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스틸컷

[시사매거진=박한나 기자]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제작 단계 중 가장 큰 과제는 바로 호텔의 명성에 어울리는 장소를 찾는 일이었다. 호텔의 전성기인 1930년대, 그 이후 파시즘에 장악 당하는 모습, 그리고 공산주의 시대에 몰락하는 모습까지. 호텔은 시대에 따라 여러 변화를 거치게 되므로 제작진은 유럽적인 특징과 함께 시각적인 유연성도 엿보이는 장소를 찾아야 했던 것.
 
가장 먼저 염두에 둔 곳은 유럽에 위치한 리조트와 호텔들이었으나 이들 대부분은 철거 또는 대대적인 재건축 작업이 필요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제 호텔 촬영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대신 우연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독일 동부 도시 ‘괴를리츠’에 있는 거대한 백화점을 발견했다. 제작진은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는 텅 빈 백화점 안에 시대를 반영한 고풍스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세트를 지어, 기상천외하고 미스터리한 사건이 펼쳐질 주요 무대를 완벽하게 탄생시킬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괴를리츠에서는 고딕 양식과 바로크 양식에서 근대적인 아르누보의 곡선이 돋보이는 특색 있는 건축물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어 주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촬영지로 낙점되었다. 다른 촬영도 괴를리츠의 인근 지역에서 이뤄졌다. ‘체크포인트 19 감옥’은 1시간 거리에 있는 츠비카우에서, ‘멘들스 빵집’과 ‘미술관’은 드레스덴에서 찾았지만 단 하나 예외가 있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제작진은 호텔 외관을 정교한 미니어처 세트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구스타브와 제로가 모험을 떠날 때 등장하는 케이블카와 스키 추격신 역시 대부분 미니어처 세트에서 촬영되었다. 창고에서 미니어처 모델을 만들어 외부로 옮겨와 자연광 아래서 카메라로 미니어처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며 촬영을 진행해 자연스러움을 극대화시키고자 했다. 가장 큰 스케일의 주요 스키 추격신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캐릭터들을 만들었다. 이 작업을 위하여 앤더슨 감독은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Mr. 폭스>에서 함께 했던 이들과 조우했다. 

프로덕션 디자이너 애덤 스톡하우젠은 “한 장소에서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매트 페인팅(합성 배경 그림), 미니어처 세트, 그리고 다른 장소로 나뉘어서 하나로 완성된 경우가 많다. 힘든 도전이었지만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제작진들이 매 순간 모든 장면들과 배경에 얼마나 많은 심혈을 기울였는지 확인시킴과 동시에 영화에 대한 높은 완성도를 자신하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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