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알면 돈이 보인다’, 기업 날씨활용 급증
기상정보 활용으로 ‘비용절감’과 ‘매출신장’ 두 마리 토끼 잡아

에어컨과 난로, 우산과 썬크림 등 날씨와 직결되는 상품들이 있다. 이러한 상품들은 날씨에 따라 매출의 차가 확연해, 이들 상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에게 날씨는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요소가 된다. 그러나 이렇듯 눈에 보이는 날씨와 매출과의 상관관계 외에도, 기상이변으로 인한 물류 마비나 전력 공급 중단 등이 기업 경영의 변수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업이 날씨정보를 잘 활용하면 안전사고를 예방해, 피해를 최소화시키고 경비를 절감하며 매출을 증대시킬 수 있게 된다. 즉, 날씨가 돈이 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28일 기상청과 상공회의소는 기상정보의 기업경영 활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두 기관은 기상정보가 기업경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자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기업인을 우리나라 산업 및 경제발전과 국가경쟁력 제고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더욱이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기상정보를 기업경영에 활용해 비용 절감 및 매출 신장 등 날씨경영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 이에 발맞춰 기상사업자는 각 산업분야에 맞춤형 기상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기상정보가 널리 활용되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기상이변 산업에 치명적 영향
때 이른 무더위에 의한 청량음료 및 빙과업계의 매출 신장이나, 폭염으로 인한 에어컨 매출 증가, 겨울철 이상 고온으로 인한 의류업체 침체 등 일상적인 날씨변화는 관련 산업의 매출 증대와 감소를 가져오고, 생산 및 재고관리, 마케팅 활동 여하에 따라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도, 큰 손실이 발생하게 한다. 반면, 집중호우, 태풍, 폭설 등 극심한 기상재해는 공장, 각종 시설물, 매장 등 건물에 직접적인 재산상 손해를 끼치며 조업중단 및 침수, 물류차질로 인한 수출제품 선적 지연, 전산·통신장애에 따른 기회손실 비용 발생시키거나 인명피해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잃게 돼 경영상 손실을 가져오기도 한다.
이처럼 모든 산업은 날씨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날씨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날씨에 따라 기업의 수익에 영향을 받는 산업들이 나라마다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 이제 날씨는 한 기업을 떠나 나라 전체 GDP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96년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GDP 중 날씨에 민감한 산업 비중은 약 42%로 분석됐고, 이를 국내에 적용할 경우 GDP의 약 52% 산업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일본의 경우 80%에 달하는 기업이 날씨에 따라 수익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화가 진행되고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날씨에 대한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상현상으로 집중호우를 동반한 태풍을 꼽고 있다. 국립방재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최근 10년간 일 100㎜ 이상의 집중호우 발생일이 1970~1980년대에 비해 1.5배, 호우경보는 2배 정도 증가했음을 보여줬다. 이례적인 기상현상의 급증은 때로 산업을 마비시킬 정도의 심각한 피해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즉, 날씨가 시장을 움직인다고 말할 정도로 기상과 기후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날로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각 산업 분야의 기업들은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기업경영에 있어 다양한 형태의 기상정보를 활용,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이처럼 이윤 추구나 가치 상승을 목적으로 날씨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킨 것을 날씨경영이라고 한다. 날씨경영은 기업운영에 필요한 의사결정 또는 가치 사슬 단계에서 날씨의 영향을 고려하거나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영효율을 도모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미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공공부문은 물론 회사경영에 날씨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대중화돼 있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부터 날씨를 기업경영에 도입해 생산과 판매계획,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기상상태 변화, 마케팅에 반영

기상상태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와 구매형태의 변화를 기업의 마케팅계획에 반영하기 위한 이른바 ‘날씨마케팅’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음료나 주류, 빙과류, 의류, 냉 난방기 등과 같은 계절상품들에서 일찍부터 중요성이 인식돼 왔다. 에어컨 업체에서는 중장기예보로 생산량을 조절함으로써 막대한 이윤을 거뒀고, 유통업계는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면서 매출을 늘렸다. 건설업체들은 포인트예보를 이용해 공사기간을 조절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이들 모두가 날씨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현상은 농업, 수산업, 에너지, 유통, 레저 등 모든 산업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각 산업에 날씨가 적용될 수 있는 분야 역시 원자재구매, 제품판매, 생산량조절, 재고관리, 신제품 개발, 제품 구색 및 진열, 수요예측, 고객유치, 광고 등 실로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날씨를 기업 경영에 활용하는 ‘날씨경영’은 다음과 같은 장점을 갖는다. ▲재고를 줄인다 - 매출 자료와 과거 기상데이터를 이용, 제품별 기상요소와의 상관관계를 구하면 품목별로 정확한 수요예측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영하 5도(일평균)인 날 A편의점에서 일 평균 약 3백개의 캔커피가 판매됐다고 가정하자. A업체는 영하 5도의 기온이 예상되는 날 하루 이틀 전에 예년의 판매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루 평균 3백개의 캔커피 주문을 미리 낼 수 있다. A편의점으로서는 불필요한 과다주문을 방지, 재고부담을 줄이게 된다. ▲전략상품을 내세울 수 있다 - 기상특징이 서로 다른 지역은 그에 따른 상품판매량도 서로 다른 지역은 그에 따른 상품판매량도 서로 다르다. 