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부터 6월 2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

김연옥, 겹 (군계일학)130.3x162cm Acrylic on canvas 2017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화가 김연옥 초대전, ‘달항아리’ 전시회가 5월 28일부터 6월 2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에서 열린다.

도예가는 흙으로 달항아리를 빚고 화가 김연옥은 캔버스 위에 천조각과 물감으로 ‘겹’이라는 이름의 연작으로 달항아리를 빚어낸다. 화가 김연옥은 붓과 물감으로만 그려내는 전통 정물화가 아닌 지난한 노동을 통해 그림을 완성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달항아리를 빚어낸다.

김연옥, 겹201902 Acrylic on canvas 2018 72.7x80cm

내 작업의 모티브가 되는 세로로 붙여 세워진 기하학적인 선은 한 줄 두 줄 캔버스에 모여지고 드디어는 좌우 위치에 따라 다르고 빛에 따라 다르고 인위적인 조명에 따라 변화하는 달항아리로 완성되어지며 그것은 곧 공간이요 시간을 담은 소우주가 된다.

한 겹 한 겹 천을 잘라 붙이는 지난한 작업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전통적 도자이미지와 한국인의 정서와 미로 시각화된 달항아리는 무심한 아름다움의 의미를 획득한다. 그것은 은은함으로 때론 여백의 단순함으로 정형화 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가슴속에 투영된다.

보름달 같은 백자대호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을 따로 성형해 이 둘을 서로 붙여 비로소 항아리가 완성 되어 진다. 위짝과 아래짝이 접합되는 부분에 잇잠(잇는 부분)이 생기게 되는데 그것은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한 아픔이요 상처이고, 이념적 갈등이며 흠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화합과 상생의 의미를 터득하게 되고 이로써 평화를 상징하는 존재로서 확실한 미적 가치를 인정받는 당당한 아름다움을 품은 달항아리가 탄생되는 것이다.

의미를 더하여 이미 2012년 달항아리는 남과 북의 화합을 기원하며 통일부에서 통일항아리로 명명되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이념갈등, 정치, 세대, 계층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현시점에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상, 하가 하나 되는 달항아리의 회화를 통해 우리에게 화합 상생의 길이 열릴 수 있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아본다.

 

2019. 5월 김연옥

 

김연옥 화가는 여주에서 도자기 사업을 하신 부친의 영향으로 젊은 시절 부친의 공장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유약을 바르고 투각하고 직접 그림을 그리는 7년의 세월을 보냈다. 그 기간 마주했던 품격 있고 은은한 백자의 매력은 현재까지도 김연옥 화가에게 운명처럼 달항아리를 빚어내게 하는 작업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김연옥, 겹201903 Acrylic on canvas 2019 45.5x48.5cm

김연옥의 작업은 노동이라는 가치를 화면의 기조로 삼으면서 형식적으로 현대적 조형성의 탐구와 물질의 실험을 통하여 회화적 순수성과 절대성을 포기하지 않고, 내용적으로는 우리의 전통적 모티브를 통하여 존재의 의미와 우주의 섭리를 표상하고 있다. 결국 작가는 수겹의 수평적 층위로 이루어진 시간적 장에 단순한 형상의 역사의 편린을 개입시킴으로써 현대적 실험의 장 뿐 아니라 실존적 장으로 이해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적 실험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경모/미술평론가

 

김연옥 화가는 경기대학교 미술디자인대학원 서양화를 전공했다. 인천미술대전 대상 외 ​다수의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수상을 했고 국립현대미술관미술은행, 인천해양경찰청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개인전 20회 및 수많은 해외, 국내 아트페어에 참가했고 HYBRID & DIFFERENCE(터키 에스키시에르 고고학박물관), 한.중수교 17주년기념 특별기획초대 C. KOAS 전시(북경 국제상상미술관) 등 200회 이상의 단체전을 참가하며 꾸준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가 열리는 ‘개러리카페 질시루’는 올해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가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지난 3월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한 ‘돈화문로의 문화랜드마크’다. 화가 김연옥 초대전, ‘달항아리’는 5월 28일부터 6월 24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에서 개최된다.

김연옥, 겹201904 Acrylic on canvas 45.5x48.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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