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이자 경제 먹거리로 각광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1편이 개봉되었던 1984년 겨울, 세계는 로봇이 지배할 미래세계의 한 단면을 보았고, 가벼운 충격에 휩싸였다.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으로 치부할 수도 있었지만 막연한 불안감은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2015년 현재, 세계는 ‘킬러 로봇’ 개발을 코앞에 두고 있다.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테슬라 최고경영자 엘론 머스크,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 등을 비롯한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 1천여 명은 ‘킬러 로봇’이 국가 간 군비경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전 지구적 차원에서 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하지만 컴퓨터 기술과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향후 20년 안에 킬러 로봇 개발은 현실화할 전망이다.

[시사매거진] 로봇 보급 사업은 로봇 제품과 서비스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대표적 비(非)연구개발 지원 사업이다. 여기서 연구개발이라 하면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거나 기존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창조적인 노력이나 탐구활동으로, 상업화하기 이전단계의 모든 과정을 통칭한다. 때문에 비(非)연구개발 단계란 이러한 연구개발 단계를 거쳐 상업적 시험생산에 접어든 것이라 할 수 있고, 이는 곧 로봇사업이 이미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뜻이다.

   
▲ 정경원 로봇진흥원 원장

때문에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로봇산업이 더 이상 신성장동력이 아닌 ‘현성장동력’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세계적 추세에 힙입어 국내도 로봇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으며,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로봇산업클러스터 구축도 완료된 상태다. 국내 로봇산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원장 정경원)은 최근 이 지역으로 청사 부지를 이전하며 로봇기업 집적화를 위한 혁신에 총력을 기울였다.

본관을 비롯해 표준시험인증센터, 로봇혁신센터, 로봇협동화팩토리 등 4개 동을 구축하고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입주공간도 따로 60개실을 만들었다. 이들 입주기업들은 시설 내 표준시험인증센터는 물론 장비지원실, 엔지니어룸, 인력양성실, 세미나실, 식당 등의 부대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정 원장은 “2017년까지 장비지원실에는 로봇제품 설계와 디자인, 시제품 제작, 성능평가와 품질인증 등을 위한 장비 83종 121대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며 “올해에만 로봇기업 지원사업으로 창업이나 기술사업화촉진지원, 시장창출형 로봇보급사업, 수출지원 등에 약 190억 원을 지원 중이다. 또 지역 로봇분야를 중심으로 기계, 자동차부품 등 연관산업과의 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긴밀한 교류협력을 진행할 것이다. 그래서 로봇기업의 수요 확보와 연관산업 분야 로봇산업 진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정 원장은 “로봇산업 클러스터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생산액 6116억 원, 부가가치 1451억 원, 고용창출 2,442여 명 등이 유발할 것으로 계산된다. 이는 곧 대경권 산업의 성장을 촉발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다”라며 “이것이 곧 창조경제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를 키워온 우리나라는 그동안 의존해온 제조업이 주춤하면서 수출동력도 잃어버린 상태다. 하지만 IT를 비롯한 사물인터넷(IoT), 로봇산업 등 신산업분야를 적극 개발해 제품생산과 함께 수출로 이어가야 한다. 그러면 이것이 바로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다”고 역설한다.

이쯤에서 문득 드는 의문이 있다. 로봇의 정확한 정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정 원장은 “사람이 두뇌를 가지고 생각을 하듯이, 로봇도 외부상황을 인지해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아직은 초기 단계”라는 정 원장은 하지만 값 싸고 질 좋은 안전한 로봇을 자꾸 만들다보면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인다.


“우리나라에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기업은 400개 내외밖에 없다. 그나마 이중 95%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영세한 중소기업이다 보니 질 좋고 안전한 로봇 개발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네이버가 로봇 개발에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것을 계기로 대기업들의 관심도 커져 미래 성장동력인 로봇산업에 일조를 했으면 하는 희망이자 바람이 있다.”


이어 로봇도 융합이라는 정 원장은 건설,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을 접목해 로봇을 생산하는 기업도 성공하고 로봇기술도 발전할 수 있는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모델들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때문에 창업을 할 경우에는 로봇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공급 측면과 공급된 로봇을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수요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봇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창업하는 사람들에게는 창업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창업비용 3천~5천만 원을 지원한다. 또 로봇분야 선두기업들이 멘토가 되어 창업멘토링부터 시작해 클러스터 사업단의 기반구축팀과의 협업까지 전 과정을 도와주고 있다”는 정 원장은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출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국 로봇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어 중국 쪽에 대한 지원을 적극 늘리고 있다. 대학과 연계해 로봇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양성은 물론 새로운 기술이나 동향을 알려주고 교육도 시킨다. 이밖에 로봇기업들의 연구결과를 제품화하거나 사업화하는 분야도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클러스터에 입주한 로봇기업들은 설계, 가공, 디자인, 개발장비, 개발된 로봇의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장, 만들어진 로봇의 성능을 시험하고 평가할 수 있는 평가장 등 최첨단 장비들도 지원받을 수 있다”고 추천한다.

2011년 부터 2013년까지 초등학교 교과목에 로봇과정을 도입하기 위하여 시범학교를 운영하였으며, 그 결과 2015년 초등학교 실과과목에 로봇교육이 포함되었다. 뿐만 아니라 2018년 초중학교에 SW교육이 의무화됨에 따라 현재 로봇을 활용한 SW코딩교육 활성화를 위해 교육학술정보원과 협업으로 17개 실험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주로 로봇을 활용한 창의교육을 접하기 어려운 농어촌 지역의 초등학교 38개를 선정해 로봇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정 원장은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이 살아있다며 학생들의 관심과 성취감이 높아 대한민국의 로봇 미래는 매우 밝다고 기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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