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신간 『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지다』는 변화를 꿈꾸면서도 ‘내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자기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살아오면서 마음속에 흔적으로 남아 있는 ‘무늬’를 어루만지며 긍정적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해내도록 용기를 심어준다.

저자는 인간의 마음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그리고 상담심리전문가로서 ‘인생 처방’과는 다른 마음 셀프 테라피의 지혜를 전하며, 자기 자신을 괴롭히는 고질적인 삶의 패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안내한다.

“나는 왜 똑같은 문제를 반복할까?”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마음을 들여다보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삶 속에서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의문이 든다면, 행복을 느낄 새 없이 하루하루가 버겁게만 느껴진다면, 반복되는 상처 앞에 자꾸만 주저앉게 된다면 삶의 ‘멈춤’ 신호를 알아차려야 할 때다. 변화를 통해 자신을 돌볼 기회를 마주한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상담심리학자이자 임상심리전문가인 조영은 저자는 『마음의 무늬를 어루만지다』에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의 설명은 이렇다. 성격과 기질을 전면적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지만 내 성격에 영향을 미치는 마음의 창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이해하고 작은 변화를 주기 시작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 이를 위해선 자신과 타인, 세상에 대한 신념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취약성, 사회적 소외, 자기희생, 엄격한 기준……

18가지 마음의 무늬로 내 안의 빛과 그림자를 읽는다

이 책은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1부에서는 심리 문제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내가 겪는 고통이 나 자신의 문제 때문이 아닐 수도 있기에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라는 식의 조언이 우리를 더 아프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독감에 걸린 사람에게 “의지를 강하게 가지면 다 이겨낼 수 있어”라고 응원하지는 않으면서, 마음이 아프다는 사람에게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지”, “의지만 강하게 먹으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야”라고 말한 적은 없었던가 하고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한 저자는 중3 시절 친구의 자살로 인해 감당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을 겪으며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한 자신의 이야기를 고백하면서, 진정한 심리 치유란 무엇인지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18가지에 이르는 각각의 마음의 무늬를 살펴볼 수 있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가 펼쳐진다. 두려운 마음을 가리기 위해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자기감정을 억누르는 민수 씨, 어둡고 불안한 남자에게만 마음이 끌리는 현지 씨, 어릴 때부터 엄마가 계획해놓은 스케줄대로 살아오느라 자기를 잃어버린 것 같다는 윤영 씨, 누군가가 칭찬하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쉽게 우울감에 빠지는 강현 씨. 

마치 실제 내담 사례를 들여다보는 듯한 다양한 인물들의 사연과 심경에 귀 기울이다 보면, 독자들 입장에선 내 이야기처럼 공감이 가면서 자신의 고질적인 패턴, 자기 패배적인 습관을 알아차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카운슬링을 받는 듯한 치유의 느낌을 경험하면서 ‘내 안에 이런 마음의 무늬가 있구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어루만지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방향을 잡아볼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 몸의 근육을 만드는 과정처럼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이뤄지는 변화의 여정을 간접 체험하면서 ‘과거의 나는 무슨 말을 듣고 싶었을까요?’, ‘어떤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바랐을까요?’라는 이 책의 물음에 스스로 답하게 될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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