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지도자 데뷔 후 26년 만의 '첫 승'

   
▲ 한국 축구대표팀이 9일(한국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2015 동아시안컵 남자 대회 시상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9일 오후 6시 1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3차전에서 북한과 득점 없이 비기면서 동아시안컵에서 7년 만에 우승했다.

한국은 1승2무(승점 5)를 기록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어 열린 경기에서 중국과 일본이 1-1로 비기면서 1위 자리를 굳혔다.

중국과 북한은 나란히 1승1무1패(승점 4)를 기록했다. 골득실(중국 0, 북한 -1)에서 앞선 중국이 2위, 북한이 3위다. 일본이 2무1패(승점 2)로 4위에 그쳤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8년 이후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초대 대회인 2003년까지 포함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동아시안컵 참가국 중 3회 우승은 한국이 유일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도자 데뷔 26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지난 1989년 감독 생활을 시작해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팀, 독일 U-21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했으나 정상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챔피언에 등극한 슈틸리케호는 오는 10일 오전 귀국한다. 선수들은 소속팀에 복귀했다가 오는 9월3일 치러지는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홈경기를 위해 다시 소집될 예정이다.

우승을 차지했지만 북한전 무승부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전날 여자대표팀이 북한에 0-2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만큼 시원한 설욕전을 기대했지만 골결정력에 약점을 드러내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북한과의 상대 전적은 6승8무1패가 됐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파상공세를 폈지만 몸을 던지는 북한 수비와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에 번번이 고개를 떨궜다. 슈팅 개수에서 25-4로 압도적인 차이를 보였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2일 중국전 2-0 승리의 기억을 더듬어 선수들을 기용했다. 중국전에서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종호(23·전남)와 이재성(23·전북), 김승대(24·포항)를 공격 2선에 배치한 채 이정협을 최전방 원톱으로 내세웠다.

북한은 일본전 선제골의 주인공 리혁철을 전방에 세우고 수비진을 깊숙히 내린 채 역습으로 맞섰다.

한국의 첫 번째 슈팅은 전반 5분 이주용(23·전북)의 발에서 나왔다. 골문을 등지고 이종호가 내 준 패스를 이주용이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각도가 아쉬웠다.

겹겹이 쌓인 북한의 수비에 한국은 중거리슛 비중을 높였다. 전반 13분 이종호가 드리블 돌파 후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31분에는 이재성이 수비수 두 명을 제친 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또다시 골키퍼에게 막혔다.

전반 40분에는 이종호의 그림 같은 오버헤드킥이 나왔지만 북한 선수들이 몸을 던져 막아냈다. 이어진 상황에서 이주용의 패스가 정확히 이재성의 발끝에 걸려 골문을 향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고개를 떨궜다.

후반 들어서도 북한의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북한은 후반 20분 로학수 대신에 일본전 1골1도움을 기록했던 장신 공격수 박현일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한국도 이종호 대신 정우영(26·빗셀 고베)을 투입해 맞섰다.

공방을 주고 받던 한국은 후반 28분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이재성이 오른쪽 돌파후 내준 공을 김승대가 지체없이 슛으로 연결했다. 이내 수비수에 막힌 공을 이정협이 다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가 막아냈다. 권창훈이 재차 발을 들이댔지만 다시 수비벽에 막히고 말았다.

무승부의 위기에 처한 한국은 후반 44분 이재성을 대신해 김신욱을 투입해 마지막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후반 후반 47분 김신욱이 뒷발로 재치있게 시도한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1골씩을 주고 받았다.

중국은 전반 10분 만에 우레이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국내 팬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그러나 전반 41분 일본의 무토 유키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경기는 무승부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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