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경복궁 내의 건청궁에 처음으로 전등이 점화됐지만 최초의 점등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당시의 여러 가지 기록과 선청일기(宣廳日記) 등을 토대로 1887년 3월 6일 최초의 점등일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사진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251=신혜영 기자] 1887년 3월 6일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경복궁 건청궁에 전깃불이 켜졌다. 에디슨이 백열전등을 발명한 지 불과 8년여만의 일이다. 고종은 에디슨전기회사에 발주해 경복궁 내 향원정의 못물을 막고 발전기를 설치해 전력을 생산했는데, 연못가에 석탄화력 발전기를 설치 당시 향원정 고장이 잦고 고치는 데 드는 비용이 커 ‘건달불’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등설비는 1886년 12월 전등 설비 기술자 윌리엄 멕케이(William McKay)가 전등설비와 함께 인천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윌리엄 맥케이는 에디슨이 설립한 회사의 기술자로 그는 경복궁 내 취수가 용이하고 시설물을 설치할 넓은 공간과 배전거리를 고려한 결과 궁내 취향교와 어정 사이를 부지로 정했다.

설비규모는 16촉광의 백열등 750개를 점등할 수 있는 설비로 당시 연료는 석탄을 사용했으며 설비도입가격은 2만 4,525달러인 것으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사실 경복궁 내의 건청궁에 처음으로 전등이 점화됐지만 최초의 점등 일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당시의 여러 가지 기록과 선청일기(宣廳日記) 등을 토대로 1887년 3월 6일 최초의 점등일이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그리고 7년 뒤 창덕궁에 두 번째 발전소가 설립됐다. ‘제 2전등소’라 불리던 창덕궁의 발전소는 1894년 5월 30일 준공됐으며, 240마력의 증기설비와 16촉광 백열전등 2,000개를 켤 수 있는 발전설비를 갖췄다. 그 후 전기 수요는 꾸준히 늘어 10여 년 후인 1898년엔 우리나라 최초의 전력회사인 ‘한성전기회사’를 설립, 동대문에 75㎾ 직류발전기를 설치했다. 이 회사는 오늘날 한국전력의 모태가 됐다. 1899년 5월부터는 서대문에서 동대문 사이에 전차를 운행하기 시작했고 1900년 4월 10일 종로에 첫 민간전등이 밝혀지면서 점차 민간지역에도 전등불 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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