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대표기업 노드시스템, 해외시장 진출
기술력이 힘, “러시아 국민휴대폰 사업 5억 달러 수주 계약”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력’하나로 러시아 시장을 뚫어 화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주관하는 국민 휴대폰 사업에 최초 참여하는 IT 벤처기업 (주)노드시스템이 그 주인공. 계약을 성사시킨 원동력은 다름 아닌 이 업체가 보유한 국제 특허기술. ‘싼 가격’을 무기로 다른 유수의 외국 기업과 경쟁해야만 했던 과거 한국 중소기업의 성장 동력 또한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설자리를 잃고 있는 지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승부해 IT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노드시스템의 이금석 대표를 만나보았다.


현재 러시아는 원유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풍족한 달러 지원을 확보한 상태다. 지난 2006년 4월 외환 보유 규모가 2,300억 달러였을 당시(2006년 12월말현재 3,000억 달러 보유) 러시아 정부는 때 맞춰 전반적인 사업기반 시설을 강화하고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도는 찾는다. 그리고 택한 것이 미래지향적 고부가가치 산업인 IT 산업을 육성하는 정책. 국민 휴대폰 사업의 뿌리는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잉태된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미국·중국에 이어 세계 3대 휴대폰 시장으로 꼽혀 왔으나 물량만은 전량 해외에서 조달해왔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개선, 자급시스템을 확충하기 위해 국산 브랜드인 국민 휴대폰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주)노드시스템이 맺은 계약은 러시아 정부의 ‘국민 휴대폰’공식 사업자인 NBK그룹에 반제품 500만대(5억 달러)를 납품하고 IT관련 제품(DMB, PMP, PDA 등)을 생산하기 위한 한·러합작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것. 조인식은 지난해 12월 20일(현지시각)러시아 모스크바 이즈마일로바 알파호텔 1홀에서 열렸고, 이금석 대표와 미하일 파블로비치(Mikhail Pablobich)NBK그룹 회장이 나란히 계약서에 날인했다.


러시아가 인정한 노드시스템의 기술
노드시스템이 공급할 휴대폰 기술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시청하고 싶은 채널을 자동적으로 설정해주는 ‘SCP모듈’. 이 기술은 자동 설정기능 외에 ▲채널 및 프로그램 시청률 조사 ▲광고 시청률 실사(實査) ▲시청자의 채널전환 및 채널선호도 조사 ▲TV시청 결과의 마일리지 적립 및 보상 시스템도 수반한다. 이 기술은 이미 2001년 그 우수성을 입증 받아 국제 특허를 얻은바 있다.
노드시스템의 이번 반제품 공급 계약 체결은 DMB, 와이브로, W-CDMA, 지상파 D-TV, VolP 등 모바일 미디어의 장래성을 염두 해 둔 러시아 기업의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말하자면 자격과 요건을 갖춘 기업으로 노드시스템을 선택했다는 것이 IT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계약을 성사한 노드시스템은 NBK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 모스크바 인근에 휴대폰 제조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NBK그룹은 공장부지 확보 및 공장 건설, 제조설비 확충을 담당하게 되고, 노드시스템은 대주주(51%)자격으로 기술력과 연구개발 장비 등을 출자하게 된다. 공장은 2007년에 건설되고, 노드시스템의 기술이 내장된 국민 휴대폰은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간다. 계약을 체결한 500만대의 경우도 이 공장에서 조립해 납품하게 된다.
현재 모스크바 외에 벨라루스와 남부 시베리아에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07년 6억7,600만 달러로 시작, 2008년 14억 500만 달러, 2009년 18억5,000천만 달러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노드시스템은 보고 있다.



