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KBS교향악단 제738회 정기연주회 (1/31)

KBS교향악단 제738회 정기연주회_포스터 (사진=KBS교향악단)

[시사매거진=강창호 기자] “라흐마니노프는 강철과 황금으로 만들어진 사람이었다. 강철의 팔과 황금의 심장! 나는 눈물 없이는 전지전능한 그의 존재감을 생각할 수조차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의 탁월한 예술성을 존경했을 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의 친구이자 당대에 유명한 피아니스트였던 요제프 호프만(Josef Hofmann)이 남긴 말이다.

새해 2019년의 첫 KBS교향악단의 제738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월 30일(수)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 1월 31일(목) 예술의전당에서 양일간 요엘 레비의 지휘와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협연으로 펼쳐진다.

이날 협연자인 김선욱이 연주하는 곡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d단조, 작품 30>이다. 이 곡은 라흐마니노프의 작품 중 기교적인 측면에서 가장 어렵기 때문에 피아니스트들에게는 도전적인 곡이다.

호로비츠와 아쉬케나지에 의해 빛을 발하다!

라흐마니노프를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유명하게 했던 <피아노 협주곡 2번> 이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그의 초월적 의지를 반영하듯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자신의 모든 기교와 작곡 역량을 동원해 초인적인 작품을 완성했다. 이렇듯 피아니스트들에겐 반드시 도전하며 넘어야 할 거대한 산이다. 당시 이 작품은 요제프 호프만에게 헌정되었지만 정작 호프만은 손이 작아 공식적으로는 연주를 하지 않았다. 이후 이 작품은 1928년 한 젊은 러시아 피아니스트가 나타나 이 문제의 협주곡 3번을 통째로 ‘삼켜버린’ 대사건이 벌어졌다. 그의 이름은 바로 블라디미르 호로비츠(Vladimir Horowitz)! 당시 라흐마니노프는 호로비츠 연주를 듣고 “너무 놀라 입을 벌린 채 넋을 잃었다”라고 전해진다. 이후 이 작품은 1960년대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Vladimir Ashkenazy)가 등장하여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할 때까지 30여 년 공백의 세월을 기다려야만 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사진=빈체로)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들의 "같은 곡, 다른 해석"

KBS교향악단은 선우예권, 조성진, 김선욱과 함께 이 곡을 차례로 연주를 펼치고 있다. 우선 선우예권과 유럽투어(11월)에서 이 곡을 세 차례나 함께 연주하였고, 조성진은 대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신년 음악회(1월 4일)에서 연주하며, 김선욱과는 제738회 정기연주회(1월 30일~31일)에서 함께 연주한다. 음악팬의 입장에서는 세계무대를 접수한 국내 젊은 남성 피아니스트들의 ‘같은 곡, 다른 해석’ 연주를 비교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제738회 정기연주회 2부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중 가장 대표적인 교향곡으로 손꼽히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 f단조 작품 36>을 연주한다. 이 곡 역시 세 명의 피아니스트가 출연한 음악회와 연관이 있다. 바로 이들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할 동안 KBS교향악단은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곡 중 3곡을 연달아 연주하는데, 유럽투어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대원문화재단 신년음악회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이번 정기연주회에서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단기간 KBS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전성기 작품 세 곡을 감상하는 것도 이번 음악회의 또 다른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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