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은 '지혜(地惠)의 약물이요. 천혜(天惠)의 약탕'이란 말이 있다. 말하자면 하늘과 땅이 인간에게 선물한 최고의 특효약이란 뜻이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되기 전에는 온천이 중요한 치료수단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만 해도 세종대왕이나 세조가 경기도 이천의 온천 등지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 행차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렇게 온천을 치료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가리켜 '탕치(湯治)'라고 한다. 이는 단순한 목욕이나 샤워와는 개념이 다르다. 목욕은 단지 더러운 몸을 씻는다는 의미지만, 온천욕은 몸을 온천이라는 약물에 담가 피부와 혈관 속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건강을 증진시키는 행위인 것이다.


한해 동안 쌓인 피로, 온천에서 깔끔하게 풀어보자!가족과 함께 떠나는 한겨울 온천나들이 따끈한 사우나와 온천욕이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가족단위의 온천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들뜬 연말 분위기를 차분하게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의미에서 온천욕은 훌륭한 겨울나기 레저의 하나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숨막히는 한증탕의 열기를 이겨내고 나면 어느새 온몸의 피로는 말끔히 사라진다. 가벼운 겨울산행이나 겨울바다는 삶의 의욕을 북돋우고 눈 내리는 노천탕에서의 온천욕은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따뜻한 물, 즉 온천의 질병치료 효과는 전설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외국에서는 질병치료로 탕치(湯治) 요법을 활용하고, 실제로 유명한 온천지역에는 병원이나 물리치료실을 함께 설치하여 효과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온천을 잘 이용하면 피로회복은 물론, 질병까지 다스릴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탕치 개념의 온천욕이 가장 발달해 있는 곳은 유럽과 일본이다. 특히 250개 정도의 온천이 있는 독일의 경우 온천 자체를 주로 치료수단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요양의 뜻으로 '쿠어(kur)'라는 개념이 일반화돼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바덴바덴의 로마니시 바트하우스(로마풍의 목욕탕)에 가면 샤워부터 시작해 마사지실, 잠수욕실, 유수욕, 천연천니욕, 탄산욕, 저온온천탕, 고온온천탕 등 번호순으로 12코스를 돌도록 돼 있다. 각 코스마다 소요시간을 표시해 두었는데, 최소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프랑스도 온천욕을 물치료(hydro therapy)라는 개념에서 접근하고 있다. 프랑스의 3대 온천도시 중 하나인 비시의 칼루온천은 나폴레옹 3세가 즐겨 찾은 곳으로 유명한데, 1990년대에 현대식 물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온천을 이용하는 올바른 입욕법
온천을 이용할 때 올바른 입욕법을 지켜야 온천욕의 효과를 최대한 얻을 수 있다. 온천욕이라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개인의 체질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를 수도 있고 금기가 되는 것다. 또 올바른 입욕법을 무시한 채 마음대로 목욕을 하면 오히려 피로가 가중되거나 병이 악화될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온천이용법을 익혀야 할 것이다.
우선 아침에 잠을 깨면 간단히 몸을 풀고 잠자리를 그대로 둔 채 입욕을 한다. 가급적 식사 전에 하는 것이 좋다. 식사 직후나 음주 후 숙취가 풀리지 않았을 경우 2시간쯤 지난 후에 입욕하는 것이 무난하다. 지나친 음주 후 입욕할 경우 혈압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아 사고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하루의 입욕 횟수는 사람의 체질이나 병에 따라 다르겠지만 처음 며칠간은 1일 1회가 좋고, 그것도 오전 중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후부터는 하루에 2~3회로 늘리되 4회 이상은 몸에 무리가 오거나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충남 "유성온천"
유성온천은 그 유래가 깊은 편이다. 백제 말엽 신라와의 싸움에서 크게 다친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약을 찾아다니던 어머니가 백설이 뒤덮인 들판에서 날개를 다친 학 한 마리가 눈 녹은 웅덩이 물로 상처 난 곳을 적셔 치료하는 것을 보고 아들도 그대로 따라하게 했더니 상처가 말끔히 치료됐다는 얘기가 전해 내려온다. 또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도읍지를 물색하기 위해 계룡산 신도안으로 가던 중 이곳에서 쉬어 갔다고 하며, 태종이 전라도 임실에서 열린 강무임어(講武臨御)를 위해 행차하던 중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는 유성온천이 임금이 쉬어 갈 정도로 훌륭한 온천이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유성온천은 1905년 경부선과 1914년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일본인에 의해 온천관광지로 적극 개발되기 시작했고, 1902년대 김갑순씨가 유성관광호텔 자리에 온천장을 세워 현대식 영업을 한 이후 오늘에 이르렀다. 수질은 알카리성으로 라듐이 많이 함유된 단순천이다. 무색, 무미, 무취에 매우 부드러워 목욕을 하고 나면 비눗기가 씻겨지지 않은 것처럼 온몸이 미끈미끈하다. 주요 성분은 나트륨, 칼륨, 칼슘, 황산염, 탄산, 규산, 중탄산 등이다. 각종 피부질환과 신경계질환, 위장병, 비만증, 당뇨병, 부인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수온은 42~55℃로 지하 100~350m 깊이에서 온천수를 퍼올리고 있다.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유성IC를 빠져나와 우회전해 2.7km정도 가면 유성온천지구에 다다른다.
▶관광호텔과 일반호텔, 여관 등 숙박업소가 100여 곳 있다. (042-822-0811)

