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아라비아사막 ‘중동’
국제사회의 이목이 GCC 국가들의 개발 전략에 집중되고 있다. GCC 국가들은 현재 GCC 국가들은 경제 기반을 탄탄히 다질 수 있는 각종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은 2003년 관세동맹에 이어 2010년까지 단일통화를 도입하기로 했으며 2021년에는 단일시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GCC 국가들의 역내 총생산 규모는 총 7,500억 달러로 최근 몇 년간 평균 7%에 달하는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결성 이후 10년 동안 정치·군사적인 면보다는 경제협력에 활동의 중심을 둔 결과다.

GCC는 ‘Gulf Cooperation Council’의 약자로 페르시아만안협력회의 또는 걸프협력회의라고도 한다. 지난 1981년 5월에 페르시아 만안의 6개 아랍산유국이 역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한 지역협력기구로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초에 걸프만 주변에서 발생한 정치적 불안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6개국 정상들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모여서 결성한 단체이다. 상호간의 경제 및 안전보장의 협력과 치안·국방면에서 결속할 것을 목적으로 결성된 이 단체는 해마다 각국을 돌면서 정상회담을 개최하는데 경성 이후 10년 동안 활동의 중심은 정치·군사적인 면보다는 경제협력에 있었다. 그러나 1991년의 걸프전쟁을 계기로 공동방위력의 증강 등 정치·군사적 협력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GCC 6개국은 2001년 10월 사우디에서 각료회의를 개최해 2010년까지 단일통화 창설과 2003년까지 대외 공동관세율 적용을 위한 공동관세법을 각국이 제정하고 합의했다. 2003년 1월 단계적 관세동맹(역외관세를 무관세 품목과 5% 관세품목으로 단일화)에 이어 지난해 1월부터 역내 회원국 간 관세동맹을 실시하고 있다. GCC 국가들은 2007년까지 공동시장(Common Market) 구축을 목표로 회원국 간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2010년까지 단일통화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2021년까지 단일시장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중동’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07년 4월 2일자에서 ‘사막에 일고 있는 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GCC도 의미 있는 경제블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민간연구소인 컨퍼런스보드는 신흥 경제대국을 의미하는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에 아라비아를 뜻하는 A자를 넣어 ‘브리카(BRICA)’로 부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지난 2006년 11월 홍콩에서 열린 ‘2006 아시아 사모펀드’ 포럼에서 막대한 석유 자본을 바탕으로 새로운 국가 건설에 나서고 있는 GCC의 성장을 주목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China)과 인도(India) 및 중동(Middle East)의 머리글자를 딴 ‘차임(CHIME)’의 시대가 도래 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6개국이 구성한 GCC가 고유가 시대를 맞아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GCC 6개국은 세계 각국과 무역·투자를 늘리고 신흥시장 및 인접국가도 활발한 교류를 벌여 장기적으로 중동을 ‘세계무역의 중심’으로 만들어 나가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중동지역 경제전문지 중동경제개요에 따르면 GCC 6개국이 추진 중이거나 계획 중인 프로젝트 규모는 1조 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현재 UAE,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는 3개 나라를 연결하는 1천500㎞ 길이의 해저 광케이블을 건설키로 했으며, ‘두바이의 기적’을 창출하고 있는 UAE는 43억 달러 규모의 두바이 월드무역센터 외에 총사업비 144억 달러의 알 라하 비치 개발사업, 66억 달러 규모의 샴스 아부다비 계획, 66억 달러 규모의 아부다비 공항 확장 사업, 20억 달러가 투자되는 타윌라 항구 개발 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UAE는 석유 부문에만 2030년까지 3,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6,240억 달러 규모의 중장기 대형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석유화학 부문에 1,400억 달러, 수력·전력 프로젝트 1,363억 달러, 석유 및 가스처리공장 1,300억 달러, 철도·병원·도로 등 건설공사에 2,177억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또 266억 달러를 들여 새 주거 및 산업도시를 건설할 계획이다.
GCC 6개국 중 가장 소득이 높으면서도 연 2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카타르는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 중 14.3%를 보유, 전 세계에서 러시아(점유율 26.6%), 이란(14.9%)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카타르는 25조㎥의 천연가스와 152억 배럴의 원유 확인매장량을 자랑하는 지원 부국이자 1인당 GDP가 3만 1,000여 달러가 넘는 경제부국이다. 카타르는 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2012년까지 1,38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가스전 개발에 2010년까지 6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고, LNG 생산 확대에도 2012년까지 150억 달러를 쏟아 부을 예정이다.
