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안과 사법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의 극한 대치가 26일 새벽까지 이어진 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아침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새벽까지 패스트트랙 법안을 제출하려는 여야 4당과의 육탄전을 벌인 후 오전 8시 경에 개최된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저들은 국회 선진화법을 운운하지만 과정이 모두 국회법을 위반하고 관습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불법에 대한 저항은 당연히 인정되므로 우리는 정당한 저항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오늘도 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통해 온몸으로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저들은 의원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바꿔쳤다. 그 법안에 찬성하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계속 바꿔도 되는 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의회 폭거"라며 "용납할 수 없으며 선거법 개정과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대해서 우리의 안을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이 모든 배후가 청와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목적은 단순히 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권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좌파 독재 장기집권을 위한 플랜을 저지할 것이며 민주당에게 패스트트랙 철회를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나 원내대표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어제 저녁 8시 경에 찾아갔으나 홍 대표가 거절했고 새벽에 대화 나눌 기회가 있었다"며 "패스트트랙 철회를 요구했으나 거절한 상태다. 언제든지 대화할 용의는 있으며 오늘도 계속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정개특위와 사개특위의 활동 시한은 많이 남았는데 이렇게 야합적인 합의를 이루고 기습적으로 하는 과정에서 극심한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제1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본인들만이 선이며 정의라는 생각을 거둬달라.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민주당 측 채증 발언에 대해서 "우리도 채증을 하겠다"며 "저희 의원들도 5명 넘게 부상 당했고 모 의원실에서 설득하는 과정에서 안경이 부서지고 다친 분도 있다. 국회 선진화법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은 "어제 새벽 3시께 사개특위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법사위 회의실을 무단으로 침입해 회의를 시도했지만 개회되지 않았다"면서 "이런 회의 시도 자체가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고 말했다.

정양석 원내 수석부대표도 "더불어민주당이 처리하려던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에 관한 법은 오늘 새벽 현재까지 접수되지 못했다"면서 "그들이 오늘 또 접수를 시도하려 한다. 우리는 반드시 이 부당한 법률이 접수되는 것을 막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법안 접수도 안 됐는데 사개특위를 열려고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오죽 급했으면 사특위원에게 연락을 안 한 것은 물론이고 새벽에 서두르다 위원장과 위원 명패도 갖추지 못한 채 회의를 한답시고 쇼를 했다"고 지적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사개특위 간사는 "어제 오후 9시에 사개특위를 개회한다면서 간사를 포함한 우리당 사개특위 위원들에게 10분 전에 통보했다"면서 "회의 개회와 일시는 간사와 협의하도록 국회법 49조2항에 명시돼있다. 그런데 간사인 저와 한 번이라도 의논이나 협의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407호에서 이상민 위원장과 민주당 의원 몇 분이 모여 회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해 한국당 사개특위 누구도 통보받은 것도 들은 것도 없다"면서 "말 그대로 무법천지"라고 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좌파에 의한 정변이고 반란이다. 대한민국을 좌경화한 다음 베네수엘라화할 것"이라며 "패스트트랙에 타는 순간 베네수엘라이자 살아있는 지옥 같은 생활이 시작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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