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전략과 지역 경제 활성화 필요

(시사매거진250호=김현지 기자)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성장이 둔화되고, 서비스업 개선 추세가 완만해진 가운데, 건설업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성장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지금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버린 부동산 시장의 원인과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2019년의 동향에 대해서 알아본다.

경제 침체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이러한 경기 모멘텀은 바닥을 다지고 이후 재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기존 주택 판매지표는 이전 패턴들과 정확히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 평균값을 하향 돌파했다.(사진출처_뉴시스)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연관성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경기가 좋지 않다고 주변에서 말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부동산 시장도 침체된다.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주택 시장은 경기 사이클이다.” 이것은 지난 2007년 8월 경제학자 에드워드 리머(Edward Leamer)가 발표한 논문으로, 그의 주장은 같은 해 12월, 글로벌 경제의 대침체(The Great Recession)가 시작되면서 아주 쉽게 증명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모든 경기 침체 전에는 항상 부동산 시장이 변곡점을 지나 하락 반전하는 모습이 선행되었다. 일례로, 각각의 경제 침체기 전에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 모멘텀(momentum: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거나 바꾸는 장면) 지표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으며, 다른 주택 관련 지표들 또한 경기 사이클에 대한 예측력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12월 6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준(Federal Reserve Economic Data, FRED)의 경제학자인 윌리엄 에몬스(William R. Emmons)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연관성에 대해 주택 시장 지표들 중 4가지를 선정해 제시했다.

 

1. 30년 모기지 고정금리(30-Year Fixed Mortgage Rates)

침체 시기별 30년 모기지 고정금리 추이

이 그래프는 30년 모기지 고정금리에 대한 1년 평균값 대비 상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2019년 4분기에 새로운 경제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각 침체기별 시계열 데이터는 침체 시작을 기준으로 앞뒤로 3년, 즉 총 6년의 시계열 데이터를 보여주고 있으며, 90년대부터 미국의 침체기를 경험한 시점은 각각 1990년 4분기, 2001년 2분기, 그리고 2008년 1분기로 보여 지고 있다.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모기지 금리는 일반적으로 경제 확장기의 마지막에 다다르면 급격하게 오르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경제 침체기가 도래하면서 모기지 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러한 경향은 경제 침체 시작 이후 보통 3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모기지 금리의 움직임은 이런 침체기 때의 모습과 그 패턴에서 일관성을 보이고 있으나, 패턴이 같다고 하여 향후 도래할 경제 침체가 2019년 4분기에 정확하게 온다는 것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이나마 예상해볼 수는 있다.
 

2. 기존 주택 판매(Existing Home Sales)

침체 시기별 기존 주택 판매 추이

기존 주택 판매 지표의 경우 앞서 언급한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와 정확히 반대되는 움직임을 선보일 수 있는 지표이다.

그래프를 보면, 기본 주택 판매는 경제 침체 시작 2, 3년 전에는 평소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다가 1, 2년 전부터 하락 추세를 띄고 있다. 경제 침체가 시작되는 순간에는 이러한 경기 모멘텀은 바닥을 다지고 이후 재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기존 주택 판매지표는 이전 패턴들과 정확히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 평균값을 하향 돌파했다.
 

3. 실질 주택 가격(Real House Price)

침체 시기별 실질 주택가격 추이

과거 세 번의 경기 사이클에서 부동산 실질 가격 변화 패턴들은 다소 상이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2008년 경기 침체 때의 실질 가격 모멘텀이 2년 전부터 급격히 하락하였으며, 실질 가격은 침체기 시작 이후 몇 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낮은 흐름을 보여 왔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90년대 초반에는 실질 가격의 악화가 그렇게 빠르게 발생하지는 않았으며, 심지어 2000년대 초에는 이러한 하락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4. GDP 대비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대한 비율(Contribution of Residential Investment to GDP Growth)

침체 시기별 주거용 부동산투자GDP 비율 추이.

