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사목은 ‘선교의 기초이며 못자리인 가정 공동체’로

천주교 서울대교구 염수정 추기경(사진_시사매거진)

[시사매거진 249호=박희윤 기자] 우리나라 성직자 중에서 故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처음으로 1969년 4월 28일 로마에서 서임식을 가졌다. 이후 2006년 3월 25 일에 정진석 대주교가 우리나라 2번째 추기경에 서임되었으며, 2014년 2월 22일에 염수정 대주교가 3번째 추기경에 서임되었다. 넉넉한 미소와 함께 포근한 느낌을 주는 염수정 추기경님은 2019년 서울대교구의 사목 방향을 ‘선교의 기초이며 못자리인 가정 공동체’라고 말하면서,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 가정이 많은 어려움과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음을 알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움과 고통 속에 갇혀서 믿음의 여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예수님의 사랑 안에 튼튼해지길 기도하겠습니다”라고 말씀하신 염수정 추기경님의 자비로움과 포근함이 마치 기자의 영혼을 깨끗하게 씻어주는 실로암 같았다.

 

2018년에 대한 평가

작년 한해는 그 어느 때 보다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가 우리나라에 집중되었습니다. 작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습니다. 다행히 작년 초 동계올림픽의 북한팀 참가를 계기로 긴장 분위기가 완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남북한 정상이 최초로 판문점에서 극적으로 만난 이후에 대화를 이어갔고 양측 문화예술단 공연이 평양과 서울에서 각각 열렸습니다. 이러한 대화의 물결은 북한을 국제사회에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 최초의 북미회담도 열렸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기회가 될 때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해주셨습니다. 이처럼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 평화가 우리들의 가장 큰 삶의 주제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인간의 삶은 평화와 행복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진정한 평화는 단순히 외적으로 전쟁과 폭력이 없는 상 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최대한 존중받고 시민 생활의 공동선이 보장되며 하느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삶을 의미합니다. 세상의 평화는 인간의 노력과 실천을 필요로 하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자주 말씀하시는 대로 끝없는 용서와 조건 없는 나눔을 지닌 자비의 마음입니다. 또한 이 모든 것의 구체적인 실천은 기도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진정한 평화는 무엇보다도 우리의 기도로써 청해야만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하느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끊임없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평화로 가는 길이 멀고 험난하더라도 자신의 처지에서 최선을 다하며 인내심을 갖고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사람들이 되어 약속하신 그리스도의 평화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염수정 추기경 프로필 사진(사진_천주교 서울대교구)

2019년 서울대교구의 사목 방향은

우리 교구는 2012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께서 선포하신 ‘신앙의 해’를 기점으로 복음화를 위하여 다섯 가지 사목 목표를 매년 하나씩 실천하였습니다. 곧 ‘말씀으로 시작되는 신앙’, ‘기도로 자라나는 신앙’, ‘교회의 가르침으로 다져지는 신앙’,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 그리고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을 살아왔습니다. 그동안 맺은 열매들을 바탕으로 이제 저 는 교구의 사목 방향을 새로운 열정과 방법으로 ‘복음의 기쁨을 선포하는 교회 공동체’ 건설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의 가장 기초가 되는 공동체인 가정을 다시금 강조하고 싶습니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도 현대 사회의 가정이 직면 한 위기들을 말씀하시면서 “복음의 메시지가 가정 안에서, 그리고 가정들 사이에서 언제나 울려 퍼져야 한다”고 권고하십니다.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배우고, 키우며, 전하는 못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십니다. 이렇게 가정은 복음의 기쁨을 체험하는 가운데 복음화되고, 그 복음의 기쁨을 전하며 복음화하는 교회의 기초 공동체입니다.

오늘날 우리 가정이 많은 어려움과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음을 알고 아파하고 있습니다. 그 어려움과 고통 속에 갇혀서 믿음의 여정을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이 자비하신 하느님의 은총으로 예수님의 사랑 안에 튼튼해지길 기도하겠습니다. 우리의 가정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기쁨을 체험하고 나누며 전하는 선교의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는 주님의 말씀이 우리의 가정 안에서 그리고 우리의 가정을 통하여 풍성히 열매 맺기를 바랍니다.

