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52호=장경동 칼럼위원) 결혼 초, 제일 힘들었던 문제는 아내와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드니까 소통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말이 통하기 시작한 것이었지요. 말이 통하면 그걸로 다 끝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소통이 원활해지니까 어느 순간 부부의 마음이 통하기 시작하더군요. 그 순간, 허울뿐인 말보다 진심이 담긴 말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아내를 보면 아직도 설렙니다. 집에 아내가 없어서 설렌다면 도덕적으로 문제성이 다분한 것입니다. 그러나 진심이 통하는 사람과의 만남은 언제나 설렘을 동반합니다. 제 말을 들으면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솔직해야지,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 해.”

물론 과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내를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것 역시 소통의 한 방법입니다. 부부 사이가 소통을 넘어 마음까지 전달된다면 단순히 설레는 것 이상의 배려와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통하는 관계란 심장이 떨린다는 신체적인 것 외에도 서로를 향한 진정한 사랑이 느낄 수 있는 관계를 말합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설령 실수를 하고 잘못을 한다 하더라도 그건 나빠서가 아니라 철이 없어서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남자의 사랑은 여자를 지켜 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그 여자의 종이 되고 싶어 해요. 하지만 문제는 남자의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을 뿐이지요.

이런 남자의 심리와 달리 여자는 남자가 늘 변함없기를 바랍니다.

아내는 ‘우리 남편은 내 보디가드가 되고 싶어 했었지’라며 남편의 진심을 기억하고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지 않고 이런 결혼 초의 감정이 끝까지 유지되길 바라니까 변심한 것 같아 섭섭한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남자들의 마음은 ‘내 것이 되었다’라고 생각 될 때까지만 그것이 지속됩니다. 약도 그러하듯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법이에요.

계속해서 남편이 보디가드의 역할만 하길 바란다면 가정은 누가 꾸릴 것인가요? 아내의 재력이 엄청나서 남편이 오직 아내만을 위할 수 있다면 가능할 텐데 그런 경우는 거의 없잖아요? 그러니 아내에게 사랑도 주고 돈도 벌고 애도 키우려면 보디가드만 해서는 살 수 없어요. 아내들은 왜 주어진 역할은 생각하지 않고 예전의 사랑에만 취해 살려고 하나요?

현명한 아내라면 남편을 지켜보고 구속하지 않으며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챙겨 줘야 합니다.

가정에서 훌륭한 사람은 아내 한 명뿐이에요. 그래서 아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는 것이 가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 탓을 하기 전에 아내이자 엄마로서 자신은 어땠는지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조금 더 남편을 이해하면 어떨까 합니다. 결국 남편을 다루는 것은 아내의 힘이니까요.

“사랑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둘이 좋아서 입을 맞추는 것만이 사랑이 아닙니다. 측은지심 또한 차원 높은 고도의 사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것을 피하는 것 또한 사랑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다 사랑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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