충남 "아산온천"

신 온천지대인 아산온천은 1987년 온천이 발견된 이후 1991년에 관광지로 지정, 지금도 개발이 진행중인 곳이다. 천질은 알카리성 중탄산나트륨천으로 인체에 유익한 20여종의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부미용, 관절염, 고혈압, 위장병, 신경통, 혈액순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며, 수온은 27~36℃정도이다.
<찾아가는 길>
① 경부고속도로 천안IC(좌회전)→백석동, 아산방향으로 직진→628번 지방도 진입 후 20km→음봉삼거리에서 이충무공 묘소 방향
②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IC 통과→아산만 방조제방향으로 진행→39번국도 아산,영인 방향
▶일반호텔, 모텔, 여관 등 10여곳의 숙박시설이 있다.
대중온천탕은 아산온천호텔(041-541-5526), 아산스파비스(041-539-2003)등 여러 곳이 있다.
아산온천호텔은 고온탕, 온탕, 냉탕, 안마탕, 노천탕 등이 있고, 편백나무로 된 편백나무탕(히노끼탕)도 이색적이다. 지하 700m 암만에서 끌어올린 35℃의 온천수를 사용한다.
아산스파비스는 동양 최대규모로 물치료 입욕프로그램 등을 통해 건강온천욕을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또 위락시설을 갖춘 대규모 온천장으로 가족단위 이용객이 많은데, 특히 바데풀(원형풀장, 폭포식, 안마장 등), 실외온천풀, 가족탕, 대욕장 등이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바데풀 뒤편 바깥쪽으로 1000평에 이르는 대규모 야외수영장을 만들어 '워터파크'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경북 "백암온천"

백암온천은 백암선 기슭에 자리잡은 국내 유일의 방사능 라듐 유황천이다. 신라시대 때 한 사냥꾼이 창에 맞은 사슴을 쫓다가 날이 저물어 포기한 뒤 그 이튿날 다시 사슴이 달아난 방향을 수색하던 중에 사슴이 쉬고 있는 곳을 발견해 가보았더니 그 주변에 뜨거운 샘이 솟고 있었다고 한다. 그 후 백암사 스님이 석조로 된 욕탕을 만들어 환자를 치료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고려 명종 때에 이르러서는 지방 현령이 지방민을 사역하여 큰 화강암으로 석함을 만든 후 그 위에 다시 집을 지어 욕탕을 공개했다고 한다. 이 온천이 본격적으로 개발된 것은 1980년대에 들어서서다. 동해안에 자리잡고 있는 백암온천은 지리적으로 외진 곳에 있고 교통도 불편해 찾기가 쉽지 않지만 온천수의 수질은 전국 제일로 꼽힌다. 수온도 40~52℃로 식혀서 써야 할 정도다. 이 온천의 천질은 강한 알카리성(PH9.43)의 상급 온천수로 수소이온 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나트륨, 염소, 칼슘 등 이 많이 함유돼 있어 위산과다, 위궤양, 만성관절염, 당뇨병, 피부병 등에 효과적이라 한다. 또 강한 알카리성이라서 물이 매끄럽고 촉감이 좋을뿐더러 아들을 낳고 싶어하는 사람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입소문도 있다. 입욕뿐만 아니라 음용도 가능하다. 이 온천수를 마시면 변비, 신경통, 요도결석 등에 상당한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찾아가는 길>
① 영동고속도로→강릉 7번 국도→동해바다를 따라 울진,평해→평해에서 백암온천까지는 11.7km의 거리다.
②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중앙고속도로 풍기IC를 나와→36번 도로, 울진까지→7번 국도, 평해까지 가면 백암온천
▶백암온천지구 내에 관광호텔, 일반호텔, 여관, 콘도 등 10여 곳이 있다.
백암온천호텔피닉스(054-787-3044), 백암관광호텔(054-787-3500)
백암스프링스호텔(054-787-3737)

경남 "부곡온천"

