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1982년, 《메가트렌드》가 세상에 나왔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일반인들이 일상에서는 느끼기 힘든 중요한 변화들을 이토록 충실하게 정리한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의 진가는 오히려 시간이 지면서 드러났다. 존 나이스비트가 예측했던 10가지 변화는 너무도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마치 나이스비트가 세상을 조종이나 하는 듯 《메가트렌드》에 적힌 변화들이 일어났다. 그렇게 존 나이스비트는 앨빈 토플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인 미래학자로 자리를 굳혔다.

1980년대면 우리가 당연한 듯이 누리고 있는 웹 자체가 이제 막 개발되었을 시점이고 전국적인 통신망도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다. 그 시기에 나이스비트는 산업 사회가 정보 사회로 이행하며,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적절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전문가가 중요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또 기술이 앞으로 엄청난 속도로 쏟아지고 변화할 것인데, 그런 시대에는 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기술과 인간성의 조화가 중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나 제품 디자인 더 나아가 여러 안전 문제의 중요성을 30년 전에 이미 지적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런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세계화의 심화, 대의민주주의의 한계, 산업 요충지의 변동과 그에 따른 지역 불균형, 개성과 다양성의 강조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 장담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지는 이 말을 놀랍게도 35년에 쓴 것이다. 《메가트렌드》는 지금 읽어도 별로 어색함이 없다.

나이스비트는 그 이후로도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메가트렌드》에서 지적했던 변화들을 하나하나 더 구체적으로 살피고 그 의미를 밝히는 한편,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발전에 주목하여 자료를 모으고 분석했다. 그 결실은 여러 권의 책으로 나와 많은 독자에게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변화는 대체로 1982년에 썼던 내용의 심화였기에 아쉽게도 《메가트렌드》에 이어지는 새로운 미래 예측서를 쓰지는 않았다. 그러나 반세기에 가까운 연구를 정리하면서 그는 지금이 15세기 르네상스에 버금가는 대변혁의 시기라고 진단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길잡이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을 많은 이들을 위해 앞으로 무엇에 주목해야 하고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정리하여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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