따라서 그 지역의 기후에 적합한 제품군을 선별해 전략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건조한 지방에 위치한 가전양판점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가습기를 전략상품이나 미끼 상품으로 내거는 게 좋다. ▲최적의 유통경로를 정한다 - 농산물 등 날씨변동에 민감한 상품의 경우 유통도중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날씨에 따른 최적의 유통경로를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주일 뒤 폭설이 예상되는 경우 과일 도매업자는 상품을 일반 도로가 아닌 열차나 비행기로 배송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만 하다. ▲대리점 개설시기를 정한다 - 특정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선호도가 최고인 기상조건을 살핀 후 중·장기 예보를 이용, 적절한 지점 개설시기를 결정할 수 있다. 아이스크림은 더운 날씨에 잘 팔리는 대표적인 품목, 아이스크림 유통업체는 1년 중 가장 더운철을 선택, 대리점을 개설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효율적 매장개편을 할 수 있다 - 임계온도를 활용, 기상조건에 따라 필요한 상품코너를 확대하는 등 효율적인 매장 운영이 가능하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예상되는 해에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의 경우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용품 판매코너를 확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기업경영의 新핵심요소 ‘날씨’
이처럼 날씨가 기업경영의 새로운 핵심요소로 자리 잡기까지 날씨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은 많은 변화의 단계를 거쳐 왔다. 현재 날씨경영기법은 업종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유통, 레져, 패션, 에너지 업종 등의 수요예측에 필요한 Solution인 날씨위험관리(Weather Risk Management)이고, 두 번째는 건설, 지자체, 레저 업종 등의 방재용 Solution인 날씨통합시스템(Weather Integrated System)이다.
최근에는 기상이변이라는 거대한 위험요인의 등장으로 모든 산업 분야가 날씨로부터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되면서 기업들은 날씨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를 보이고 있다. 판매나 수익증대만이 목적이 아닌 기업 경영의 전 단계에 도사리고 있는 날씨위험을 관리 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게 됐는데 이를 ‘날씨위험관리(WRM)’라 부른다. WRM은 크게 Weather Risk Identification(리스크의 확인), Weather Risk Analysis(리스크의 분석), Weather Risk Treatment(리스크의 처리)의 과정을 통해 기업의 날씨위험관리현황 파악과 문제점 분석을 통해 앞으로의 수요예측과 매출 증대를 가능하게 해주고 있다. 즉, 기업의 공급체인관리(Supply Chain Management)과정과 가치사슬(Value Chain) 상에서 날씨와 관련된 경영위험을 제거해 준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안정적인 구매 가격확보, 적정 생산량 결정 및 적절한 생산 및 출하시기 선택, 매출 증대, 현금흐름관리 등을 효율적으로 도모한다.
한편, 기상재해는 그 원인을 억제할 수 있는 인적재해와 달리 발생 그 자체를 줄이기는 어렵다.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피해를 사전에 예측하여 최대한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어느 산업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기상재해의 피해를 줄이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비용절감과 안전관리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하나의 날씨서비스를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정밀한 기상예보서비스와 함께 기상장비를 활용하는 방안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날씨의 위험이 존재하는 산업현장에서의 기상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어 보다 효율적인 관리와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위험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예보와 위험징후를 신속히 알 수 있는 관측정보의 조합은 날씨의 위험요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 하게 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날씨통합시스템(WIS)’ 솔루션은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WIS란 해당산업의 특성에 맞는 기상관측장비의 구축, 기상정보시스템의 운영, 산업별 특화된 날씨서비스의 활용, 다양한 매체를 통한 정보전달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상재해로부터 발생하는 경영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처방안 모색으로 구성된 보다 통합적인 날씨경영 솔루션이다. 날씨에 따른 수요의 변동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 WRM이라 한다면 WIS는 기상장비를 활용한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날씨경영방안이며 직접적인 기상재해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방재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WIS는 건설, 선박, 도로관리, 선박제조, 농업 등의 분야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리 회사에 맞는 ‘날씨경영’ 실천
그렇다면 기업에서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날씨경영’은 어떤 것이 있을까?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지난해 ‘날씨정보, 돈 된다’ 보고서에서 빈번한 기상이변 시대를 맞이해 국가경제와 시민, 기업들 모두 경제적 손실을 보고 있다며, 기업은 ‘날씨경영’을 통해 위기요인(부정적 영향)을 최소화시키고, 기회요인(긍정적 영향)을 극대화시켜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당부와 함께 다음과 같은 ‘날씨경영’ 실천 방안을 제안했다.
