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Taurus) 정민정 대표

- 스테이크 하나에 올인, 30년 경력 셰프의 고집과 소신

토레스(Taurus) 정민정 대표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오랜 시간의 연구와 노력, 시행착오가 어우러져야만 ‘최고’라는 경지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이들 모두가 입을 모아 최고라 평가하는데도 섣불리 최고를 논하기 보단 ‘최선’을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소신을 가진 사람은 그보다 더욱 적다. 부산광역시 남포동 거리에 위치한 팬스테이크 전문점 ‘토레스(Taurus)’의 정민정 대표는 스스로를 일컬어 ‘요리를 잘하는 사람’보다는, ‘자신이 알고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 말하길 주저하지 않는다.

‘토레스’는 이미 부산시 전역과 남포동 일대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잘 알려진 맛집 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부드럽게 숙성시킨 최상급 육류와 신선한 채소, 신안 천일염 등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해 정성을 다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외식 업종에 몸을 담아왔습니다. 셰프로서의 활동은 물론이고,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R&D 총괄 담당과 창업컨설팅도 진행하며, 외식 산업에 대한 경험을 두루 쌓아왔습니다”라며, “외식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느낀 것은 고객에게 있어 ‘음식이 주는 행복감’이 무척이나 크다는 점이었습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은 기억은 오래도록 머리와 가슴에 남아 행복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이에 저 또한 직접 좋은 음식, 맛있는 음식에 대한 경험을 더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토레스’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창업을 결심한 그가 선택한 아이템은 바로 ‘스테이크’였다. 수많은 외식메뉴들 가운데서도 재료의 품질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지는 대표적인 음식인 동시에, 쉽사리 접하기엔 부담스러운 값비싼 음식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 대표는 좋은 음식을 많은 사람들이 더욱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자, 스테이크 메뉴의 가격대를 2만 원 안팎으로 맞췄다. 여타 스테이크 전문점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한 가격이지만, 식재료의 품질과 맛만큼은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을 지켜가겠다는 것이 ‘토레스’를 오픈한 뒤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그의 각오다.

“기본에 충실한 맛, 정성을 다한 요리로 이 자리를 지켜가겠습니다”

부산 지역민들이 ‘토레스’를 이야기할 때 ‘뛰어난 가성비’와 함께 빼놓지 않고 언급하는 키워드는 바로 ‘질 좋은 고기’다. 토레스에서는 최상급 고기만을 선별하는 것은 물론, 고기의 ‘근막’을 말끔히 제거해 입 안에서 녹아드는 최상급 육질 본연의 식감과 맛을 살려내는 데에 주력한다. 정 대표는 “가끔 처음 방문하는 고객 분 중 추천메뉴를 여쭤보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에 대해 저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스테이크’라고 말씀드립니다. 함께 즐길 수 있는 메뉴로서 저희만의 피자나 파스타 등도 선보이고 있지만, 스테이크의 맛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 선에서 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 더 큽니다”라고 밝혔다.

두껍고 무거운 주물 팬 사용을 고집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섭씨 130~200℃의 높은 온도에서 고기를 조리할 때 나타나며, 고기의 맛을 더하는 ‘마이야르 반응’을 유도하고, 오랫동안 유지시키기 위해선 주물 팬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대표는 “무조건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우선되는 건, 변함없는 모습으로 이 자리를 오래도록 지켜가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유행에 따라 생겨났다가 금방 사라져버리는 가게가 아닌, 10년이고, 20년이고 스테이크가 생각날 때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가게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당장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프랜차이즈에 대한 문의를 하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직접 운영하고, 직접 요리하지 않는다면 ‘토레스’가 추구하는 맛과 가격을 지켜가기는 힘들 거라는 생각에 이를 가장 먼저 되묻곤 합니다”라며 외식업에 대한 특별한 마음가짐도 본인의 철학이 담긴 가게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요소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는 최근 이러한 철학이 담긴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또한 다른 이의 손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그를 움직이는 원동력일 것이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기본에 충실한 맛, 기교를 부리기 보다는 정성을 다하는 요리로 고객과 함께 하고 싶다는 정민정 대표의 바람이 앞으로도 오랫동안 계속되길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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