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7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말하자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희윤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 본회의 직후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지난번 한국당 3명의 의원들이 5·18 망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데 이어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하는 것을 보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발언은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이라며 국회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 대표임에도 불구하고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 발언을 들으면서 분노도 생기고 답답하기도 했다"며 "이것은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에서는 즉각 법률적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나 원내대표를) 회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워야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오늘 발언하는 걸 보면서 좌파정권이란 걸 입에 달고 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몇 십번 한 것 같다"며 "그야말로 냉전 체제에 기생하는 그런 정치 세력의 민낯을 보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좌파란 개념이 뭔지도 모르는 것 같다. 자기들이 싫으면 다 좌파라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이런 흐름 속에서 위안을 찾는다. 저런 의식과 망언을 하는 사람들이 집권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진정한 합리적 보수 세력이 나와야 그 분들이 이 나라의 한 기둥이 되어 함께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저런 정도의 정치의식과 냉전의식을 갖고선 우리 국민들에게 결코 동의 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한다. 자기들이 정권을 빼앗긴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원내대표란 사람이 저렇게 품위가 없고, 역사의식이 없고, 윤리의식이 없으면 한국당을, 지지자들을 어떻게 끌고 갈 수 있겠나"라며 "의원 여러분들이 저보다 더 분개하는 것을 많이 봤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 의원들이 충분히 잘 소통해가면서 함께 하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는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야유로 뒤덮이는 아수라장이 된 바 있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