바레인은 13억 달러 규모의 ‘바레인 금융 항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쿠웨이트는 올해부터 향후 5년 이내 1,900억 달러의 각종 플랜트 프로젝트를 발주할 계획이며 석유 산업 근대화에 44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앞으로 10년 동안 수백억 달러를 부비얀 섬 신항, 파일라카 섬 관광지 등 수많은 대형 사업에도 투자하며 석유 및 석유화학 건설 프로젝트, 대형 발전소, 담수화시설 및 도로와 항만 등 인프라 구축에도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오만에서는 오만 투자회사가 터키 및 그리스 회사와 합작으로 200억 달러를 들여 아랍 최대 관광 개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 너도나도 중동 교류
중동의 이러한 변화바람으로 미국을 비롯한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은 앞 다투어 교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GCC 6개국들과 개별적으로 FTA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아레인, 오만과 FTA를 체결했고 UAE, 쿠웨이트와는 협상을 진행하는 중이다. 이와 관련,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7년 1월 25일자에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사한 중동의 반 테러기구(MATO/Mideast Anti-Terrorism Organization) 창설을 구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MATO 회원국에는 이집트·요르단·사우디·쿠웨이트·카타르·오만·바레인·UAE·이스라엘 등이 포함되고, 주요 역할은 핵 개발을 추구하는 이란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에 공동대처한다는 것이다. 또한 라이스 장관이 지난해 10월과 올 1월 중동을 잇따라 방문하는 등 중동과의 교류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과 인도역시 GCC와 FTA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유럽연합과 일본 등도 FTA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 중국은 과거 나일론 스웨터와 실크윔 미사일에 불과했던 수출품목을 현재 석유개발, 지하철과 초고속 인터넷 망 건설 등 중동지역 투자 규모와 범위를 모두 크게 넓혔다. 뿐만 아니라 이집트, 이란, 리비아, 시리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대한 무기 수출도 늘리고 있으며 ‘중국·아랍포럼’이 설립되는 등 중동 간 문화교류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해 4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FTA문제를 비롯해 원유 수급문제 등을 협의,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는 지난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왕을 초청해 투자 확대 등에 대해서 합의, 올 연말을 목표로 GCC와 FTA협상이 진행 중이다. 일본의 아베총리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일까지 재계 사절단 180명을 대동하고 사우디, UAE 등 GCC 4개국을 순방했다. 러시아는 카타르에게 천연가스 카르텔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상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사상 처음으로 카타르를 방문해 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 카타르 국왕과 만나 에너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이같이 말했다.
카타르는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천연가스 생산 국가들이 가격안정을 위해 공급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제안은 좋은 계획”이라며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우디를 시작으로 카타르와 요르단을 순방, 푸틴 대통령과 압둘라 국왕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문제를 비롯해 정치·경제·군사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인 루코일이 사우디의 유전 개발에 20억 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압둘라 국왕은 러시아제 T-90 전차와 MI-17 헬기의 도입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혔다.
한국 역시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방문하면서 걸프협력회의와의 FTA추진 등 전방위적 협력관계를 천명하며 ‘21세기 한·중동 미래협력 구상’을 제안하며 깊은 관심을 드러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중동 지역은 21세기에 들어서도 막대한 에너지 공급능력과 구매력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핵심동력이 되고 있다”며 “우리에게 있어서도 중동지역은 원유도입의 82%, 건설·플랜트 수주의 63%, 교역량의 12%를 차지할 만큼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다. 올해 안에 GCC측과 협상 개시를 위한 절차에 착수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한-중동 간 경제협력 확대의 틀로써 올해 안에 한-GCC FTA 추진 ▲석유고갈 후의 미래시대 대비를 위한 중동의 인적자원 개발에 적극 기여 ▲정부와 기업, 언론, 종교계, 학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문화교류 프로그램 추진 ▲기존의 연례 한-중동 협력포럼 확대·강화를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왕자문회의 연설에서 먼저 우리나라와 사우디아라비안 간의 오랜 교류를 강조했다.
