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국회의원(사진_김윤배 기자)

[시사매거진 251호=박희윤 기자] 바른미래당의 최고위원으로, 전국청년위원장으로, 원내대변인, 청주 청원구 지역위원장 등 당의 많은 직책을 가지고 있으면서 바쁘게 활동하는 김수민 의원은 ‘오히려 바쁘기 때문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힘든 오늘이 지나면, 행복한 내일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면 좋겠다는 의미로 서로 대화를 통해 내일로, 행복한 내일로 가자는 취지의 ‘내일티켓’을 만들어 청년들과 입법을 함께 하면서 적극적인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주장한다. 반장도 한 번 안 해 봤다는 김 의원의 정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동기는

국회에 계시는 의원님들 대부분이 엘리트이시고 상대적으로 사회의 소수층이다. 하지만 저는 반장도 해 보지 않았고, 소위 ‘SKY’와 같은 명문대 졸업을 한 것도 아니다. 예전에는 정치인이라고 하면 뛰어난 학식과 성품을 지닌 특별한 사람이라는 기준이 있었는데, 요즘은 저처럼 평범하고 ‘누구나’인 시민 중의 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시대적 변화가 이루어졌다.

과거 안철수 대표님과 만나 청년에게는 보수나 진보의 이념보다는 ‘생존’이 우선이라는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당시 제가 청년 창업가로서, 그리고 소비자의 니즈를 듣는 기업가였기 때문에 정치와 기업이 어느 정도 유사성이 있다는 생각에 정치에 참여하였다.

초선 의원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원내대변인, 충북도당위원장 대행, 청주 청원구 지역위원장 등 직책이 많다. 이러한 많은 직책을 어떻게 소화해낼 것이냐는 의문들이 가끔 제기된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바쁜 기자가 특종 잡는 것처럼 오히려 바쁘기에 훨씬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내대변인으로서 아직 힘든 부분이 딱 하나가 있다. 정치가 정치 소비자인 국민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굉장히 공급자 위주로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는 현실을 극복하는 것이 대변인 역할로 힘든 부분이다. 또 사용하는 언어들이 일반 국민이 평 소에 쓰는 언어들은 아니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

청년들의 좌절감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메시지를 준다면

정치권에서 서로 혁신 경쟁을 하고 있지만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지나 능력이 아닌 시스템이다. 더민주나 자한당에서는 전혀 청년 들을 양성할 수도 없고, 양성된 청년 자체가 요직을 맡을 수 없는 시스템이다.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바른미래당이 신생정당이 기 때문에 오히려 청년들을 위한 정책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더 적극적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지방선거 때도 청년 토론배틀 때 1, 2등 하신 분들이 비례대표 1, 2번을 받아 활동하고 있다. 또 다른 당과는 달리 바른미래당의 제일 특징적인 시스템은 청년들이 직접 정책과 법을 만들 수 있는 청년 직접 입법 시스템을 구축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청년들이 직접 만든 정책을 가지고 당 대표나 원내대표에게 제안을 하고 실제 입법 과정으로도 이어졌다. 손학규 대표님도 청년들이 직접 법안을 만들어서 찾아온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신선해 하셨고, 원내대표님도 청년들이 직접 본인들이 이야기하는 자리를 만들다보니 의원 생활에서 제일 의미 있었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청년들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인 수치로 높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다시 말해 청년들이 더 많이 알고, 불평을 하든 참여를 하든 어떠한 형태로든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 1월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에서 ‘청년들이 직접 제안하는 정책 발표식’을 가졌다. 이번 발표식에는 바른미래당 청년 최고위원 김수민 의원과 15명의 한부모 가족, 난임부부, 장애인, 소방관 가족, 탈북민 가족 청년들이 직접 준비한 분야별 정책제안이 이루어졌으며 손학규 당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채이배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발표된 정책에는 소방관 공상 심의과정 개선, 난임 지원 횟수/나이 제한 폐지, 시각장애인용 상품 바코드 촉각 표시화, 한부모가정 소득 인정액 기준 완화 등이 있었다.(사진_김수민 의원실)

김수민 의원의 내일티켓 홈페이지가 청년 입법시스템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내일티켓에 대한 설명을 한다면

옛날 영화 중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황무지에 혼자 남은 여주 인공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그게 사실은 우리 기성세대들이 이제까지 청년들에게 이야기해 왔던 세상의 진리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기업에 취직하고, 좋은 사람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순리를 이야기했지만 이것은 이미 깨진 순리다. 지금은 내가 열심히 해도 취업 못하고, 취업해도 돈이 없고, 결혼해도 아이를 낳기에 금전적 부담이 있어서 모든 게 힘들어졌다.

