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잡아라” 부동산 업계 너도나도 환경 시스템 도입 후끈

(시사매거진253호=김현지 기자) 머리카락의 20분의 1 크기로, 호흡 시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유입되어 건강을 해치는 미세먼지는 이제 봄철 뿐 아니라 사시사철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 미세먼지가 부동산 시장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한다. 건설사들은 공기청정시스템을 도입한 아파트들을 발 빠르게 선보이는 등 미세먼지를 잡기 위한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바꿔 놓은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 알아본다.

환기·공기청정·미세먼지제거 등 건설사 첨단 시스템 도입 경쟁

지난 4월 2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우선 초미세먼지를 99.95%까지 제거할 수 있는 H13등급의 헤파(HEPA)필터를 적용한 공기청정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이 필터가 부착된 공기청정형 환기시스템을 설치하고,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은 등급의 필터가 부착된 장치를 아파트에 공급, 적용할 계획이다.

공기 바람을 통해 미세먼지를 털어주고 이를 밖으로 배출하는 시스템도 등장했다.

현대건설은 공동 현관에 에어샤워부스를 설치하고, 미세먼지 제거를 위한 미스트를 자동 분사하는 시스템을 설치한다. 대우건설은 단지 입구, 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 세대 내부까지 공기질을 개선하고, 엘리베이터에는 자외선 살균램프와 광촉매 필터를 설치한다. SK건설은 단지 출입구에 에어커튼을 도입한다. GS건설은 환기형 공기청정시스템인 ‘시스클라인(Sys Clein)’ 도입설명회를 열었다. 홈 네트워크시스템과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환기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될 수 있도록 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사계절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영향으로 사물인터넷(IoT)와 결합된 시스템, 미세먼지 차단 및 경보시스템 등 첨단 기술상품이 단지 내 필수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부동산 시장에서 공기청정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초연결 시대가 도래 하면서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도어락, CCTV 등 흔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것들이 IoT와 연결되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방식으로 이용되는 사물인터넷은 보안이 취약해 해킹이 쉽게 발생되어, 다양한 IoT 기기의 보안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라드네트웍스가 국내 영상보안시장 점유율 1위의 한화테크윈과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시장에 진출해 물리보안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아라드네트웍스에서 개발한 스마트홈 보안솔루션은 도어락, CCTV 등 여러 사물인터넷 물리보안 장비의 해킹 방지에 초점을 두었다. 미세먼지 차단에 효과적인 다양한 기술들과 다양한 IoT 기기가 적용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전망이며, 건설사들도 이런 기술이 접목된 주택공급을 늘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공기청정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초연결 시대가 도래 하면서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도어락, CCTV 등 흔히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것들이 IoT와 연결되어 발전하고 있다.(사진출처_뉴시스)

나날이 짙어지는 미세먼지, ‘숲세권’ 아파트 인기

주택시장에서도 미세먼지의 여파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세먼지의 피해를 줄여주는 산, 공원 등 녹지공간과 인접한 아파트가 청약시장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그린 프리미엄’이 나타나고 있다. 앞서 설명한 환기 시스템이 빌트인 옵션으로 제공되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지만, 분양가가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환기 시스템은 실시간 가동되어야 하기 때문에 다소 비싼 관리비가 부담이 될 수 있다. 비용을 들여 공기청정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아도 되는, 쾌적한 입지에 거주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숲세권’아파트의 인기는 역세권 아파트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레’나 ‘파크’가 들어간 아파트들은 높은 청약 경쟁률과 분양가를 자랑하고 있다.

숲세권의 장점은 쾌적함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조망권을 누릴 수 있고, 집 가까이에서 산책과 여가를 즐기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아예 미세먼지 청정지역에 위치한 전원주택으로 이사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은퇴자들이 전원주택의 주된 수요였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어린 자녀를 둔 젊은 층들도 전원주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추세다.

최근 ‘숲’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숲세권’아파트의 인기는 역세권 아파트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세권의 장점은 쾌적함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조망권을 누릴 수 있고, 집 가까이에서 산책과 여가를 즐기면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사진출처_뉴시스)

미세먼지 공습에 건설업계 먹구름… ‘공사 지연 우려’

계속되는 미세먼지 비상조치로 건설업계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날림먼지가 다량으로 발생하는 공정의 가동 시간을 절반 이상으로 줄이면서 공사 기간을 맞추는 데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초 예상보다 미세먼지 저감 조치 발행 일수가 길어지면서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 건설사는 올 1월 환경부와 체결한 업무 협약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자발적으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고 있다. 환경부 및 지자체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토공사 등 날림 먼지 발생 공사에 한해 공사 시간을 단축하거나 조정하는 방식이다.

2015년 인기 청약 단지 32곳의 입지분석

미세먼지 여파로 세컨드하우스 마련의 꿈

미세먼지를 피해 공기가 맑은 지역에서 주말을 보낼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려는 사람들도 늘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제주도 주택 매매건수 중 서울에 사는 사람이 매입한 비중은 2016년 7.6%, 2017년 7.9%, 2018년 8.4%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편의 시설이 집중된 도심과 달리 외곽의 세컨드 하우스는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또한, 하나의 내집 마련도 어려워지고 있는 경기에 세컨드 하우스를 가진다는 것은 꿈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방의 빈집을 개조해 도심 거주자들의 세컨드 하우스(별장)로 임대를 놓은 ‘트라이얼 스테이’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부자들만 갖는 호화로운 세컨드 하우스가 아닌, 힐링하기 위해 가끔 갈 수 있는 작은 면적의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대한민국, 미세먼지로 인해 주거지를 쉽게 옮길 수 없는 점이나 집밖의 대기질을 쉽게 바꿀 수 없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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