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세계사의 흐름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는 책!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히고 해석을 덧붙인 세계사 교과서

독일 최고의 역사 스토리텔러 만프레트 마이가 펴낸 ‘국민 역사책’이다. 최초의 인간부터 유럽 통합으로 가는 길의 갈등과 해법, 새로운 강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 세계의 공통 이슈인 환경 문제까지 다루고 있다. 세계사를 한 권의 책에 압축하면서도 당대의 시대정신과 사회의 과제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분석해 내는 저자의 통찰은 여느 역사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 책만의 장점이다. 가짓수만 많고 실속은 없는 방대한 기술이나, 편식을 유도하는 일방적인 서술에서 벗어난 점도 미덕이다. 세계 흐름의 전환점과 분기점이 된 56가지 주제를 징검다리 삼아 복잡한 세계사의 물줄기를 한 걸음 한 걸음 건너도록 이끈다. 단순히 사건과 장면을 기억하는 차원을 넘어 각 시대별로 역사적 사건이 갖는 의미와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56개의 핵심 사건을 통해 압축적으로 정리한 세계사 ‘스포일러’

영화와 연극, 소설 등 서사(이야기)를 축으로 하는 대부분의 미디어․문화 콘텐츠는 가급적 전체 내용이 공개적으로 유통되는 것을 꺼린다. 결말을 알고 나면 시시해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역사는 ‘스포일러’를 적극 권장하는 거의 유일한 장르다. ‘전체 줄거리’를 파악하고 접근해야만 이해도가 높아지고, 시간차를 가진 사건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대기적으로 사건을 나열한 통사가 역사 공부에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방대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순서대로 외운다는 것이 불가능할뿐더러 그렇게 하는 공부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 책 『세계사, 최대한 쉽게 설명해 드립니다』는 반드시 알아야 할 56개의 핵심 사건을 징검다리 삼아서 앞선 사건과 뒤에 일어난 사건의 인과관계를 밝히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그렇게 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사건이 머릿속에 새겨지고 전체적인 맥락이 잡힌다. 이 책이 독일인들 사이에 ‘국민 역사책’으로 통하는 이유다.

 

역사에 대한 날카로운 해석과 분석이 가미된 세계사 해설서

이 책이 개정과 증보를 거듭하며 오랜 시간 꾸준히 사랑을 받아 온 가장 큰 이유는 저자의 친절한 해설과 날카로운 통찰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어떤 사건을 보여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환경과 사상의 조류가 무엇인지 꼼꼼히 살피고 있다. 그러면서도 전달 방식은 매우 간결하다. 방대한 세계사를 한 권의 책에 압축하면서도 역사의 지평을 넓히도록 해 주는 것은 천부적인 이야기꾼인 저자의 탁월한 재능 덕분이다.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도록 해 주는 저자의 입담은 역사를 ‘아는’ 차원을 넘어 ‘경험하도록’ 이끈다.

 

통합적 시각으로 세계의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다

저자 만프레트 마이는 ‘세계사=유럽사’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세계 역사의 다양한 층위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서양의 역사를 다룰 때에도 비판적인 자세를 놓치지 않는다. 이러한 비평적 시각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분쟁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역사적 사건을 바라보는 저자의 날카로운 해석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각종 이슈에 대한 시사적인 지식과 정보까지 들여다보도록 이끌고 있는 것이다. 통합적 시각과 다양한 관점으로 역사에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은 역사라는 창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열어 주는 ‘세계인의 역사책’임을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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