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돌풍…가격경쟁력 높아

 
중국 IT기업들이 무서운 기세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때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던 샤오미((小米·좁쌀이란 뜻)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을 정도. 국내 고가의 스마트폰 시장에 저렴하지만 실속 있는 기기를 선보를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이제 샤오미는 삼성과 애플을 넘보는 무서운 좁쌀로 성장했다.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서 중국의 공세가 심상치 않다. 중저가폰은 대부분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품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 알뜰 소비심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 IT기업의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문에 파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샤오미와 화웨이를 비롯해 지난해부터 국내에 판매되는 중국산 중저가폰은 5종이 넘는다. 특히 샤오미는 중저가폰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샤오미는 중국 기업으로서는 뛰어난 품질을 선보인 탓에 한때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실속 있는 성능과 가격으로 이제는 ‘대륙의 실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샤오미 제품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못지않은 디자인과 성능을 갖춰 이미 ‘미 팬(Mi Fan)’으로 불리는 마니아층까지 형성했다. 홍미노트와 미패드, 디지털 체중계까지 줄줄이 흥행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만 원대 초반의 ‘홍미노트2’는 중국 출시 한 달 만에 200만 대 이상 판매됐다. 이 제품은 해외구매 대행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출시된 레노버의 태블릿형 스마트폰 ‘팹플러스’는 넓은 화면과 인기 가수 ‘하니’를 내세워 3차 물량이 완판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출고가는 39만 9,000원이다.
샤오미는 주로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유통 비용을 줄였다.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마케팅으로 이용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제품 개발에 반영했다.
지난 1월22일 출시된 SK텔레콤의 중저가 단독폰 ‘쏠’은 중국 기업 TCL알카텔이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출고가 30만 원대’를 맞추기 위해 중국 제조업체를 택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중저가폰 돌풍을 일으킨 일명 ‘설현폰’으로 불린 ‘루나’의 후속작이다. 지난 2015년 9월4일 SK텔레콤과 TG앤컴퍼니가 선보인 전용단말 ‘루나’의 출고가는 44만 9,900원이다. 출고가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단말 가운데 출시 3개월 만에 15만대 판매를 기록한 모델은 루나가 처음이다. 루나는 출시 3주 만에 재고가 전량 소진되고, 출시 3개월에 누적 판매량 12만대를 돌파하며 중저가폰의 위상을 높였다.
지난해 12월16일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선보인 화웨이Y6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저가인 15만 4,000원에 판매된다. Y6는 공시 지원금을 받으면 단말기 값이 전혀 들지 않는 ‘공짜폰’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2만 대 이상 팔렸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는 “Y6 출고가 15만 원대는 중국이 제조했기에 가능한 가격”이라며 “화웨이의 저가폰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국 IT기업은 이제 스마트폰뿐 아니라 텔레비전 등의 대형 가전에서도 두각을 드러낸다. 이번에도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을 무기로 내세운다.
중국 최대 가전기업 하이얼은 중국에서만 판매해온 TV 브랜드 ‘무카(MOOKA)’를 국내에 최근 선보였다. 32인치 LED TV가 29만 9,000원이다. 삼성·LG전자는 비슷한 사양의 제품을 40만~50만 원대에 팔고 있다. 하이얼은 거의 반값에 제품을 파는 셈이다. 다만 제품은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
하이얼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사업부를 54억 달러(약 6조 6,000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중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은 바로 ‘가격’이다.
▲ 지난해 11월26일 류더(劉德) 샤오미 부회장(디자인 총괄)이 서울 강남구 ‘2015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 특별강연에서 이 같은 ‘혁신스토리’를 전파했다.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건 바로 가격 경쟁력에서 우수했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보조배터리를 시작으로 이어폰, 태블릿, 스마트폰, 전동휠, USB 선풍기, 스마트밴드, 드론, 액션캠 등 IT제품군이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다.
에누리 가격비교 관계자는 “샤오미, 시마, SJCAM과 같이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이 가성비를 장점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인 레노버의 경우 IBM 노트북 브랜드인 씽크패드 라인업을 인수한 뒤 ‘중국산 =저가형’이라는 이미지를 희석시켰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내 중국 제품의 선전에 대해서는 ”결국 핵심은 가격”이라며 ”다른 국내외 제조사 제품들에 비해 성능이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데다가 가격이 현저하게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어떤 제품군이든 중국산 제품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빠르게 시장가격이 떨어지면서 대중화로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 지난해 12월16일 LG유플러스가 단독으로 선보인 화웨이Y6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저가인 15만 4,000원에 판매된다. Y6는 공시 지원금을 받으면 단말기 값이 전혀 들지 않는 ‘공짜폰’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2만 대 이상 팔렸다. 사진은 화웨이 Y6 화이트 및 블랙
중저가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과 중저가로 세분화되면서 상당수 후발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중저가폰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 삼성의 양강체제가 공고하다.
프리미엄 시장의 극심한 경쟁으로 중저가폰이 또 다른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휴대폰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과 중저가 시장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어 향후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프리미엄 시장에서 열세에 놓인 업체들도 중저가 시장에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열기가 둔화되는 가운데 가격 대비 사양이 뛰어난 중저가폰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며 “기술과 디자인이 상향평준화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중저가폰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자료_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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