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엔터테인먼트
‘이보다 더 생생한 히틀러는 없다’ 진짜 히틀러의 모습을 만나다퓰리처 수상 작가의 10여 년 취재와 집필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9.05.17 17:29
  • 댓글 0
저자 존 톨랜드 | 옮긴이 민국홍 | 출판사 페이퍼로드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우리는 히틀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히틀러는 어릴 때 여성의 구애에 뒷걸음질 치다 우유통에 빠질 정도로 수줍어했지만, 청년 시절에는 연애의 끝에 동반자살을 기도하기도 했고, 우연히 마주친 여성과 그 여성의 언니까지 합쳐 연애 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정치인이 된 뒤에는 운전기사와 함께 밤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볼프’라는 가명을 쓴 채 여자들을 쫓기도 했고, 몰래 미술 대학에 가서 모델의 모습을 훔쳐보는 일도 종종 있었다. 히틀러의 마지막 날, 사람들이 가장 인상 깊게 기억하는 일도 에바 브라운과 히틀러의 공개적 키스였다. 근친이 빈번했던 히틀러의 가계답게 사촌 누이와 애매모호한 관계를 형성한 적도 있었고, 공보관 한프슈탱글의 아내인 헬레네에게 청혼을 했다가 차인 과거도 존재했다.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히틀러의 모습이 등장한다. 선동과 광기와 통제로 알려진 전쟁 시기조차 독일 국민은 그를 지지했고, 점령지의 국민과 유대인조차 종종 그러했다. 마치 광신도 같던 그의 부하들도 뒤에서는 암투와 견제를 하고 있었고, 그의 반대파들조차 종종 그의 비전에 빠져든 상태에서 반대하거나 반란을 일으켰다.

체임벌린의 몰락에 그저 한두 줄 묘사로 기쁨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허벅지를 두드리며’ 웃음을 터뜨리고, 과장된 어조로 주위 사람들에게 너스레를 떨며 의기양양해한다.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 하하의 협상 실패 뒤에는 히틀러와 그의 측근이 서로 자신의 기여도를 앞다퉈 자랑하며 농담하고 희희덕거린다. 어느 독자의 말처럼 이 책은 단순히 ‘홀로코스트의 원인과 결과, 통계’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반대파든 찬성파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학살에 영향을 끼치거나 혹은 묵인해왔는지 알려주어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이처럼 저자는 히틀러의 진짜 모습을 담기위해 히틀러와 관련된 수백 명의 인터뷰와, 당시 세계 각국의 외교관, 국가 정상, 기자 등 저자는 생존해 있던 거의 모든 히틀러 관련 인물을 인터뷰했다. 이 중에는 청년 시절 히틀러의 하숙집 주인이나 노숙자 시절 동료들, 히틀러의 가족도 포함되어 있다. 히틀러의 장군들과 부하 직원, 비서들 역시 빼놓지 않는다. 몇몇 사람은 다른 국가의 의뢰를 받아 히틀러의 오찬에서 그의 발언을 몰래 메모하여 남기기도 했고, 그 내용 역시 책에 수록되어 있다.

󰡔아돌프 히틀러 결정판󰡕은 히틀러라는 인물을 여느 전기나 역사서 속의 인물이 아닌 시대 속의 인물로 우리 앞에 정확히 묘사해낸다.

 

일부 정치인은 히틀러를 꿈꾼다

“나폴레옹 이래 그 어떤 지도자의 죽음도 히틀러처럼 정권을 깡그리 소멸시키지는 못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나치즘을 혐오하거나 두려워하며, 우리 사회에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지워버리려 애쓴다. 독일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에서 나치즘과 그를 연상시키는 것은 어떤 분야든 금기시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미 몰락해버린 그를 경계할까? 세상에는 이제 나치즘을 추앙하는 유력한 정당도, 나치즘을 따른다고 선포한 국가도 존재하지 않지만, 극단의 시대와 폭력의 세기, 선동과 광기로 표현되는 그의 모습은 현재에도 존재한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한국의 일부 정치세력에서 보듯, 히틀러의 방식은 여전히 우리의 정치 현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는 시대를 파괴로 몰아갔지만, 그가 내세우는 주장은 부정적인 면에서나마 시대의 요청을 파고들었고 그 기반에는 독일의 전통과 역사가 숨어 있다..꼭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시대는 히틀러의 시체 위에 쌓여진 시대다.

저자는 무덤 위에 선 우리는 그의 묘비를 읽고, 그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그를 기억해야 한다. 그를 추억하거나 흠모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자취를 몰아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시사매거진, SISAMAGAZINE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혜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