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지금, 당신의 머릿속을 꽉 채운 고민들은 꼭 해야만 하는 고민일까? 혹시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작은 문제들부터 삶의 중요한 결정까지 너무 많은 고민거리에 파묻혀 일상의 루틴을 유지하기 어려워한다. 걱정과 불안을 느끼며 심리적으로 힘겨워하기도 하고, 업무의 효율이 떨어져 직장에서 성과를 내기 힘들 수도 있다. 정신과 의사 하지현 교수는 25년간 환자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해오면서, 고민의 양을 줄이고 질을 높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건강을 지킬 수 있음을 깨달았다. 불필요한 고민을 절반으로 줄이고 진짜 중요한 고민에 집중해 머릿속을 간결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비워진 그 자리에 더 많은 경험과 행복을 채울 수 있다.

고민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보다 자신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 하지현 교수는 그 첫 번째 단계로 최신 뇌과학 연구와 심리학 이론을 들여다본다. 우리 뇌와 마음의 기능과 작동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뇌와 마음의 한계와 가능성을 따져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초 위에 고민의 효율성을 높이는 22가지의 방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매번 새롭게 부딪치는 고민에 당황하거나 압도되지 않고 적절하게 고민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을 수 있다. 이 책 《고민이 고민입니다》는 고민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베테랑 정신과 의사 하지현이 알려주는 고민 해결 매뉴얼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많은 고민의 연속선 위에 선다. 큰일만이 고민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애를 써서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야 하는 모든 일들이 바로 고민이다.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에서 계속되면 마음은 콩밭에 가버리고, 정작 중요한 일은 놓치고 만다. 더 심해지면 일상의 루틴이 무너지고, 걱정과 불안이 계속되거나 심리적인 문제가 생긴다.

우울증, 불안장애, 청소년 상담 등을 전문으로 하는 25년차 정신과 의사 하지현 교수는 오랫동안 환자들의 마음 건강을 상담해오면서 개별 고민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찾기보다, 각각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고민 자체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고민은 결국 결정하고 실행하기 위한 전 단계다. 이러한 고민―결정―실행의 프로세스에서 고민에 시간과 에너지를 많이 들인다고 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고민에 지쳐 성급하게 결정해버리거나, 우물쭈물하다가 정작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할 필요가 있다. 그럴수록 더 좋은 성취를 이룰 수 있고, 기대보다 못한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다음번의 새로운 고민에서는 고정된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에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뇌와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고민 해결의 시작이다

최신 뇌과학과 심리학의 연구 결과는 우리 뇌와 마음이 생각보다 한계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시시때때로 올라오는 여러 가지 감정들은 제대로 된 생각을 방해한다. 소소한 고민을 부풀려 더욱 크게 만들고, 해결할 수 있는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게 만든다. 특히나 불안과 같은 감정은 위험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포유류의 생리적 반응으로, 없앨 수도 없고 완전히 극복할 수도 없다. 이 감정들이 어떤 상황에서 나오는지 스스로 관찰하고 적절히 조절할 수 있을 뿐이다. 또한 마음의 에너지가 고갈된 상태인 우울감은 방어적이고 보수적인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 낮아진 에너지 수준에 맞춰 마음의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탓이다.

한편 우리 뇌는 에너지를 투여하는 고민 자체를 싫어한다. 손실과 고통, 배고픔을 피하려는 노력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고,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지닌다. 더구나 노력으로 뇌의 기능을 갑자기 더 뛰어나게 만들 수도 없다. 인간이 쓸 수 있는 뇌의 총량은 비슷비슷하고 뇌는 무한한 역량을 가진 것이 아니라 한계가 있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과부하가 걸린 뇌에서는 고민거리의 경중을 따질 수도 없고 우선순위를 선별할 수도 없다. 판단을 그르치고 잘못된 방향으로 생각을 흐르게 하는 인지적 오류들도 제대로 된 고민을 막는 원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뇌와 마음의 한계를 인정하고 작동 원리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어느 지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

 

고민을 잘하면 훨씬 살 만해진다!

하지현 교수는 뇌와 마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민의 효율성을 높이는 22가지의 방법을 제시한다. 그 누구도 모든 문제의 답을 다 알 수 없다. 완벽한 해결책을 찾는 데 몰두하기보다는, 고민의 큰 틀을 파악해 일상의 여러 과제들을 해결하고 정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안이다. 고민을 ‘잘’하는 기본 원칙은 고민할 이유 자체를 줄이는 것이다. 출근길 코스를 정해놓거나 이동하는 지하철의 열차칸을 정해놓는 등 ‘루틴’을 정하면 자잘한 일상의 선택을 최소화해서 에너지 낭비를 막을 수 있다(160~164쪽). 그래도 해야 할 고민이 남는다면, 제대로 고민할 수 있도록 뇌의 용량을 최대한 확보한다. 꽉 찬 메일함에서 오래된 메일을 삭제하듯이 중요하지 않은 고민과 당장 해결하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마음 안에서 과감히 삭제한다(157~160쪽). 너무 많은 고민으로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면, 머릿속에서 고민들을 펼쳐보면 좋다. 포스트잇을 활용하라. 엉킨 문제들을 포스트잇에 하나씩 적어 책상에 붙인다. 각 고민거리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불필요한 일은 포스트잇과 함께 쓰레기통으로 버린다(171~176쪽). 이러한 22가지 고민 해결의 공식을 일상에 적용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충분히 연습한다면, 우리 인생은 훨씬 살만해질 것이다.

어차피 인생을 살면서 쏟아지는 고민거리들을 모두 막아낼 수 없다. 혼자서 노력한다고 해결되지 않는 불가피한 고민의 영역도 존재한다. 좋은 삶이란 모든 고민을 해결해 충만한 행복감을 느끼는 삶이 아니다.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도 아니다. 적절하게 고민을 관리하고 일상을 단단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책은 그 길로 가는 과정에서 복잡한 삶을 간결하게 만들고, 꼭 필요한 고민에 집중하게 만드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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