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동 목사

(시사매거진249호=장경동 칼럼위원) 대부분의 남자는 여자에게 장가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는 결혼 전에 했던 노력의 반의반만 해 주어도 좋으련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합니다. 결혼 후 남자가 변하는 잉는 여자와 결혼하려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 거지요.

사랑은 길게 가야 하는데 남자들은 여자를 얻기 위해 한꺼번에 사랑을 쏟아 붓는 경향이 있습니다. 남자들의 결정적 약점이지요. 그러니 결혼한 후에 그 사랑이 고갈되는 건 당연한 이치이지요. 그러면 왜 사랑을 한꺼번에 다 쓸까요? 그러지 않으면 여자를 데려올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낳은 후에 아내들은 걸핏하면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말합니다. 반면 남자들은 웬만큼 몸이 아파도 아내에게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내들이 아프다고 하면 큰 병이 아닌 한 엄살을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남편들은 아내가 아프다고 하면 “당신만 아파? 나도 아파!”라고 타박하거나 “또 아파? 그럼 병원 가!”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참으로 아내를 서운하게 합니다. “당신 많이 아파? 어디가 그렇게 아파?”라고 다정하게 말해 주면 참 좋을 텐데 말입니다.

여자들은 문제 해결 이전에 공감을 표현해 주길 바랍니다. 여자들은 영혼이 담긴 한마디를 원할 뿐입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생각해서 표현해 주는 것은 남자의 뇌 구조상 불가능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 건 남자들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닙니다. 아내들이 아플 때 잘해 주는 방법을 보고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안 하던 짓(?)을 하면 제일 어려운 법입니다.

유능하지만 무심한 남편과 무능하지만 따뜻한 남편이 있다면 어떤 사람을 고르겠어요? 유능하면서 따뜻하기까지 한 남편을 만난다는 건 아내들의 욕심이에요. 일반적으로 아내를 위해 살면서는 유능해지기 어렵고, 본인이 부족하면 아내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저 또한 아내가 아프면 병원에 같이 갑니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라는 속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몸과 마음이 함께하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편들은 바쁜 업무나 일정 때문에 그러지 못합니다. 그러면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 보고 아내들은 또 서운해 합니다.

이럴 때 남편들이 불만을 제기하지요. 내가 잘해 준 것도 많은데 10번 중에 5번을 잘해주고 5번을 잘못해 줬는데 어떻게 500번 못해 준 것처럼 말하느냐고요. 아내에게 잘해 준 것도 기억해 달라고 하는 거지요.

그렇지만 여자는 아무리 잘해 줘도 만족을 모르는 동물이라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아무리 원하는 대로 해 주어도 여자는 항상 ‘더’가 있어요.

남편들이 알아야 할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아내가 아플 때 그 마음을 헤아려서 매너 있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거 하나만 해 주면 아내들의 마음이 풀어질 텐데 그걸 제대로 해 주는 남편이 적으니 온갖 욕을 다 듣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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