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아티스트로

전자바이올리니스트 한별

[시사매거진=김태훈 기자] 강화도 화도면 해안가 소재 엉클잭카페(대표 장지훈)에서 오는 27일 전자바이올리니스트 한별의 공연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별을 만나 그동안 살아온, 그리고 살아갈 삶에 대한 소회를 들어보았다. 

Q. 본인 소개를 간략하게 하신다면?
A. 전자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한별'이라고 합니다. 현재 재즈밴드에서 활동 중이고 시/구청 관할 길거리 버스킹도 자주하고 있습니다. 다소 어렵고 무거운 분위기의 연주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운 느낌의 연주, 마치 관객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듯 소통하는 그런 연주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Q. 바이올린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바이올린을 처음 시작한 건 7살 때입니다. 그 당시 저는 피아노 학원에 다니고 있었어요. 하루는 제가 통 연습을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선생님께서 제게 악기창고에서 생각을 하라고 하셨어요. 보통 어린아이들이 울거나, 나오고 싶어서 잘못했다고 용서를 비는데 저는 조용히 있었데요. 선생님께서 문을 여셨는데 제가 신기하다는 눈으로 바이올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일을 계기로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Q. 어떤 공연들을 하셨나요?
A. 어릴 때는 다양한 나라에서 봉사활동으로 공연을 했어요. 현재는 재즈밴드 활동하고 있고, 친한 지인들과 버스킹도 종종 하고 있답니다. 특히 버스킹은 관객분들과 가까운 곳에서 서로 이야기하듯이 연주를 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저를 알아주시고 불러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한별은 언제나 관객들과 함께하기를 원한다.

Q. 바이올린에 관련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네, 이륙한 비행기 안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적이 있어요(웃음). 스무 살 즈음 이었죠. 당시에 인터넷으로 어떤 뮤지컬팀이 비행기 안에서 아카펠라를 하는 영상에 푹 빠져있었습니다. 한번은 해외항공사 비행기를 탔는데, 누군가 콧노래를 하시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영상이 떠올랐고, 그래서 승무원분께 바이올린을 연주해도 되냐고 물어봤죠. 당연히 승무원분은 그 말을 듣고 황당해 하셨어요. ‘연주를 잘 하느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단 한 분이라도 시끄럽다고 하시면 바로 멈추겠다”라고 대답하니 흥미로워하시면서 해보라고 했어요. 그렇게 비행기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게 되었어요. 사실 많이 떨렸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신청곡도 받아 몇 곡 즐겁게 연주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어떻게 그랬나 싶어요.

Q. 전자바이올린을 연주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클래식바이올린으로는 버스킹 때 마이크 소리가 잘 안 잡혀서 많이 불편했어요. 제가 내는 소리도 잘 들을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공연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연주자가 집중하지 못 하는 음악에 누가 흥미를 느끼겠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전자바이올린을 구매하게 됐어요. 전자 바이올린은 앰프만 있다면 어디에서든 편하게 연주할 수 있기 때문에 연주와 관객분들에게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Q. 지금 하시는 일은 바이올린과 연관이 있나요?
A. 아이들 영어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바이올린연주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고,그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공통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연주가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앞으로 공연을 진행할 엉클잭카페와의 인연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얼마 전, 잘 아는 기타리스트분의 소개로 주안역에 위치한 한 뮤직카페에서 라이브공연을 한 적이 있어요. 감사하게도 카페 관계자 분께서 제 공연을 좋게 봐주셨는지 엉클잭카페에 저를 소개해 주셨고 그 인연으로 이렇게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강화도를 방문하게 될 한별은 벌써부터 마음이 들떠있다.

Q. 강화도에는 자주 오시나요?
A. 강화도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아직 여행을 다녀볼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워낙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기다 보니 지방공연일정이 잡히면 ‘여행이다!’ 라고 생각하며 더 설레는 것 같아요. 이번에 예쁜 강화도 엉클잭카페에서 공연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쁘고 기대가 돼요.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바이올린은 주로 클래식 음악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고상하고 우아한 악기라는 관념이 여전히 강한 것 같아요. 저는 그런 음악들도 좋아하지만 대중가요나 팝송 등,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들을 연주하는 것을 더 좋아해요. 무거운 분위기의 공연보다는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일상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오래된 친구 같은 느낌의 공연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관객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연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생각들을 해 볼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감사해요. 무엇보다 제가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계속 불러주시고, 소개해 주시는 관계자분들께 감사 드려요.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스스로 음악을 즐기고, 다른 분들에게도 그 즐거움을 나눠줄 수 있는 아티스트로 지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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