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씩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낸 속담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모든 속담이 적재적소에 쓰이는 것을 보면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 선견지명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다.

내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음주가무를 즐기는 천하의 한량이었을 것 같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시대가 좀 바뀌었을 뿐이지 나는 여전히 놀고 싶다.
하지만 놀이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나는 먹고 마시는 놀이에는 별 관심이 없다. 나와 내 주변, 그리고 이 세상에 무언가 도움이 되는 그런 놀이를 원한다. 혼자 놀 수 없으니 같이 놀 사람이 필요한데, 이왕이면 나와 뜻이 비슷한 사람과 놀고 싶다. 또한 내가 그런 사람들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
그래서 최근에는 미인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Miss Global Beauty Queen 2015는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세계 속에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최고의 행사다. 이는 국민의 축제이자 국가 뷰티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초석이다.

미인대회가 열리는 기간 동안 글로벌 미인들과 캠프파이어도 하고 후원의 밤도 개최한다. 이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이며, 평생에 한 번 있을지 말지 모를 환상적인 놀이인가. 자국에서는 이미 미인대회 우승자로 유명한 그녀들의 말 한마디가 우리나라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고, 향후 이는 우리나라 뷰티, 관광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끝까지 이 놀이를 재미있게 이끌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또 한 가지 놀이가 내게 찾아왔다. 어느 지인이 혼탁한 서울에서 벗어나 진천군 어느 공기 좋은 곳에서 같이 고기도 구워먹고 복숭아도 따먹으며 그렇게 숨 좀 쉬며 지내자고 했다. 책, 돈, 일, 직원들… 모두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자고 했다. 나는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끝없이 펼쳐진 산새에 흐르는 계곡하며 입지조건이 신선놀음을 하기에 아주 그만이었으나, 지인도 나도 이곳에서 좀 더 보람있는 놀이를 하고 싶어졌다.
요즘은 경제가 어렵고 살기가 힘들다보니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더 좋은 차, 명품, 아파트… 이를 갖기 위해 죽기 직전까지 일만하다 정작 자신은 아무것도 누려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한데, 정작 돈 없이 쉴 곳은 없다. 아직은 아우트라인도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 사람들이 함께 놀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 본다.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올해 메르스까지, 경기가 최악인데다 이렇게 놀다보니 나도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게 어깨를 짓누른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선조들은 이 기막힌 이치를 어떻게 알았는지 경이롭기만 하다.
모든 놀이가 끝난 것 같다가도 어느 새 나는 또 새로운 놀이에 빠져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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