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9일부터 4월28일 까지 서울 성북구 소재 갤러리아 세빈에서 열려...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도피, Dreams & Phantasms 포스터 (사진제공=성윤모)

[시사매거진=김형석 기자]

어린왕자에게

끝없는 황혼을 보여줬던

B-612란 소혹성

 

바다위 뿌려진

하얀 달빛과

달속 메마른 바다안에서

잃어버린 어린시절의

조각들을 찾고 있었다.

-성윤모의 작가 노트중에서-

작가는 “눈(目)은 ‘보이는 것’에 종속되는 몸의 도구다. 어떤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제한적으로 주어진 역할 혹은 용도를 가진다. 그런데 그 눈은 사물을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읽어내려고 하는 걸까? 그 이유는 보여지는 단서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잠재적 상상의 창고에 기록하려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 때문이다. 그것은 창작 혹은 문학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라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도피, Dreams & Phantasms 1 (사진제공=성윤모)

그렇다면 본다는 것의 본질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것이 실체가 되고 사실로 매듭지어지는 이 아이러니가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그냥 보이는 그 시시함에 만족할 수 없는 욕망의 전차를, 어느 사진가가 꿈(夢)과 환영(幻影)이라는 이름의 종착역으로 우리를 유인하고 있다.

한 마리 작은 새가 되어 하늘로 오른 사진가 성윤모는 속세의 잡다한 사물을 제거한 후 상상과 착각의 혼돈에 몰입해 색(色)의 ‘실존(實存)’을 이미지네이션 한다.

사진가 성윤모는 “전제한 꿈(夢)과 환영(幻影)은 결국 실체 없는 실체를 좇아가는 나르시시즘이다. 또는 무중력이 개입한 허무주의일 수도 있다. 카메라에 눈을 고정하는 순간, 따분하고 노곤한 일상의 리얼리티로부터 도피가 시작된다.” 라고 작가노트에 적고 있다.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도피, Dreams & Phantasms 2 (사진제공=성윤모)

그는 스스로 최면을 걸어 구름 편린에, 푸르름에, 붉음에 몸을 투사해 풍경으로 합일을 이루고 어느 전설에 몸을 맡기는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번 사진전에서 그가 전제한 몽(夢)과 환영(幻影)은 완전한 자의식에 다다르기도 전에 차가운 현실에 의해 산화될 수 있다. 하지만 부단히 그의 작업은 계속될 것이고 언젠가는 몽환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몽환이 되는 그래서 수시로 두 세계가 순환의 틀을 가질 때, 그의 사진은 ‘완전’하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사진전 <보이는 것으로부터의 도피, Dreams & Phantasms>는 자아를 완성하고자 하는 한 사진가의 몽환의 랩소디가 잔잔히 울리는 여운의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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