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D FC 라이트급의 새로운 챔피언이 됐고, 100만불의 주인공이 된 만수르 바르나위(사진_ROAD FC)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화끈한 승부와 여러 의미가 담긴 굽네몰 ROAD FC 053 제주가 막을 내렸다. 아시아 역대 최대 상금이 걸린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은 ROAD FC 역사상 첫 개최지인 제주도에서 마무리 됐다.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된 100만불 토너먼트 마지막 경기는 권아솔(33, 팀 코리아MMA)과 만수르 바르나위((27, TEAM MAGNUM/TRISTAR GYM)의 대결이었다. 이들이 메인 이벤트를 장식,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 굽네몰 ROAD FC 053 제주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 ROAD FC, 그리고 대한민국 격투기 역사상 첫 제주도 대회

2010년 ROAD FC는 “지금부터 대한민국 종합격투기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정문홍 前대표의 1회 대회 개회 선언으로 공식 대회가 시작됐다. 이번 대회까지 총 53회의 메이저 넘버시리즈 대회, 국가대항전인 ROAD FC KOREA 3회 대회, 신성들의 검증 무대인 ROAD FC YOUNG GUNS 대회가 42회 열렸다.

그동안 국내 종합격투기 단체 중 50회 이상의 메이저 넘버시리즈를 개최한 단체는 ROAD FC가 유일하다.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중국 북경, 상해 등 총 7번의 해외 대회를 개최한 것도 처음이다. ROAD FC는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의 개최지로 제주도를 선택, 대한민국 MMA의 새 역사를 썼다.

제주도에서의 첫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관중들로 경기장은 가득 찼고, 선수들의 경기력도 뛰어났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도 장악했다.

경기에서 실력을 증명한 파이터들도 많았다.

우선 제 1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겁 없는 녀석들 출신’ 양지호(22, 로드짐 강남 MMA)는 ‘근자감 파이터’ 박형근(33, 싸비 MMA)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데뷔전임에도 스텝과 킥을 적절히 이용하며 영리하게 박형근을 괴롭혔다. 양지호의 공격에 박형근은 수차례 위기에 처하며 경기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박형근이 체력에 열세를 보이자 양지호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자신이 준비한 작전을 모두 실력하며 박형근이 대처할 수 없게 만들었다. 비록 KO나 서브미션으로 이긴 건 아니었지만, 양지호는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화려하게 ROAD FC에 데뷔했다.

다음 경기부터 코메인 이벤트까지는 화끈한 펀치로 경기가 순식간에 끝났다.

먼저 2경기에 출전한 ‘김해 대통령’ 김태인(26, 로드짐 강남 MMA)은 ‘강철뭉치’ 임동환(24, 팀 스트롱울프)을 45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TKO로 꺾었다. 경기 시작 직후 킥과 펀치를 적절히 섞으며 임동환의 디펜스를 흔든 김태인은 강력한 펀치로 수차례 데미지를 줬다. 그라운드 상황으로 끌고 가서는 파운딩으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강력한 파운딩에 임동환은 큰 충격을 받았고, 심판이 경기를 종료시킬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케이지에 올라간 ‘소방관 파이터’ 신동국(38, 로드짐 원주 MMA)은 하야시 타모츠(33, 파이트랩 재팬탑팀)에게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1차전에서 신동국은 로블로 반칙을 두 번 저질렀다. 하야시 타모츠는 더 이상 경기를 진행할 수 없었고, 두 번째 로블로가 나오기 전까지의 점수를 합산해 하야시 타모츠의 승리가 선언됐다.

1차전의 아쉬움을 떨쳐내기 위해 신동국은 초반부터 거친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하야시 타모츠의 안면에 수차례 펀치를 적중시켰고, 태클을 허용하긴 했지만, 침착하게 대응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하야시 타모츠의 러시에 펀치로 맞불을 놓은 뒤 파운딩 공격으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코메인 이벤트 아오르꺼러(24, XINDU MARTIAL ARTS CLUB)도 승리를 챙겼다. ‘K-1 레전드’ 제롬 르 밴너의 갑작스러운 허리 부상으로 상대가 ‘싱어송 파이터’ 허재혁(34, IB GYM)으로 변경됐지만, 아오르꺼러의 연승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아오르꺼러는 허재혁과 펀치를 주고받으면서 계속해서 압박했다. 아오르꺼러의 정확하고 강력한 펀치에 당황한 허재혁은 거리를 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이내 따라잡힌 후 아오르꺼러의 펀치에 맞고 쓰러졌다. 1라운드 50초. 아오르꺼러는 허재혁을 꺾으며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연승의 숫자를 6으로 늘렸다.

▲ 만수르 바르나위의 우승으로 끝난 100만불 토너먼트

아오르꺼러의 경기까지 끝나고 마지막 남은 순서는 100만불 토너먼트 최종전이었다. ‘끝판왕’ 권아솔과 ‘도전자’ 만수르 바르나위의 대결을 마지막으로 2년 넘게 진행되어온 100만불 토너먼트가 끝나는 것이었다.

100만불 토너먼트는 MMA의 중심을 대한민국과 아시아로 돌리기 위한 정문홍 前대표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일본, 러시아, 인터내셔널 예선까지 전세계를 걸쳐 지역 예선을 진행했다. 각 지역 예선에서 살아남은 16인의 파이터가 본선 토너먼트를 거쳐 살아남은 최후의 1인이 권아솔과 ROAD FC 라이트급 타이틀전 치르는 방식이었다.

권아솔과 대결할 파이터는 만수르 바르나위였다. 인터내셔널 예선 B조 경기로 ROAD FC에서 첫 경기를 뛴 만수르 바르나위는 기원빈, 김창현, 난딘에르덴, 시모이시 코타, 샤밀 자브로프까지 모두 제압했다.

만수르 바르나위가 강한 파이터라는 걸 인정받은 것은 연승의 효과도 있었지만, 모든 경기를 KO와 서브미션으로 끝냈기 때문이다. 100만불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네 번째 경기까지는 리어네이키드 초크, 결승전에서는 플라잉 니킥에 의한 KO로 샤밀 자브로프를 제압했다. 그렇기에 만수르 바르나위는 도전자임에도 권아솔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만수르 바르나위의 실력은 케이지 위에서 그대로 나왔다. 초반부터 공격해 들어오는 권아솔과 침착하게 맞서며 자신의 경기 스타일을 유지했다. 뒷목을 잡으며 더티 복싱으로 권아솔의 안면을 공격했고, 클린치 상황에서 니킥 등 다양한 공격으로 권아솔의 디펜스를 무너뜨렸다.

강력한 공격에 권아솔은 다리가 풀렸다. 파운딩 공격을 당하는가 하면 백 포지션까지 내줬다. 권아솔이 상황을 역전 시키려고 애썼지만, 긴 리치와 함께 능숙한 그라운드 기술을 선보이는 만수르 바르나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다. 결국 권아솔은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탭을 치며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승리를 내줬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ROAD FC의 100만불 토너먼트는 종료됐다. 만수르 바르나위는 ROAD FC 라이트급의 새로운 챔피언이 됐고, 100만불의 주인공이 됐다.

큰 프로젝트는 마친 ROAD FC는 이제 6월 15일 강원도 원주로 향한다. 굽네몰 ROAD FC 054의 메인 이벤트는 ‘미들급 챔피언’ 라인재와 ‘리치’ 양해준의 타이틀전. 과연 라인재는 챔피언으로 등극한 원주에서 1차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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