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경숙(Viridian) 작가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인간에게서 사랑의 정서는 안정감과 희망, 긍정적인 사고를 만들어 내는 에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한 사랑의 정서 중에서도 가족과 주변인들과의 관계성과 소중한 유대감에서 나온 사랑을 은유하며 선명한 색채로 그려 내는 화가 김경숙 작가는 민화의 색과 소재를 활용하면서 더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화가 중 한 사람이자, 단란한 가정을 이끌고 미술교육에 삶을 바친 김 작가는 최근 들어 무주에 둥지를 틀 준비를 하면서 지역민들과 어우러져 여생을 설계할 계획에 붓을 잡는 일상이 더 즐거워졌다고 전한다.

오는 6월, 통산 20번 째 개인전을 앞두고 그림과 삶, 앞으로의 목표를 전하며 의욕에 넘친 김 작가의 작품에는 민화의 정신인 일상의 소탈함 속에, 사랑의 힘이 만들어 낸 솔직한 향기로움이 있다.

오는 6월, 통산 20번 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는 화가 김경숙(Viridian) 작가

서양화의 테마 비리디언(Viridian), 민화와 오방색동에 매료되어 새로운 융합세계를 그리다
대구와 울산을 중심으로 일본, 러시아에도 진출하는 19회의 개인전을 개최해 왔고, 대구미협과 한유회, 대구중등미협회장을 역임하며 현 경북기계공고 미술교사로서 창작과 미술행정, 교육자라는 모든 영역에서 흔들림 없이 알찬 행보를 보여 온 화가 김경숙 작가, 그는 서양화와 한국 민화 사이의 중용(中庸)의 미덕을 보여주는 창조적인 예술가이다.
중 1때부터 연이은 미술실기 대회 입상으로 주변의 기대를 받으며 미술을 업으로 삼을 것을 결심하고, 부산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및 계명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김 작가는 아카데믹한 서양화의 데생과 조소, 판화의 일러스트적 요소, 동양화의 색감과 여백의 미를 두루 익혀 다양하게 표현해 왔다.

전통 민화의 색, 소재, 선의 형태에서 착안해 민화의 의미를 현대적인 서양화로 조화롭게 풀어나가는 김 작가의 화풍은 새로움을 열망하며 3년 전부터 현재의 형상을 띠게 된다. 소재는 바뀌지만 주제는 늘 ‘사랑’으로, 붉은 핑크계열을 선호해 ‘핑크작가’로 불리는 김 작가이지만, 본래는 여백의 미를 살린 서양화를 추구했고 서양 수채화 테마의 기본컬러인 깊은 소나무색(비리디언)이라는 이름 또한 예명으로 갖고 있다. 이후 편안함과 포근함, 따뜻함의 색인 핑크를 많이 활용하면서 자연히 사랑이라는 감정,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을 창조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어머니를 상징하는 한복을 그리고, 이를 둘러싼 자녀들을 꽃으로 은유하며 털 결과 눈빛이 섬세하고 귀여운 강아지, 고양이를 품은 이 따뜻한 그림들은 섬세한 묘사가 돋보여 보는 이의 미소를 자아낸다.

이처럼 김 작가의 소재들은 어머니의 향기로운 마음으로 피어나, 어머니의 꿈을 품고 날아가는 나비들로 발전하고, 전통무늬와 오방색의 복주머니, 붉은 모란꽃, 고무신 같은 한국민화의 소재를 이용해 퓨전화 된 민화의 속성과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어머니이자 화가로서, 그림은 삶의 일부이자 작가의 영혼을 표현하는 모든 것

김 작가는 자신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자수와 단청 같은 고유문화를 응용해 우리 작가들만의 독창성을 덧붙여 발전시킨다면, 새로운 전통화법을 만들면서 세계 미술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여류 100호회 회장을 역임한 만큼 큰 스케일을 추구하는 김 작가는 5시부터 9시까지 화실에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색감에 몰두하며 그림을 그린다. 또 사이즈를 크게 그려야 작가의 표현과 마음이 느껴진다는 신조를 갖고 있기에, 100·120호를 선호하며 꽃을 그린 후부터는 표현에 공을 들이고자 화초를 정성 들여 기른다.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누구라도 자신의 그림을 보며 마음이 환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붓을 잡기에, 밝고 시원시원한 묘사는 김 작가의 특징이다.

또 지난해는 어머니의 마음을 버선으로 은유한 데 이어 이후에는 고무신을 많이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이기에 어머니의 마음을 그리는 김 작가는 딸과 아들이 자연스럽게 미술에 재능을 보이면서 비평보다는 긍정적인 조언을 준 것이 자식들의 예술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수 년 전 아들이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해 졸업하는 해,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셋의 가족전인 ‘딸 아들 엄마 그림전’을 개최한 김 작가는 신조미술대전의 선정 작가이자 강렬한 추상화를 그리는 딸, 문양디자인과 패턴 위주의 팝아트를 그리는 아들과의 랑데부가 해외 개인전의 성공만큼 기쁜 경험이었다고 한다.

 

열정과 사랑의 에너지로 가득한 삶, 화폭 위에서 시작해 복합미술관 건립 꽃피워 낼 것

최근 근황을 묻는 질문에, 김 작가는 수 년 후 퇴직을 앞두고 자연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있는, 풍경 좋고 고목이 많은 장소를 찾다가 무주의 1천 3백 평 부지에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한다. 화가인 자녀들 외에도 많은 미술가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김 작가는 미술전을 할 장소가 많지 않은 무주로 홈베이스를 옮겨 많은 이들이 예술을 공유할 인프라를 추구하게 될 복합미술관 건립을 자신의 버킷리스트로 꼽았다.

김 작가는 화가로서 세상에 기여하고자 언제든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작가들을 발굴하고 전시할 장소를 마련할 것이라고 한다. 공연예술을 겸하고 여러 미술조류를 소개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미술관을 구상하는 김 작가는 요즘 무주에서의 삶에 푹 빠져 있다.

나비를 닮은 여름의 나방 무리, 향기롭고 달콤한 무주의 과일들은 김 작가의 작품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으며, 김 작가는 무주의 주민들과 상생하는 특산물 마을프로젝트를 비롯한 계획들을 떠올리며 작은 부분부터 실천하고 있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지는 그림으로 시작해, 나비처럼 날아 모란처럼 꽃피울 김 작가의 열정적인 무주 사랑의 결실은 오는 6월 22일부터 30일까지 무주 최북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제 20회 개인전 ‘신의 선물, 그 첫 번째 이야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미술가로서 신이 주신 자연에 대한 생각과 새로 개척해 갈 무주에서의 인생에 대해 많은 사색을 하고 있다는 김 작가는 개인전에 소개될 삶에 대한 애정이 담긴 작품들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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