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을 국빈 방문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과 17일 오전(현지시각) 아시가바트 대통령궁 오구즈한 홀에서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투르크메니스탄(투르크멘)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크르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인프라 등 실질 협력 증진을 포함한 양국 관계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25분(현지시각)부터 오후 1시까지 아시가바트 대통령궁 1층에서 열린 한·투르크메니스탄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이들은 기존의 협력 분야인 에너지·인프라 플랜트 분야에서 가시적 협력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보건·의료 ▲ICT ▲환경 등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자국이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외교, 교통 외교, 물 외교 등에서 한국과 협력 잠재력이 높다고 언급하고,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의 성공적 사례를 강조했다고 고민정 부대변인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특히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기반으로 에너지플랜트 분야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투르크메니스탄 최초의 대규모 가스화학 공장인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우리 기업이 수주해 지난해 10월 완공했다. 총 30억불의 사업비가 들어갔으며, 우리 대기업과 124개의 중소기업이 함께 참여한 대규모 경협 프로젝트로 꼽힌다.

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연 7억 달러 규모의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생산물 판매법인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고 부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오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의에 바탕한 실질협력으로 '제2, 제3의 키얀리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해 나가자고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2008년 호혜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면서 정치·경제·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포괄적으로 양국 관계가 발전해 온 점도 높이 평가됐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지난 두 번의 방한을 통해 양국 관계가 발전해 왔음을 언급하며,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2008년 11월, 2015년 4월 두 차례 방한한 바 있다.

양 정상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신북방정책'과 투르크메니스탄의 '역내 수송허브화 전략'을 조화롭게 추진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나가자는 데 뜻을 모았다.

'역내 수송 허브화 전략'은 투르크멘의 대외 정책 중 하나다. 유럽과 아시아, 중앙아시아와 이란을 잇는 수송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것이 그 목표다. 다만, 제반적인 상황이 매우 열악해 투르크멘에서는 역내 교통·수송 인프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인적자원 육성의 중요성에도 인식을 같이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가스직업훈련원 역량강화사업'과 '플랜트 전문인력 양성사업' MOU 체결을 통해 산업인력 양성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교육·문화 분야 협력에 대한 중요성도 거론됐다. 양 정상은 문화·인문 협정을 통해 양국 국민간 교류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올해 안에 현지 내 한국어 교육과정이 확대되고, 세종학당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서도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투르크멘이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가입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서도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투르크멘이 지속가능한 산림 조성, 물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한국의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최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설명하자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영세중립국가로서 대외정책에 있어서 실용적 노선을 취하고 있지만, 작년부터 시작된 우리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해왔고, 또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에 "한반도 평화의 꿈은 유라시아까지 뻗어 있다"며 투르크멘 정부의 지지와 성원에 사의를 표했다.

양 정상은 또, 2007년 출범한 한·중앙아 협력포럼이 한국과 중앙아 국가들간 상호 신뢰 강화와 교류 활성화에 기여했음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협력 포럼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은 "역내의 다자간 구체적 프로젝트 수행의 실질적 플랫폼이 되고 있다"며 "이것은 무척 중요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회담 성과를 담은 '대한민국과 투르크메니스탄 정상 공동성명'에 양 정상이 서명했다.

아울러 양국 정상 임석 하에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의정서 ▲외교관·관용·공무여권 사증면제협정 ▲문화·인문협정 ▲경제협력프로그램 ▲보건·의료 협력이행계획 ▲ICT 분야 협력 등 총 6건의 협정 및 정부 간 MOU가 서명됐다.

또 이번 방문을 계기로 ▲표준화 협력 개정 ▲산림협력 ▲국토정보 인프라구축 ▲섬유 협력 MOU 등 약 19개의 문건도 체결되면서 공동언론발표문을 포함해 총 26개의 문건이 체결됐다.

특히 이 중 눈에 띄는 것은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 생산물 판매법인 설립 MOU다. LG상사와 투르크멘가스는 키얀리 플랜트 생산물 판매법인 설립 MOU를 체결했다. 이로써 연간 7억 달러 규모의 생산물 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고 부대변인은 "투르크멘에서의 양국 간 협력이 또 다른 '사막의 기적'이 돼 양국 번영과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18일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베르디무하메도프 대통령도 동행할 예정이다. 고 부대변인은 "수도에서 떨어진 지방으로 함께 동행하는 것은 그만큼 문 대통령을 환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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