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53호=장경동 칼럼위원) 남편(아내)의 마음이 배우자에게다 보인다면 이혼해야 할 부부가 많을 겁니다.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니까 감추고 삽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가슴속에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남편을 사랑하면 사랑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반면에 남편을 미워한다고 해서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은 가장 좋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데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미워하는데 사랑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미워하지만 사랑으로 표현해 주는 편이 더 좋겠지요.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게 됩니다.

아내는 아이들과 서울에 있고, 남편은 광주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예전에는 남편이 광주에서 일을 한다면 대개 아내와 아이들 모두 다 같이 이사를 가서 함께 생활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대부분 남편 혼자 광주에 내려가서 일하고 금요일 저녁에 서울에 올라가는 주말 부부로 지내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주로 아이 교육문제 때문이지요.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사람이 혼자 있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게 마련이에요.

‘우리 집사람은 하루 종일 나만 걱정하고 있겠지?’

몇 달이 흘러갑니다. 남편이나 아내 모두 이 생활에 익숙해져 갑니다. 그래서 하루에 다섯 통 하던 전화도 한 통으로 줄어듭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전화통화 한 번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떨어져서 생활하는 남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사느냐’가 참으로 중요합니다. 아내가 하루 종일 남편만 생각한다고 믿는 사람은 일에 활력이 생기고 보람도 느끼겠지요. 그런 사람들은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애를 씁니다.

반면 아내가 나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가 타지에서 왜 이렇게 고생하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지 의구심이 생깁니다. 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하지만 그만큼 보람은 줄어듭니다.

생각이라는 것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걱정 중 10분의 1도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속상해하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서로를 믿고 의지할 때 행복도 찾아오고, 성공도 뒤따라오는 법입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착합니다. 그런데 착한 여자가 남자를 원수로 생각하고 덜 착한 남자는 여자를 천생연분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부부가 함께 살다 보면 대체로 남자가 여자보다 잘못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천생연분으로 여기는 생각만큼은 남자가 더 훌륭하지 않습니까? 이것을 여자들이 좀 알아줘야 해요. 물론 표현하지 않는 속마음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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