▲우리 회사, 우리 사업의 날씨위험도를 분석하라 - 우리 회사가 날씨로 인해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제품설계, 생산, 유통, A/S단계 등 경영의 전 부문에 대해 세밀하게 분석토록 해야 한다. 즉, 기온, 강수량, 바람 등의 변화로 영향을 받는 상품이나 제품은 무엇인지? 신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할 것은 없는지? 판매량을 늘릴 제품은 없는지? 계절별로 위험 및 기회요인은 무엇인지? 등이다. ▲유료 날씨정보를 이용하라 - 기업 활동을 전개함에 있어 날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기상사업자의 유료 날씨정보를 바탕으로 생산, 공정, 판매, 행사 계획 등을 수립해야 한다. 날씨와 판매량 및 매출액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고, 지역별, 제품별 날씨정보를 바탕으로 특정 제품의 마케팅 전략에 활용한다. 필요하다면 자체 날씨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경비 부담 등으로 무료 정보를 원할 경우, 기상청, 기상사업자의 무료 정보를 최대한 활용한다. 일본, 미국의 날씨정보도 같이 비교하면서 활용하는 것도 좋다. ▲대안을 마련하라 - 우리나라 기상청의 날씨예보 정확도는 현재 87% 수준으로 100% 정확하다면 좋겠지만 현대 과학기술로는 아직 한계이다. 따라서 날씨정보에 입각해서 날씨경영을 준비해 나가되 빗나갈 경우의 리스크 회피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날씨변화에 따른 추가 이익과 추가 손실, 최대 이익과 최대 손실 가능성 등을 분석해서 적정한 가이드라인을 책정해 둬야 하고, 풍수해 보험, 화재보험상 특약, 날씨보험, 날씨파생상품 등의 제도적 장치를 활용해야 한다. ▲날씨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라 - 날씨관련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일반 시민들이 날씨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소비자, 시민들의 날씨에 대한 관심이 계속 증대하고 있으므로 날씨관련 생활용품과 IT, 건강(웰빙), 친환경과 복합된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2007년 ‘엘니뇨의 재앙’…역사상 가장 덥다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현상의 결합으로 올해는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의 일간지 인디펜던트 인터넷 판은 지난달 1일 영국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 기후연구소장인 필 존스 교수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영국 기상청도 지난달 4일 올해 지구 온도가 지난 1961~1990년 평균 기온인 섭씨 14.0도 보다 0.54도 높은 14.54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역사상 가장 더웠던 98년 14.52도를 웃도는 것이다.
필 존스 교수에 따르면, 올해는 지구 온난화 현상이 태평양 해수면 평균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현상으로 인해 가속화 될 것이라며, 때문에 역사상 유례가 없는 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음은 북극 빙하가 녹아내리고 아프리카에 가뭄이 계속되는 등 여러 현상을 통해 이미 충분히 입증됐다.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지구의 평균기온은 10년에 0.2도씩 상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올해엔 심각한 엘니뇨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고돼 기온을 더욱 상승시킨다는 것이다.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정상치보다 높아지면서 기상이변을 초래하는 엘니뇨는 2~7년 마다 반복돼 왔다. 가장 최근에는 1998년 극심한 엘니뇨가 발생해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 이 주기가 돌아온 것. 이미 태평양 지역에 엘니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기후협회(WMO)는 엘니뇨현상이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엘니뇨로 인해 지구 온도가 올라가기 까지는 시차가 있고, 보통 4개월이나 이보다 좀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존스 교수는 올해는 영국 전역에서 폭풍우로 새해가 시작됐으며, 앞으로 1년 동안 극한 패턴들이 나타나 기아와 난민 문제로 허덕이는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동북부 및 인도네시아 등지에 극심한 가뭄이,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대홍수가 덮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극지방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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