 

교회의 기초 공동체인 가정의 복음화를 위해 ME(Marriage Enciounter)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은

2014부터 2년에 걸친 가정에 관한 특별 시노드 이후에 반포된 교황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그리스도인 부부를 ‘상대방의 성숙을 위한 하느님의 도구’라고 말씀하십니다. 부부는 하느님과 공동체 앞에서 맺은 혼인 계약을 기억하며, 그리스도께서 보여 주신 사랑을 가정의 중심에 둘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협력하는 가운데 하느님 사랑의 전달자로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는 또한 이 권고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신앙을 가르쳐주는 첫 스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은 교리교육과 신앙 전수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부모는 자신들이 체험한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사랑을 자녀들에게 전해야 합니다. 이런 의미들을 담아 우리 서울대교구의 2019년의 사목 방향을 ‘선교의 기초이며 못자리인 가정 공동체’라고 정했습니다.

가정이 교회 공동체의 가장 기초임을 강조하고, 세상 속에서 겪는 다양한 어려움 속에서도 부부 서로의 성장을 도모하며,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이타적 사랑’의 전달자가 되도록 부부 일치, 부부 사랑 운동을 실시하는 ME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부부들 자신이 먼저 복음의 기쁨을 체험하는 가운데 복음화되어야만, 자녀들과 다른 가족들에게도 ‘은총의 협력자’이자 ‘신앙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성인 교황 바오로 6세께서는 “가정은 교회처럼 복음이 전달되는 곳”이며 동시에 “복음이 빛나는 곳”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부부들 스스로 복음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체험하고 복음화될 수 있는 가장 큰 계기가 바로 ME 주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2월 18일 서울 ME 임원진이 염수정 추기경을 예방한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_시사매거진)

전국의 ME 부부들에게 전달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세계적으로 ME는 ‘청소년 문제, 가정 문제의 출발이 불안정한 부부 관계’로부터라는 스페인 가브리엘 칼보 신부의 착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정의 변화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ME 본연의 카리스마를 찾고, ‘가정 성화’를 위해 보다 역동적이고 열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가정생활의 모범이신 성모님께 ME가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신앙의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전구를 청합니다.

WWME(World Wide Marriage Ecounter) 소개

  ME는 보다 더 좋은 부부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잉꼬부부라 할지라도, 지금보다 더 좋은 혼인 생활을 만들어 나갈 수가 있습니다. 

  ME는 부부가 함께 기쁨을 나누며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성직자나 수도자 혹은 다른 종교인도 환영합니다.

  ME 주말은 금요일 오후 7시에 시작해 일요일 오후 6시에 끝나고, 2박 3일 동안 숙식이 제공됩니다. 

  ME 주말을 먼저 경험한 신부님과 부부들이 한 팀이 돼 ME주말 참가 부부(성직자, 수도자)들을 발표를 통해 도와줍니다.

  ME 주말 중에는 부부 사생활이 보장됩니다. 

  ME 주말은 다른 부부와 상관없이 자기 부부만이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습니다. 

  모든 발표는 발표팀만이 합니다. 발표 후에 부부들은 각자 자신들의 방에서 지내게 됩니다.

  ME는 부부의 상호 이해와 사랑을 위해 의사소통을 돕는 특별한 방법을 가르쳐줍니다. 

  ME 주말에서 익힌 새로운 방법으로 부부들은 혼인 생활을 기쁘고 풍요롭게 지속해 나갈 수 있습니다. 

  ME 주말 후에도 ME를 경험한 사람들이 모여서 더 나은 혼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특히 ME 주말 부부 프로그램을 통해 ‘참부모와 참부부’가 되기 위한 확산 운동을 펼쳤고, 좋은 결실을 이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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