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영웅의 시대, 고전문학 속 영웅과 그를 품었던 시대의 굴곡을 통해 역사라는 거대한 세계에 빠져들다

고전문학은 수많은 역사적 사건과 제도적 변천이라는 포괄적 사회 경험을 토대로 탄생하기에, 하나의 문학작품이란 과거의 격동기로 안내해주는 좋은 길잡이가 된다. 이를 통해, 신화적 영웅들이 지배한 고대에서부터 보통사람들이 지배하게 된 근대까지, 사라져가는 영웅들의 연대기를 돌아볼 수 있다.

『문학에 뛰어든 세계사』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고전문학을 바탕으로 세계사의 줄기를 꿰뚫는다. 우선 『일리아스』에서 고대 그리스 문명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피고, 『니벨룽의 노래』와 『롤랑의 노래』를 통해 중세의 주요한 두 요소 게르만족 유입과 크리스트교의 확산을 소개하며, 『돈키호테』에서 중세가 끝나고 근대가 열리는 과정을 짚어본다. 이와 함께 더는 존재하지 않는 ‘영웅’에 주목하며 근대 이후 ‘시민’의 탄생 전까지의 과정을 되짚었다.

『일리아스』, 고대 문명의 충돌과 그리스 세계

『니벨룽의 노래』, 게르만족과 어두운 중세의 형성

『롤랑의 노래』,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의 충돌

『돈키호테』, 중세와의 작별과 새로운 시대의 개막

모든 문학작품 속에는 작가가 바라본 시대의 풍경, 작가의 숨결과 체취가 담겨 있다. 문학을 통해 우리는 머나먼 과거의 한 순간 속으로 빠져든다. 작가들은 작품 속 인물들에게 시대를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맡긴다. 고대와 중세의 길잡이는 영웅이었다.

『일리아스』의 아킬레우스는 고대 그리스로, 『니벨룽의 노래』의 지그프리트는 중세 초 게르만 국가로, 『롤랑의 노래』 롤랑은 샤를마뉴의 시대로 안내할 것이다.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영웅들의 시대에 작별을 고하고 이성이 지배할 새 시대의 문을 열며 쓸쓸히 퇴장할 것이다. 우리는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양한 영웅이 살던 시대로 그들의 안내에 따라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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