그러면 요즘 젊은 청년들은 어떤 세상의 진리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생각을 시작했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온다’라는 그 명제를 다른 관점에서 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것처럼, ‘ 힘든 오늘이 지나면 힘든 오늘이 반복해서 온다’는 실망적인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청년들에게 힘든 오늘이 지나면, 행복한 내일이 올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면 좋겠다는 의미로 서로 대화를 통해 내일로, 행복한 내일로 가자는 취지의 내일티켓을 만들었다. 실제로 젊은 감성들의 의견이 내일티켓을 통해 지금 법안으로 발의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청년을 위한 정책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하고, 청년을 위한 예산, 창업가를 위한 예산이 많이 배정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오늘을 위한 물고기일 뿐 내일을 위한 낚시는 아니라 생각한다. 아무리 100억, 1천억, 1조의 예산을 준다고 하더라도 행복한 내일을 위한 법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정말 그건 정치인으로서 미래 세대에게 가장 안 좋은 방식으로 정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 민주주의는 더 많은 사람들, 더 다양한 사람들이 의사결정과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후반기 민주주의로 진행되고 있는 과도기라 생각한다. 물론 내일티켓이라는 직접민주주의적인 의도와 개념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기성 정치인들도 계시겠지만, 청년들이 직접 법안을 만들 수 있는 내일티켓이, 굉장히 기능을 잘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믿고 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 국감장에 개량 한복을 입은 채로 나타났다. 개량 한복의 경우 고궁 무료 입장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한 점에 대해 문화재청에 문제 제기를 하기 위해서다. 김 의원은 개량 한복의 아름다움에 많은 관람객들이 경복궁을 찾고 있으며 전통한복과 개량 한복 등 한복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사진_김수민 의원실)

국정감사에서 한복 입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상임위 활동의 중점 사항은

상임위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주제와 상황별로 다르다. 국민을 위해서 또 2, 30대를 대표하는 의원으로서 중심으로 잡아가야 하는 방향은 이삼십대 시선에서 질의를 던지는 것,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년 국감에서 제가 한복을 입은 이유나 취지에 대해서는 언론에서 많이 나왔기 때문에 많은 분이 알고 계실 것이다. 한복을 입고 국감장에서 질의를 하는 과정에서도, 기성세대의 갑론을박(甲論乙駁)이 있었다. 전통은 꼭 그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세대들도 그 가치를 인정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세대들은 전통에 대해 그 가치를 유지하는 선에서 재해석을 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시선이 존재하고 있고, 그런 부분에서 2, 30대의 견해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자장 중요한 의정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이 국회에 들어오게 하는 것이 목표다. 생각보다 소수가 지나치게 다수를 대표하고 있고, 그런 소수가 하나의 권력이 되어 우리 사회의 모든 사회적·경제적·정치적 불평등을 만들고 있다.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도 있고, 시간이 필요할 수 도 있고, 시스템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현재 정치에서 불평등을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해서 더 다양한 사람들이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어오는 것이다.

작년 12월 연말연시를 맞아 청주지역 소외계층에 ‘사랑의 떡’을 전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사회복지시설인 충청노인요양원을 찾아 ‘사랑의 떡’을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고, 말벗이 되어주는 등 따듯한 정을 나눴다. 김 의원은 “추운 겨울 어르신들을 비롯해 소외계층들이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나눔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사진_김수민 의원실)

청주 청원구 지역위원장이다. 지역 활동을 소개한다면

먼저 사회의 고정관념의 벽이 높다는 것을 실감했다. 젊은 국회의원이라 그런지 인사를 드리러 다녀도 국회의원이라 생각을 안하시는 분들도 많아 진입장벽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발견했다. 수십 년간 쌓여왔던 사회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런 부분에서 오히려 전투력이 조금씩 향상이 되고 있다.

두 번째는 다른 지역도 그렇겠지만 다소 보수적인 도시에서 보수적인 국회의원들이 십 수년간 만들어 온 흐르지 않는 물, 고여있는 물과 같은 분위기를 바꾸는 일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에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대비하는 젊은 정치인으로서 정체된 청주에 활력과 희망의 바람을 일으키는 것이 제 역할이고 숙제라고 생각한다.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4선 관록의 국회의원을 어떻게 꺾을 것이냐’라는 질문이다. 물론 그분이 완벽하고 뛰어나신 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분은 꽉 채워진 유리잔이다. 이미 완성되어 다른 액체나 목소리를 담을 수 없는 유리잔이다. 반면 저는 아직 가득 차지 않은 유리잔이다. 미완이지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고 수정과 성장이 가능한 사람이다. 그래서 더욱 지역과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고(故) 김수환 추기경께서는 스스로를 ‘바보’라 부르시고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셨다. 이처럼 정치인도 말 잘하는 것보다 듣는 게 더 중요하고 본인의 의사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을 한 번 더 경청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뛰어나서 시민들과 상의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하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되면 참 좋겠다. 저는 부족한 게 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부족한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더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국회의원이 가져야 하는 최우선 자질은 부족함을 아는 것이라 생각한다.

(사진_김윤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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