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과 20일 이틀간 숭인공원 일대에서 열려

종로구, ‘단종비(妃)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 개최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1454년 2월 15세 어린 나이에 단종의 왕비가 된 정순왕후는 3년 후 단종이 왕위를 세조에게 일임하고 상왕이 되면서 왕대비가 된다. 하지만 단종이 영월로 유배되자 궁에서 쫓겨나 관비로 전락하고 만다. 그는 81세 나이로 눈 감는 날까지 날마다 동대문 밖 동망봉 기슭에 올라 남편의 명복을 빌었다고 전해진다. 단종이 영월로 유배 떠날 때 정순왕후가 다리까지 따라 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는데, 지금의 청계천 영도교(永渡橋)다. ‘영원히 건너가신 다리’란 뜻이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단종비(妃)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 개최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비운의 삶을 살다간 여인 정순왕후를 기리기 위해 ‘단종비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를 19일과 20일 이틀간 숭인공원 일대에서 개최하고 있다.

2008년부터 매해 여는 행사로 청룡사, 정업원 터, 동망봉, 영도교 등 관내 정순왕후와 관련한 유적지가 많은 것에 착안해 기획됐다. (사)종로구관광협의회 주관으로 행사는 ▷추모제례 ▷어가행렬 ▷영도교 이별식 ▷정순왕후 골든벨 ▷여인시장 플리마켓 ▷자주동샘 염색체험 등으로 이뤄진다.

종로구, ‘단종비(妃)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 개최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문화제 첫날인 19일 숭인공원(동망봉)에서는 개막식과 추모 제례가 거행됐다. 오후 1시 30분부터 전통타악 공연 ‘아작’을 시작으로 정세균 국회의원(전 국회의장) 축사, 유양순 종로구의회의장 축사 그리고 김영종 종로구청장의 개회사로 행사가 본격 시작되어 이후 진혼무, 추모 제례, 서예 퍼포먼스 순서로 이어졌다.

종로구, ‘단종비(妃)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 개최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오늘(20일)은 오후 1시 숭인공원에서는 정순왕후 골든벨을 진행한다. 주제는 ‘단종과 정순왕후’과 ‘종로의 역사’다. 장원 1명과 최우수 1명, 우수 2명, 장려 5명 등을 뽑아 상장과 상패를 수여한다.

이어 오후 2시 영도교에서 어가행렬을 보여준다. 숭인공원에서 출발해 정업원터, 창신역 1번출구, 동묘앞역 사거리, 청계7가 사거리를 지나 영도교에 이르는 2.15㎞의 구간이다. 어가 행렬은 단종, 정순왕후, 문무백관, 군사, 나인, 취타대, 마필 등으로 이뤄지며, 한복캠페인 행렬도 뒤 따른다.

오후 3시부터는 영도교 특설무대에선 영도교 이별식이 펼쳐진다. 국악 실내악단이 추모음악 연주를, 전진희 무용단이 단종과 정순왕후의 삶을 표현한 창작무용을 선보인다.

부대행사는 19일과 20일 오전 11시부터 오후5시까지 숭인근린공원 배드민턴장에서 여인시장, 숭인재에서는 자주동샘 천연 염색체험이 열린다. 여인시장은 조정의 감시를 피해 여인들이 정업원 가까운 마을에 장을 개설하고 정순왕후에게 채소를 공급했다는 점에서 착안한 행사로 지역 공방과 부녀회, 어머니회 등에서 나와 다채로운 공예품 및 각 동의 특화물품, 우수 특산품 등을 판매하며 자주동샘 천연 염색체험은 생계가 막막해진 정순왕후가 시녀들과 함께 자주색 염료로 옷감에 물을 들여서 팔았다는 데서 따 온 것이다.

‘단종애사 정순왕후의 숨결길’ 프로그램은 골목길 해설사와 함께 정순왕후 관련 유적지를 둘러보고 조선왕조 역사에 생각해보는 소중한 시간으로 약 1시간 30분가량 소요되는 코스로 ▷자주동샘 및 비우당 ▷정업원 터 청룡사 ▷동망봉 ▷추모 문화제 관람 순으로 이어진다.

또한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동망정, 숭인재, 동망각 등에서는 ‘단종을 그리워하다’, ‘슬픔을 물들이다’, ‘백성, 정순왕후를 위로하다’라는 세 가지 주제로 마임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종로구, ‘단종비(妃) 정순왕후 추모 문화제’ 개최 / 사진=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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