전체 GDP 성장에서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주택 시장 사이클과 경기 사이클 간의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이 지표는 다른 지표들보다 조금 더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지표의 단위가 달러로 표시될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에 대한 수리, 개조 및 보수에 대한 투자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지표 또한 주택 실질 가격처럼 2008 글로벌경기 침체 때 가장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90년대 초와 2000년대 초에도 다소 하락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주택 지표들이 100%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 시장의 경우 정부의 정책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의 네 가지 경우를 본다면 경기침체와 부동산 시장의 연관성이 아주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는 향후 도래할 경제 침체를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부동산 불황…중국도 피할 수 없는 문제

지난 2014년부터 중국은 세계 각지의 부동산을 사 모으며 영토를 확장했으며, 중국 부동산 시장 가격은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았다. 하지만 중국 부동산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의 주가가 하루만에 80%나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고,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를 꺼리면서 외국 자본들이 무차별적으로 중국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 부동산 관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올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18일 다국적 상업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CBRE를 인용해 지난해 외국 기업들이 사들인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규모가 780억 위안(한화 약 12조 89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규모는 2005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금액이며, 같은 해 중국 상업용 부동산 거래(1000만 달러/한화 약 112억 원 이상)의 31%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또 다국적 부동산 서비스업체인 중국 콜리어스의 베티 왕 대표는 “과거 수년 동안 중국 부동산 매입을 준비하는 투자자들이 내게 매물이 얼마나 있냐고 물으면 나는 몇 개밖에 없다고 답했고, 그들은 화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하락은 홍콩 증시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날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자위안 인터내셔널’의 주가가 무려 80.6% 폭락해 2.5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이나 중국 본토 증시는 하루에 개별 종목의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폭이 제한되어 있지만, 홍콩 증시는 가격 제한폭이 없다. 자위안 인터내셔널은 새로운 부동산 플랜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양광 100’도 전날 64.6% 폭락해 60억 홍콩달러(한화 약 8600억 원)의 시가 총액을 날리는 등 부동산 관련주 대부분이 전날 급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지표가 하락세를 보이며 중국의 부동산 업계 발전이 전반적으로 정체되어 있고, 업계 선두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베이징을 비롯해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1선 도시의 신규 주택과 중고 저택 거래량도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시장 관망세도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중국의 부동산 거래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부동산 규제는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규제 보완 조치가 계속 발표되는 동시에 부동산 시장질서 정비 강도도 날로 강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값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간간히 급매가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손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거대한 거래 절벽에 직면했다.(사진출처_뉴시스)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은 ‘거래절벽’

계속해서 올랐던 서울의 집값이 지난해 11월 셋째 주부터 10주 동안 연달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년 3월 마지막 주부터 6월 둘째 주까지 12주 연속 하락한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다.

또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집값의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도 확연하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1월 16일 국토연구원의 ‘부동산 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5.4포인트 하락한 90.7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저치다. 이 수치는 최근까지도 부동산 상승장을 이어온 서울만 봤을 때, 지난달 기준 부동산 시장 심리지수는 93.9로 가장 높았던 지난해 1월(126.8포인트)에 비해 32.9포인트 하락했다.

부동산 매매시장과 전세 시장 심리지수 역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자심리지수는 104.9로 전월 대비 13.7포인트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전세 소비자심리지수는 95.9(11월)에서 82.5(12월)로 13.4포인트 낮아졌다.

또한, 이렇게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는 원인 1위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이 시장 전문가 86명을 대상으로 ‘주요 부동산대책 효과성 평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4.3점(5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3.7점),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 지정(3.6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3.5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3.4점) 순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일반 국민 2천 가구에도 ‘주요 부동산대책 효과성 평가’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반 국민들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3.5점)를 가장 영향력이 높은 변수로 꼽았다. 이어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조정대상지역 지정, 주택담보대출 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도 각각 3.3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간간히 급매가 이루어지는 편이지만 손에 꼽힐 정도라고 한다.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거대한 거래 절벽에 직면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월 17일까지 999건에 그쳤다. 한 달의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지난해 12월 2,302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인 것이다. 또한, 지난해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9월 1만 2,242건에 비해서는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와 같은 거래절벽이 1분기 내내 이어질지를 지켜봐야 한다. 이어진다면 가격 하락 분위기가 이어질 수도 있다”며 “거래 위축에 따른 시장 동력 감소가 후방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물론 지방 부동산 시장은 집값 하락 뿐 아니라 이미 미분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침체가 이어질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체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맞춤형 전략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여러 산업 시장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지역 경제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그 영향은 부동산 시장에까지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은 지역 경제 뿐 아니라 경제와 맞물려 있는 만큼 정부는 계속해서 규제를 강화할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과 어느 정도의 완화정책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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