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김민수 기자]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기업과 시장의 지형도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기술화, 정보화는 세계를 풍요의 시대로 이끌어 풍요로운 공급 속에서 한계비용은 0으로 치닫고, 이제 시장은 넘쳐나는 자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런 세상에서 기업들은 기하급수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있다. 기하급수 조직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급속도로 발전하는 기술과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자원들을 제품과 서비스에 활용해서 기하급수적 성장을 이뤄낸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구글, 우버,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처럼 수많은 기술과 자원을 연결해 활용하려면 내부 시스템과 운영이 매우 견고하고 정확하게 조정돼야 할 뿐 아니라 업무 형태와 성과 측정 방식, 리스트 대응 등 여러 면에서 기존의 기업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움직여야 한다. 또한 기존의 위계적 질서에 따라 지시를 받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아닌, 수평적이고 네트워크 위주의 협업이 중심이 되어 프로젝트를 공유한다. 따라서 기하급수 기업은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공유적인 성질을 지닐 수밖에 없다.

이런 기하급수 기업의 운영 환경을 만들어주는 도구의 하나로 OKR(Objective and Key Results, 목표 및 핵심 결과지표)이 주목받고 있다. 구글에서 사용된 것으로도 유명한 OKR은 기업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어떻게 달성했는지 추적할 수 있게 해주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다.

 

한 신생 기업의 고군분투 생존기에서 배우는, 지금 당신의 회사가 해야만 하는 일

이 책은 해나와 잭이라는 벤처기업가들의 가상 스토리를 통해 OKR을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자신의 팀 또는 회사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나와 잭은 모든 레스토랑에 좋은 차를 공급하고자 하는 목표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고객 확보와 내부의 분열로 어려움을 겪는다. 게다가 차 주문 시스템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아 실수로 고객을 잃고 투자자의 경고를 받는 등 경영 위기의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나 OKR을 도입함으로써 이들은 회사에 가장 중요한 일, 자신이 지금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어렵고 중요한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이들은 그들이 원하는 결과, 아니 그 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축하하는 자리를 갖는다.

사실 어렵고 중요한 일이 가장 힘이 든다. 그러나 해야만 하는 일이며 실행은 복잡하지 않다. OKR은 팀 또는 기업의 목표를 일원화함으로써 이 단순하고도 어려운 일을 하게 해준다. 주어진 기간 내에 목표를 완수하려면 다른 일에 마음을 빼앗길 여유가 없는 것이다.

특히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은 여기저기 마음을 빼앗기는 유혹에 휘둘리기 십상이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홍보도 해야 하고, 구인도 해야 한다. 심지어 이 책에 등장한 해나처럼 CEO가 주문 자료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온갖 일들 속에서 그들이 애초에 세웠던 목표를 향해 달려가려면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길밖에 없다. 이때 OKR은 이런 길에 필요한 지침이 되어주고 길잡이가 되어준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시장에서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구글이 왜 OKR을 선택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희소성의 가치가 사라지고 정보와 자원이 넘쳐나는 개방된 시장에서 휘둘리지 않고 살아남고자 한다면 조직의 혁신, 아니 벤처기업가들을 비롯해 개별 프로젝트를 이끄는 리더와 팀원들, 목표 달성을 고민하는 개인 모두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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