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16일 이미선 후보자 청문보고서 송부 재요청 예정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_시사매거진DB)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여야가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두고 1차 마감 시한인 15일까지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이 후보자의 사퇴와 청와대 인사라인 물갈이를 주장하는 자유한국당과 달리 청와대와 여당은 “중대 흠결이 없다”며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을 예고하면서 여야의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조정마저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당은 15일 이 후보자 부부에 대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사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 및 수사 의뢰를 했다. 또 이 후보자 부부의 기업 내부정보를 활용한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에 조사 의뢰서를 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주식투자 의혹이 심각한 결격 사유로 지적되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인다”며 “이 후보자를 즉각 사퇴시키고 청와대 인사라인 전체를 물갈이하라”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판사 시절 자신이 주식을 보유한 회사와 관련된 재판을 맡으면서 회사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주식투자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가 아예 인사검증 자체를 하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미선 후보자를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은 “판검사나 고위공직자가 주식을 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내부 관행으로 삼가야 하는 것에 비추어 많은 주식 거래를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특히 합리적인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 강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입장을 냈다.

반면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이날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주식 보유 과정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불법이 확인되지 않았다. 직무수행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이 후보자 임명 반대에서 찬성으로 입장을 바꿨다. 민주평화당 소속 박지원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이 후보자의 임명에) 찬성한다”고 거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정치 공세를 비판하며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촉구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인사청문회를 정권 흠집 내는 무대로 악용하고 있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한국당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미선은 결격 사유보다 임명 사유가 더 많다”고 호소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4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를 위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김 원내대표를 만났지만 이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과 추경 등에 대한 입장 차이 때문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

청와대는 16일 국회에 두 후보자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후보자와 관련해 “주식보유 의혹에 대해 대부분 해명됐다”며 “결격 사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재송부 기한을 16일 오후부터 23일까지 이어지는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기간 중으로 잡아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이 후보자를 임명하는 방안과 순방이 끝난 23일 이후로 재송부 기한을 넉넉히 잡아 순방 종료 후 재판관을 임명하는 안을 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 이 후보가 헌법재판관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54.6%였다. ‘적격하다’는 응답은 28.8%에 그쳤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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