부곡온천은 옛 문헌 곳곳에 등장할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국여지승람'에 "온천이 동남쪽 17리에 있더니 지금은 폐했다"라는 기록이 있고, '동국통감'에는 "이 마을(온정리)에 옴샘이라고 불리는 뜨거운 물이 솟는 우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전국의 옴환자와 나환자들이 떼지어 와서 뜨거운 물로 치료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의 온천이 개발된 것은 1972년 신현택씨에 의해서다. 그는 부곡면 거문리에 물이 따뜻하여 한겨울에도 빨래를 할 수 있는 샘물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온천 굴착을 한 끝에 지하68m 지점에서 68℃의 온천수를 처음으로 퍼올렸다. 부곡온천의 천질은 알카리성 라듐유황천으로 물이 무색 투명하고 매끄럽다. 유황 이외에도 규소, 염소, 칼슘, 철분 등 20여종의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호흡기질환, 신경통, 류머티즘, 피부병, 동상, 타박상, 땀띠, 냉증 등에 효험이 있다고 한다.
수온은 국내에서 가장 높은 78℃로, 날계란을 넣으면 반숙이 될 정도다.
<찾아가는 길>
구마고속도로 영산IC에서 직진→1008번 지방도로를 따라 7.5km가면 부곡온천지구
▶온천수를 공급받는 호텔이 10곳, 여곤이 16곳, 콘도가 1곳 있고 특이하게 온천병원도 들어서 있다. 대부분 1970년대에 지어진 건물들이라서 시설이 노후화 돼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원탕고은호텔온천(055-536-5655)은 부곡온천 최초 발견자인 신현택씨가 세운 것으로 가장 오래된 온천호텔. 지난 1996년 옛 건물을 허물고 새로 개장했다.
부곡하와이온천(055-536-6331~9)은 고온탕, 저온탕, 냉탕, 노천탕, 실외 및 실내수영장 등이 있다. 특히 유황온천수를 그대로 이용한 대규모 노천탕인 대정글탕은 3000여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다. 매년 10월에는 온천관광객 유치를 위한 행사로 부곡온천제가 개최된다.
이 기간에는 온천수신제를 비롯하여 온천아가씨 선발대회, 각종 체육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강원 "오색온천"

오색온천은 우리나라 온천 중 최고지대에서 용출되는 온천이다. 옛날 선녀탕에서 내려온 선녀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한때는 주민들이 맷돼지를 삶을 정도로 뜨거운 온천수가 샘솟았다고 한다. 수질은 알카리성의 단순천인데, 유황 성분이 많아 유황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나트륨, 칼슘, 불소 등이 많이 함유돼 있어 신경통을 비롯해 부인병, 빈혈, 고혈압, 당뇨병에 효과가 좋다. 또한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어 '미인온천'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찾아가는 길>
① 교문리 미금삼거리에서 우회전→양평, 홍전방향 44번 국도→인제, 원통을 지난다.
② 서울 강남→미사리 지나 팔당대교를 건너 44번 국도→원통에서 5km→한계리 민예단지 휴게소앞 삼거리→25km (한계령을 넘어)→오색온천입구→우회전→오색약수 종합주차장
▶온천지구 안에 10여개소의 숙박업소가 있고, 대중목욕탕 4개소가 있다. 오색그린야드호텔은 1993년 12월 새로 발견한 탄산온천수를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원 "척산온천"

척산온천은 예로부터 온천수가 자연적으로 솟아나서 그 못 주변에는 겨울에도 초목이 파랗게 자랐고, 마을 아낙들이 빨래터로 사용돼왔다.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고 동해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 소원을 빌면 그 소원이 성취된다는 전설도 내려온다. 이 온천이 피부질환에 큰 효험이 있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고질병에 걸린 환자들이 전국 도처에서 모여들어 온천 근처 소나무 숲에 며칠이고 머물면서 물을 마시고 씻고 함으로써 쾌유해 돌아갔다고 한다. 동해바다가 지척에 있어 더욱 각광받는 척산온천은 1976년 정부로부터 특정지역 관광지구로 지정받았으며 현재 6개의 온천공이 있다. 불소와 방사성 물질인 라듐 등이 함유된 알카리성 온천이기 때문에 피부병, 눈병, 위장병, 신경통 등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특히 불소 함유량이 높아 충치를 비롯한 각종 치아질환 예방과 치료에 좋다고 한다. 목욕뿐 아니라 음용수로도 좋은 이 온천수는 여느 온천보다도 감촉이 매끄럽다. 수온은 42~50℃로 용출구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찾아가는 길>
① 속초시→청초호 유원지 방향, 청초천 다리 건너 좌회전(시청 쪽에서는 다리를 건너기 직전 우회전)→우측에 동우대학→직진하면 삼거리의 척산온천 지구
② 설악산입구로 진입→설악교육문화회관→설악동 숙박단지 못미쳐 삼거리에서 우회전→목우재를 넘으면 된다.
▶척산온천휴양촌(033-636-4000),척산온천장(033-636-4806),척산온천원탕(033-636-4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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