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새해 첫 소망을 이루는 행복한 통과의례

[시사매거진= 박상윤 기자]=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은 기해년 새해를 맞아 오는 설 연휴기간인 2월 3일부터 6일까지 충무로에 위치한 한국의집에서 <이땅의 굿, 굿도 보고 점도 치고>를 개최한다.

첫 번째로 2월 3일 국가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새남굿 전수교육조교인 이성재박수의 서울새남굿이 문을 열었다.

소원성취를 비는 새해맞이 예탐굿

‘예탐’의 뜻을 『조선무속고(朝鮮巫俗考)』에서는 예탐(豫探)으로 풀이하였는데, 집안의 경사스런 일을 조상들에게 미리 알려 재액(災厄)을 예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굿판은 새로운 한 해를 아무 탈 없이 잘 보내게 해 달라고 신께 대접하고 부탁하는 홍수막이이자 재수굿이고, 새해맞이 예탐굿이다. ‘정월에 드는 홍수 설날 차례로 막아내고, 이월에 드는 홍수 이월 영등으로 막아내고...’ 이렇게 일 년에 드는 열 두 홍수를 신년에 다 막아내자는 뜻으로 하는 홍수막이는 탈이 나거나 위험에 처했을 때 하는 일반굿처럼 치료하거나 사후처리에 대한 의례가 아니라 앞으로 닥칠 재앙이나 해로운 일을 미리 막아 내자는 예방의 의미에서 하는 것이다.

남쪽의 박수와 북쪽의 만신...

이 시대의 큰 무당 4인이 펼치는 <4일간의 신명나는 릴레이 굿판>

남남북녀 서울 박수 두명과 황해도 무녀 두 명이 나흘간 펼치는 이 땅의 굿은 그래서 “굿도 보고 점도 치고” 새해의 모든 액운을 미리 막아 달라고 하는 의미의 송구영신 천신굿이다. 4일간 매일,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번 굿판에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서울새남굿 전수조교인 이성재 박수, 서울새남굿 이수자인 이영희 박수, 황해도평산소놀음굿 이수자인 이용녀 무녀, 그리고 만구대탁굿 전수조교인 민혜경 무녀가 차례대로 한바탕 굿 잔치를 펼친다. 단순히 굿만 하는 일반 행사가 아니라 굿하는 중간 중간에 관객들에게 새해 운세를 점쳐주는 새해맞이 재수굿이다. 한편, 이번 행사의 사회는 ‘난장 최고의 입담’ 진옥섭 이사장이 직접 나선다.

굿도 보고 점도 치고 첫째날 박수무당 이성재 (사진= 박상윤 문화전문 사진기자)

굿판을 펼치는 무당도 기대하는 20년 만의 한국의집 큰 굿판

해마다 대동굿 형태의 굿판이 펼쳐지지 않은 것은 아니나, 내·외국인들의 관광명소인 한국의집에서 이처럼 제대로 된 굿판이 펼쳐지는 것은 1999년 김금화(서해안 배연신굿 보유자), 이선비(평산소놀음굿 보유자), 김황룡(퇴송굿의 명인) 이 세 만신이 펼친 “새천년맞이 황해도 굿 세마당” 이후 20년 만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에 굿판을 준비하고 있는 무당들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전통한옥 내에서의 제대로 된 굿판을 펼쳐보이고자 하는 설렘과 기대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굿판을 준비하는 무당들은 이번 굿판을 통해 전통문화로서의 무속을 재평가 받고자 하는 소망도 담겨 있다.

굿도 보고 점도 치고 첫날 서울새남굿을 진행하며 참여도 하는 진옥섭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 (사진= 박상윤 문화전문 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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