국내최초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 개발
(주)노드시스템은 지난 2000년 2월 통신장비 개발 및 서비스 업체로 시작해 현재 5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벤처 중소기업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중소기업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노드시스템의 역사에는 한국 중소기업의 생존 전략이 감춰져 있다. 그것은 바로 ‘기술개발’.
노드시스템은 창사 이래 4년은 복합형 디지털 셋톱박스 개발에 주력했다. 이는 위성디지털 및 HD방송 수신은 물론 인터넷 검색과 녹화 중 저장, 홈뱅킹, 홈쇼핑 등의 기능을 갖고 있는 기술로써, 국내 최초로 개발된 것이다. 이 기술력은 2003년 12월에 중국의 진황도케이블방송과 차이나텔레콤에 1,300만 달러 규모의 디지털 케이블셋톱박스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실적으로 세상에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4년 하북성 친황다오시케이블방송에 디지털 방송용 셋톱박스 10만대를 공급하기로 계약함으로써 대외적인 공신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여기에 만족할 노드시스템이 아니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휴대용무선결제(POS)단말기 및 RFID리더기를 개발. 그리고 사평자동차그룹과 향후 2년간 3,200만 달러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지난해 10월 계약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중국 통광그룹과의 DMB부품 1억 달러 수주계약을 맺었고, 지난 1월에는 화재경비시스템에서 현장 동영상 수신 및 방제시스템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PDA를 개발해 화리통 고학기술유한공사와 5만대 납품 계약을 맺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렇듯 멈추지 않는 노드시스템의 무한질주는 부존자원이 없는데다 중국의 물량공세에 밀려 이제 가격 경쟁력마저 상실한 대한민국 중소기업들이 이제는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 상황이라는 점을 웅변하고 있다.



(주)노드시스템 이금석 대표 인터뷰
‘기술력으로 로열티 받고 국부 창출하는 계기마련’
이번 러시아 대규모 공급권 획득은 지난 8월 중국 통광그룹과의 DMB부품 1억불 수주계약과 11월 중국 공안부산하기관과의 PDA 5만대 계약에 뒤를 잇는 것으로, 노드시스템의 IT 핵심기술이 세계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노드시스템 관계자는 “DMB핵심기술, PDA제조기술, IT셋톱박스 기술 등 방송통신융합 시대를 앞서서 예측하고 개발해온 것”이라며, “이로써 연간 200만 달러 이상의 기술 로열티를 지급받게 됨으로써 국부창출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통광그룹과 DMB사업 합작 조인 내용에 대해
(주)노드시스템은 지난 8월 21일 중국현지법인인 루더퉁(북경)과기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통광그룹과 지상파 DMB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조인식을 가졌다. 이에 따라 노드시스템은 통광그룹의 디지털장비 자회사인 통광미전자유한공사에 천진시(중국 4대 도시이자 북방경제의 중심지)를 시작으로 중국 내 지상파 DMB컨설팅은 물론 송출·송신·중계에 관련된 장비와 단말기 및 핵심부품 등을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DMB뿐만 아니라 IPTV와 무선네트워크 장비도 공급하기로 했다.

■노드시스템의 향후 계획과 발전방향에 대해
중국은 현재 4억2천만명 이상의 휴대전화 사용자가 있으며, 2008년 북경올림픽을 맞이하여 올해부터 이동TV단말기를 본격적으로 양상, 보급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형 지상파 DMB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가장 높은 상황이다.
또한 노드시스템은 중국전자학회와 공동으로 마이크로프로세서 교육프로그램 인증사업을 펼치고 있다. 중국전자학회는 중국 내 전자관련 최고의 단체로써 전자관련 기업 및 전자관련 학과 교수 등이 회원으로 돼 있다. 노드시스템과 중국전자학회가 한중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하고 인증표준을 확정한 후 중국 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드시스템은 이를 통하여 마이크로프로세서 실험장비인 시뮬레이터의 공급라인을 확보하게 됐으며 교육인증과 관련한 교재 및 일체의 기자재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본 사업을 통하여 중국 전역에 교육 사업을 실시하게 돼 연간 10만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시뮬레이터 장비(판매단가 1만위안)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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