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신임 초강수 철회

[시사매거진] 지난 9월 21일 문재인 대표가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언을 철회함으로써 ‘재신임 정국’이 일단락됐다. 문 대표가 재신임 카드를 던진 후 12일 만이었다.
문 대표는 당 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총선 대비 공천개혁안에 대한 주류-비주류간 진통이 길어지자 ‘재신임’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 혁신위는 전략공천위원회·비례대표공천위원회 구성을 비롯해 경선규칙 등을 아우르는 10차 혁신안을 발표했고, 비주류 측이 이에 반발하면서 내홍이 시작됐다.

   
▲ 문재인 대표는 당원과 국민에게 재신임을 물어 어느 한쪽이라도 불신임이 결정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초강수를 두었지만 12일 만에 철회하고 당론을 따랐다.


주류 측은 비주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혁신안을 상정, 원안에 부칙을 달아 이를 통과시켰다. 이후 직후, 문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혁신안이 끝까지 통과되지 못하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라며 “혁신안의 처리과정과 함께 재신임을 당원과 국민들에게 묻겠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문 대표는 당원과 국민에게 재신임을 물어 어느 한쪽이라도 불신임이 결정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국정감사 기간에 던져진 문 대표의 재신임 선언에 당황한 것은 비주류였다. 모든 당내 문제는 국감 이후로 미루자고 했지만 문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결국 혁신안은 9월 16일 중앙위원회의에 상정됐고, 비주류가 퇴장한 가운데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됐다. 문 대표의 첫 승리인 것이다.
 

이후 당내에서는 중앙위원회의에서 혁신안이 통과된 것을 사실상 문 대표가 재신임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했다. 재적 160명 중 93명이 참석,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철회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문 대표는 결과를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했고, 이로써 12일 간의 재신임이라는 초강수는 수습되었다.

   
▲ 정치 재개를 선언한 민주당의 ‘새로운시작위원회’ 김민석 의장이 야권 재창출에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치 총아 김민석 의장, 돌아오다

원외 정당인 민주당의 ‘새로운시작위원회’ 의장을 맡은 김민석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9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민주당 중앙당 서울특별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열린우리당으로 돌아갔다’며 야권 재창조의 방안을 만들고 민주당의 진로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야권에서의) 신당창당은 역사성과 뿌리가 느껴지지 않고, 기성세력이라고 하면 자리바꿈에 불과하고, 해서 야권 ‘재창조’라고 하고 싶다”며 “여기서 역사성이라 하면 신구 정치가 조화되는 것이고, 새로움이라 하면 새로운 인물의 영입과 기존 세력의 조화인데, 이런 것들이 잘 조합되어야 한다”고 말해, 새정치민주연합의 계파간 선을 분명히 긋고 있는 혁신안에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정치 재개를 선언한 김민석 의장이 야권 재창출에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민석 의장은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86그룹 정치인으로, 32살이던 15대 총선에서 영등포을에서 당선, 국회에 입성했다. 하지만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하고, 정몽준 의원의 ‘국민통합21’로 이적, 철새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08년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5년 동안 피선거권을 제한받았으며, 최근 복권됐다.

   
▲ 김무성 대표의 사위가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됐다가 두 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김무성 사위 때문에 ‘곤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8월 28일 둘째 딸과 결혼시킨 사위 문제로 곤혹스런 입장에 빠졌다.
김 대표의 사위인 이모 씨(38)는 15차례나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두 달 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여서다. 그는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의사, CF 감독 등과 서울 시내 유명 클럽이나 지방 리조트 등에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6월엔 필로폰 1g(약 30회 투약분)을 사들인 뒤 곧바로 다음 날 2g을 또 구입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구속된 그는 2월 7일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받았다. 이 때문에 유력 정치인 인척이란 이유로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터져 나온 것.


김 대표는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혼 전에 관련 사실을 알고 파혼을 권유했으나 딸이 결혼을 고집해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며 “부모된 마음에 자식한테 ‘절대 안 된다. 파혼이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설득했지만 딸이 ‘사랑하는 사람인데 잘못한 것 내가 다 용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식은 못 이긴다 부모가. 사랑한다고 울면서 결혼 꼭 하겠다는데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단 정면돌파를 통해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본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사위의 일이고, 결혼 전에 벌어진 일 인 만큼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설명할 것은 설명해 의혹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가 그런 점에서 이날 바로 입장표명을 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서는 사위의 마약 문제가 불거진데 대해 민감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 내 권력암투가 시작됐고,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 지난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장·군수·구청장과의 오찬에 참석해 지방자치 20년 동영상을 시청하는 전광삼 전 장관.

청와대 참모진 총선행 시작되나

청와대 참모진의 내년 4·13 총선 출마가 얼마나 이어질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는 전광삼 춘추관장의 갑작스런 사임이 불씨를 놓은 셈이다. 전 전 관장은 9월 22일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성공이 국가발전과 국민들 행복과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많이 도와달라”며 사표 제출 소식을 알렸다. 전 전 관장은 이 자리에서는 사퇴 이유에 대해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언급했다.
전 전 관장은 서울신문 출신으로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실 실무위원 등을 지냈으며 19대 총선에서 영양·영덕·봉화·울진 선거구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한 바 있다. 그는 고등학교를 나온 대구나 고향인 경북 울진 등에서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전 관장의 사임은 청와대 전현직 참모진의 내년 총선행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여권에서는 대구·경북(TK) 물갈이설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들의 총선 차출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던 참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9월 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방문하면서도 여느 지방 순회 일정과 달리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을 단 한명도 호출하지 않으면서다.


반면 당시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수행했던 안종범 경제수석, 신동철 정무비서관,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은 대구에 연고가 있어 총선 차출설이 나돌았다. 또 지난해 2월 임명돼 1년 7개월 넘게 대변인으로 있는 민경욱 대변인도 고향인 인천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현직 참모들은 현재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만 밝힐 뿐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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