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국가보훈처장(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국가보훈처는 13일 '2019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기존 1만5000여명에 달하는 독립유공자에 대해서는 공적 내용에 대한 전수조사를 거쳐 이른바 '가짜 독립운동가'를 가려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독립운동사에서 소외됐던 여성과 학생 등을 적극 발굴해 대대적인 재평가와 포상을 할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와 같이,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에 기여한 여성·학생 독립운동가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보훈처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공적을 인정받은 독립유공자는 1만5180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전체 357명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난 3·1절을 계기로 포상한 75명 등 최근 5년 동안 116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를 포함한 수치다.

올해 광복절과 순군선열의 날에도 여성과 학생, 의병 등에 대해 집중적인 공적심사를 통해 포상하기로 했다. 지난해 발굴한 여성·의병 독립운동가 중 포상하지 않은 1892명(여성 97, 의병 1795)에 대한 포상을 추진한다.

국가기록원과 전국 각급 학교에 보관된 44개교 학적부를 조사해 학생 항일운동 참여자를 찾아내고, 지난해 호남 지역에 이어 올해는 영남 지역 의병 참여자를 집중 발굴하기로 했다.

기존에 포상이 보류됐던 2만4737명에 대해서도 새로운 심사기준을 적용해 포상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수형기준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3133명과 광복 후 좌익 활동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298명이 포함됐다.

기존 독립운동가에 대한 재평가도 진행된다. 기존 서훈자의 공적 내용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사실여부와 추가 공적 내용을 확인하고, 친일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재평가하기로 했다.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유공자 공적검증위원회가 서훈취소를 권고하면 공적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훈처장이 서훈을 취소하게 된다.

전수조사는 과거 심사가 미흡했던 1976년 이전 서훈자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보훈처는 7월 중 우선 검증 대상 587명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4월111일)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도 추진한다.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에 맞춰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을 선포한다.

국외에 안장된 독립유공자 유해 5기를 봉환해 국립묘지에 안장하고, 국외 거주 임시정부 요인 후손들을 초청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3월 중 중국 충칭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건물 복원을 마치고 개관식을 개최한다.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상반기 중 재개관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할 예정이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고, 보훈 가족에 대한 의료·복지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고령의 국가유공자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사후 이들의 안장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권역별로 국립묘지를 새롭게 조성하거나 확장하기로 했다.

중앙보훈병원 치과병원은 2022년까지 총사업비 412억원을 들여 의료시설을 현대화하고, 지방보훈병원(광주·부산)에는 재활센터와 요양병원을 확충하고, 강원권과 전북권에 보훈요양원 건립도 추진한다.

보훈가족의 취·창업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주거 여건을 보장하는 한편, 각종 보훈 수당을 인상해 직접적인 생계유지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치 편향성 논란과 불투명한 수익사업으로 국민적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보훈단체에 대한 혁신도 이뤄진다. 보훈단체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련 법에 제재 규정을 마련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를 전 국민이 함께 기억하고 보훈가족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국가보훈처가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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