이처럼 각국이 GCC와의 FTA체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원 쟁탈전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오일머니를 유치할 경우 자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세계경제의 큰 손 ‘오일머니’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아라비아반도의 산유국들은 20세기 중반부터 석유를 수단으로 국제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중동의 6개 주요 산유국이 지난해 벌어들인 오일머니는 약 2,800억 달러, 약 280조 원에 이른다.
쿠웨이트 알-샬 경제연구소는 “지난해 걸프협력기구 6개 회원국은 유가 상승 덕에 모두 2,650억 달러를 벌었다. 올해에는 3,000억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1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 동안 걸프협력협의회(GCC)의 6개 회원국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가 석유 판매로 올린 수입은 무려 1조 5,5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약 35%인 5,400억 달러가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5,400억 달러 중 가장 많은 약 3,000억 달러가 미국 증시와 채권시장에 투자됐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지난해 10월 4일자에서 국제 유가 상승으로 대규모 오일머니를 벌어들이고 있는 원유 수출국들이 이를 소비하기 보다는 투자에 나서면서 세계무역 불균형 해소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중동은 최근 몇 년 사이 유가 상승으로 벌어들인 ‘오일달러’ 덕분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각 나라에서는 수 조원짜리 건설 사업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제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산유국의 오일머니가 글로벌 통신, 부동산, 에너지 기업의 인수·합병(M&A)에 집중적으로 투자되는 등 국제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두바이 국영투자회사 두바이인터내셔널캐피털(DIC)은 지난 5월 영국계 투자은행 HSBC 지분을 3%정도 확보했다. 또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는 같은 달 도이체방크의 지분 2.2%를 매수했다. 바레인의 투자은행 아르캐피타는 싱가포르의 부동산업체 캐피탈랜드와 함께 3억 달러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조성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지적했듯 유가의 큰 폭 하락 및 원유 수출국에서 선진국으로의 오일달러 이동 없이는 전 세계 무역 불균형의 해소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IMF는 원유 수출국들이 1970년대 만큼의 비율로 오일머니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경상비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UAE, 바레인, 카타르 등 GCC의 경상흑자 총액은 지난해 93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는 GDP의 20% 수준이다.
한편, 오일머니를 앞세운 GCC의 영향력 확대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미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GCC 6개국 정상들은 지난 2006년 12월 9~1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GCC는 평화 목적으로 핵에너지 기술을 보유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 공동성명을 채택 했다.
이들의 핵에너지 공동개발은 이란의 핵 개발에 대항하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년 전만 해도 “핵 개발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왔지만 지금은 앞장서서 핵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핵발전소를 보유할 경우 국제 사회에서 그만큼 당당한 입장을 보일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 사우디, 카타르, 오만 외교장관과 양자회담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6월 5일 제6차 아시아협력대화(ACD:Asia Cooperation Dialogue) 외교장관회의를 개최, 사우디, 카타르, 오만 외교장관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를 논의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송 장관과 니자르 빈 오바이드 마다니 사우디 외교담당 국무장관간의 면담시, 양측은 동북아 및 중동지역 중요국가로서 협력확대의 잠재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존 에너지, 건설·플랜트 분야 협력 관계를 토대로 교육, IT, 문화 등으로 협력분야 다원화 및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과 사우디 각료급 공동위 개최 등 지난 3월 한·사우디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이행키로 했다.
외교부는 “ 측은 동북아 및 중동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지역 내 역할의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하고 앞으로 상호 긴밀히 협력해 가기로 했다”며 “아울러 우리 측은 대중동 외교 강화 노력의 일환으로서'21세기 한·중동 미래협력구상'의 추진에 대한 사우디 측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카타르 알-마흐무드 외교담당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양측은 지난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카타르 방문으로 양국간 傳方위적 협력 관계가 구축되었음을 평가하고, 각료급 공동위를 조기 개최, 에너지, 조선, IT, 투자 등 다양한 부문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도모해 가기로 했다.
양측은 카타르의 LNG, 한국의 LNG 운반선 상호구매 등 모범적인 협력관계에 만족을 표명하고, 카타르의 대한 투자 확대, 항공 협력, 여수박람회 지지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협의했다.
한편, 송 장관은 알-라이씨 오만 경제·기술협력 차관과의 양자회담에서 에너지, 건설·플랜트, 체육, 중동담수화 사업, 2012 여수박람회 유치 등 상호 관심 사항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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