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예술유치원 설립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배우 한수경은 30여 년이란 오랜 세월 자신이 무대에 서며 쌓아온 것들을 이제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려 한다.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30여 년의 인생을 배우로 살아온 한수경. 30여 년 동안 연극 무대에 오르며 관객들과 소통해 온 그녀가 이제, 연극 무대가 아닌 배움의 터에서 배우 선배로서, 또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역량을 쏟아내려 하고 있다. 이미 여러 후배 배우들의 연기지도를 해왔던 한수경이기에 이런 그녀의 도전이 낯설지만은 않다. 배우를 꿈꾸는 아이들이 맘껏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예술유치원을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이 예술유치원 설립을 위해 현재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와 만났다.

 
배우 한수경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안녕하세요. 세화여고 연극반,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후 뮤지컬 ‘꿈꾸는 별들’, 도당제, 느낌 극락 같은, 뮤지컬 ‘황제’, 악극 ‘꿈에 본 내 고향’, 동지섣달 꽃본 듯이, 강산 미인도, 고근과 나혜석, 선각인간 나혜석, 작은할머니, 오동추야 달이 밝아, 맨발로 공원을, 한네의 승천, 눈물꽃 기생, 미운 오리새끼, 음악극 뽕짝, 체홉의 사랑은, 맹진사댁 경사, 오복성, 부활, 원더풀 라이프, 행복한 삼복씨, 뮤지컬 4번 출구, 영월행 일기, 그 바람의 성채 외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배우 30년 차 한수경입니다.
 

오랜 시간 많은 연극무대에 올랐다. 영화 쪽에 욕심은 없었나

전혀 없었어요. 연극 한 작품을 위해 매일 연습하고 또 공연하고 그런 생활이 익숙하고 좋았어요. 그러다 우연히 단역으로 몇 번 나갔는데 화면에 비춰진 제 모습이 낯설더라고요. 연극은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 몇 달을 연습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쭉 가는데 TV나 영화는 순간순간 촬영하고 한 장면을 여러 방향에서 촬영하고 하는 환경들이 익숙하지 않아 어색했어요. ‘아! 나랑은 안 맞는 구나’하고 생각했죠.(웃음) 이런 이유로 한 번도 다른 분야로 눈을 돌려본 적이 없었어요.

세화여고 연극반을 시작으로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한수경은 뮤지컬 ‘꿈꾸는 별들’, 악극 ‘꿈에 본 내 고향’, 동지섣달 꽃본 듯이, 강산 미인도, 고근과 나혜석, 선각인간 나혜석, 작은할머니, 뮤지컬 4번 출구, 그 바람의 성채 외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관객들을 만나왔다.

배우들의 연기 선생님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걸로 안다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후배들 입시레슨을 했었어요. 졸업하고 나서는 기획사에 소속된 배우들의 연기를 지도했죠. 손태영, 유이, 김민수 등을 지도했었는데 이들이 맡은 캐릭터 분석도 하고 연기도 지도했죠. 그렇게 오랜 시간 후배들 연기를 지도하다 보니 오히려 제가 후배들에게 배우는 부분도 많더라고요. ‘아! 나도 배우로서 계속 연습하고 훈련을 해야 겠구나’하고 말이죠. 연기 지도를 한 건 제 배우 인생에서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죠.


지난 30여 년 간 산 배우의 삶에 만족하는가

사실 연극이라는 게 현실에 많이 부딪혀요. 한 번은 ‘내가 왜 연극을 했지?’라고 생각했던 일이 있었어요. 대학로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 배우가 유명 연예인과 더블 캐스팅이 되었었는데 그 분의 사정으로 출연을 못하게 되어 동료배우가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환불 소동이 일어났어요. 너무 화가 났었죠. 지금도 대학로 무대에 서는 배우들은 수익이 많지 않아요. 무대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죠. 무엇보다 여배우가 40살이 넘어가면 연극에서는 할 역할들이 많이 없어져요. TV드라마와 달리 주변인물들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내 스스로의 보람은 있을지 몰라도 내가 인정받고 쓰여 지기에는 환경이나 주변 여건들이 그렇게 녹록치는 않구나하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제는 30년 배우 인생을 나 혼자만의 삶이 아닌 나의 재능을 살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베풀 수 있는 것에 신경을 쓰려고 해요.
 

그렇다면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연기 선생으로 가르치는 쪽으로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려 해요. 그리고 연장선상일 수 있는데 또 하나 꿈이 있어요. 바로 예술유치원 설립이에요.
 

예술유치원이 무엇이며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지금까지는 아역연기자들의 교육 요청이 들어오면 많이 뿌리쳤어요. 왜냐하면 저 스스로 아이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거 같았거든요. 드라마 촬영현장에서도 보면 아이들이 아이들답지 않은 모습도 안타까웠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아이들을 뿌리칠 것이 아니라 연기자로서 인성을 함께 제대로 가르쳐 줄 수 있는 교육기관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하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리고 마음먹었죠. 내가 한번 해보자하고요. 그래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교육과정 속에서 연기 등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전문선생님으로부터 교육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바로 예술유치원인거죠. 저는 이 유치원 설립을 위해 공연예술 관련 석사학위에 이어 현재 박사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하고 있어요. 일단은 연기예술학 등의 학위를 취득을 해야 하는데 3년 정도 걸리겠더라고요. 우선은 작은 교육기관처럼 시작을 하고 3년 후 전문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거에요.


# 어떤 것이든 대충할 생각은 없다는 배우 한수경.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영향력 있는 존재가 되고 싶다는 그녀는 30여 년이란 오랜 세월 자신이 무대에 서며 쌓아온 것들을 이제는 아이들에게 나눠주려 한다. 제대로 된 인성을 갖춘 연기자를 양성하고 싶다는 그녀의 이런 당찬 도전과 포부가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전을 한 단계 높이는 길이 되지 않을까 하고 기자는 감히 생각해봤다.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늘 고민하고 실행에 옮기는 그녀의 이런 도전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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