코인과 자금을 이동할 수 있는 기간을 공지한다. 하지만 거래소 측에서 공지하는 이동 기간은 불과 일주일에서 한 달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투자자들은 본인들의 코인과 자금을 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을 모르고 한동안 거래소를 이용하지 않다가 오랜만에 거래소 사이트에 접속해 거래소 파산소식을 접한 투자자들은 자산이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렸지만, 어디에 하소연 할 곳도 없어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우리나라에서 암호화폐는 금융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관한 정부 차원의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과 법·제도적 규제 장치가 없는 탓에 거래소의 먹튀나 파산 시 법적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한 상황이다.

이로 인한 부실 거래소들로부터 벌어진 횡령 및 사기, 대표의 잠적과 먹튀, 고객들의 개인정보 유출, 출금지연 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되고 있다. 늘어나는 거래소 파산 선언으로 본인의 코인과 자금이 공중분해 되어 발만 동동 구르는 피해자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23일 ‘가상통화 투기근절을 위한 특별대책 중 금융부문 대책 시행’을 발표했다. 가상화폐 거래실명제를 도입,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는 해당 계좌를 통해 입출금을 하게 된다. (사진_뉴시스)

급증한 거래소 폐업 문의… ‘기획파산’ 논란

작년 정부의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외의 거래소들에는 실명 가상계좌 발급이 금지됐다. 때문에 거래소들은 법인 계좌에 고객 자금을 받고 별도 장부에서 이를 관리하는 벌집계좌를 사용해왔다. 이 벌집계좌는 고객의 개인 계좌가 구분되지 않는 데다 악용할 경우 자금 세탁이 용이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이즈가 NH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에 대해 “거래소들의 집금계좌(벌집계좌) 이용을 막아선 안 된다”는 판결을 받고 난 후 벌집계좌를 이용하는 신규 소형 거래소가 우후죽순 생기기 시작했다.

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거래소 폐업 절차’를 문의하는 거래소들의 전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신규 소형 거래소가 급속도록 늘어났다가 폐업하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폐업하는 거래소들을 향해 이용자들 투자금을 횡령하고는 시장의 어려움과 정부 규제를 핑계로 ‘기획 파산’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기획파산’ 의심 받는 트래빗 거래소

최근 파산을 선언한 트래빗 거래소도 거래 은행에서 트래빗 법인 계좌 잔고가 많지 않은 것이 밝혀지며 횡령 의혹이 불거졌다. 또한 트래빗은 홈페이지에 코인 출금 기간을 제시한 후, 기간 내에 코인 출금을 신청한 자들에 한해서 코인 출금을 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래빗 거래소는 값어치가 낮은 알트코인만 출금을 해주고, 동시간대 신청한 비트코인은 출금해주지 않은 채 폐업해 버렸다. 이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올라가자 일부러 출금을 해주지 않는 것 아니냐”며 의도된 ‘기획파산’으로 보인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에 트래빗 이용자들은 트래빗 거래소 운영사 노노스 대표와 임원들을 고소했다. 이용자들은 ‘법인을 합병하자마자 파산한 것은 의심스럽다’며 고소를 제기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 5월 5일 법무법인 광화에 따르면 트래빗 이용자 27명은 트래빗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노노스의 대표와 주요 임원진을 상대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위반(사기파산),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재 산국외도피), 사기, 업무상 배임, 유사수신행위법위반, 자본시장법위반, 사전자기록 등 위작 및 동행사 등 혐의로 고소했다.

이번 사건 고소대리를 맡은 박주현 법무법인 광화 변호사는 “기획사기로 확보한 재산을 암호화폐를 이용하여 국외로 도피시킨 점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고, 파산절차를 통해 합법을 가장하여 증거인멸을 하려는 것에 대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위반(사기파산)으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하였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소장에는 노노스가 운영하는 암호화폐거래소 트래빗 자체 발행 코인인 TCO와 TCO-R 코인 발
행, 거래 과정 및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예치금 문제, 보이스피싱 관련 계좌 동결과정, 주식회사 노노스와 트래빗 간 합병비율 등 관련 절차, 거래소 내 매수-매도 절차 및 장부 거래 여부, 자본금 납입부터 파산 과정, 유사수신 혐의, 배임 등 트래빗과 관련된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 전반에 걸친 형사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사진_트래빗 홈페이지)

소송으로 얼룩진 거래소와 투자자들

국내 중소 거래소들이 폐업하는 과정에서 출금 지연부터 개인정보 유출, 거래소 대표의 잠적과 먹튀 등 투자자들을 기만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이에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거래소를 상대로 고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올스타빗 거래소의 경우 수개월째 고객의 출금요청에 대한 출금지연이 번복과 출금 정지, 임직원횡령과 시세조작, 장부거래 등에 휘말려 올스타빗 신민수 대표이사의 재산이 가압류되었다. 이 사건은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의 재산이 가압류된 최초의 사례이다.

또한 전산 조작된 계정을 통해 거래량 조작 및 가짜 가상화폐로 영업하고 고객들의 예치금을 돌려주지 않아 투자자들을 기만한 혐의를 받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미드 대표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되었다. 

이외에도 사기와 횡령 혐의 등으로 이용자들로부터 단체고소당한 사건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거래소를 오픈한다며 투자금을 모은 퓨어빗 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를 입금받은 뒤 홈페이지를 없애고 잠적했다. 이에 따른 피해액은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중이다.

이어 지난 2월 설립된 인트비트 거래소 대표가 투자자들의 돈을 들고 잠적한 혐의로 대표가 피소된 상태이다. 경찰에 체포된 인트비트 대표는 이용자 투자금 중 10억원 가량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거래소를 고소한 이용자들에게 거래소가 맞고소한 사례도 있다. 지난 5월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캐셔레스트를 이용한 36인의 '캡코인' 구매자들이 거래소 운영 회사인 뉴링크를 사기, 배임 및 횡령, 유사수신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에 캐셔레스트 거래소를 운영하는 뉴링크는 최근 36명의 거래소 이용자가 자사 임원진을 고소한 건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고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지난 5월 13일 밝혔다.

(사진_캐셔레스트 홈페이지)

불신만 커져가는 암호화폐 시장… 정화작업 필요

오는 7월 금융위원회는 가상화폐 규제기준인 ‘가상화폐(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대신할 관련 법률을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가상화폐거래소 자금세탁 방지 의무화와 신고제 등록 등을 담은 법제화를 추진하면서 가상화폐시장은 빗썸, 코인원, 업비트, 코빗으로 대표되는 대형 거래소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대형 거래소가 아니면 자금세탁 방지시스템의 구축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를 핑계 삼아 ‘기획파산’에 나서는 거래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장기적인 시각으로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되는 만큼 암호화폐 시장이 정화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법적 기준을 충족하면 제도권 안에서  운영될 기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도 피해를 법적으로 보상받기 힘들다는 불안을 털어낼 수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오는 6월 안에 가상화폐거래와 관련된 국제표준안을 내놓기로 했다. 이와 맞춰 정부도 가상화폐거래소 자금세탁 방지 의무화와 신고제 등록 등을 담은 법제화를 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어떻게 변해갈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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