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봉밥 회원과 영등포본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들이 텃밭을 가꾸고 있다. [사진_영등포구청 제공]

[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박은석(69세)씨는 아내의 사별 후 혼자 고시원에서 지냈다. 찾아온 자식 하나 없이 오랜 세월 홀로 지내다 보니 우울증이 찾아왔다. 병원에 갈 돈도 희망도 없이 TV로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고봉밥’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텃밭을 일구는 일이 고됐지만 땀을 흘리며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변화가 찾아왔다. 함께 밥을 먹고 봉사활동을 같이 하며 사람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제 박은석씨는 인사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는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

영등포구(구청장 채현일)는 고시원에 혼자 사는 중장년 남성의 사회관계망 형성과 고독사 예방을 위해 ‘고․봉․밥’ 자조모임 사업을 운영한다.

‘고봉밥’은 영등포본동에서 운영하는 사업으로 ‘고시원 남자들이 봉사하는 밥상’의 줄임말이다. 고시원에 고립된 중년 남성들이 밖으로 나와 교류하며 지역사회에 봉사한다는 의미이다.

영등포본동은 지역 특성상 고시원, 원룸 등 거주 취약계층 밀집 지역이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1인 가구는 대부분이 중장년 남성이다. 이들은 사업 실패와 이혼 등 가족과의 단절로 상처받아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다. 영등포본동은 증가하는 중장년 남성 1인 가구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 ‘고봉밥’ 자조모임을 결성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써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요 활동은 △함께 텃밭 가꾸기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밥상을 차리는 ‘함께 나눔 밥상’ △밑반찬 ‘함께 나눔 봉사’ △저소득층 대상 ‘김장 나누기’ △ 함께 생일잔치 △ 영화관람 ‘함께 문화 활동’ 등이다.

고봉밥 사업은 지난해 영등포본동과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기금 300만 원으로 시작해 올해 시비 1,000만 원을 확보했다. 앞으로 고시원 밀집 지역인 도림동과 신길동 지역까지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구는 이달부터 고독사를 예방하고 주민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해 저소득 1인 가구가 많은 5개 동을 선정하고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고독사 위험이 높은 1인 가구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관리할 계획이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은 “그동안 사회적으로 고립된 고시원 거주 남성들이 자조모임 활동으로 사회관계망을 구축하고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된 1인 가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고 고독사를 예방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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