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결과, 청소를 연 3회 한 역도 있어

11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뉴욕 지하철은 단일 도시 중 세계 최대인 26개의 노선이 24시간 운행되며 수준급의 거리 연주자들로 명성 높지만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너무 지저분하다는 것이다. 어둡고 음침한 분위기, 퀴퀴한 냄새, 벗겨진 천장, 누런 녹물이 흐르는 타일벽…. 그중에서도 압권은 선로에 가득 쌓인 각종 쓰레기들이다. 어떤 선로는 그야말로 시궁창을 방불케 한다.

수년 전 유튜브엔 '뉴욕 지하철의 쥐'라는 제목으로 놀랄만한 동영상이 올랐다. 어른 팔뚝만한 쥐가 지하철 안에서 잠든 승객의 몸을 올라타며 돌아다니는 장면이었다. 뉴욕 지하철의 쥐떼에 골머리를 앓는 뉴욕시는 승객들이 음식물을 지하철 안에서 먹기 때문이라고 둘러댔지만 실상은 쥐들이 살기 좋은 지저분한 환경이 첫째 이유였다.

한인들에게 지하철이 아니라 '지저분철'로 불리는 뉴욕 지하철이 왜 더러운지 그 이유가 밝혀졌다. 최근 뉴욕시 감사원이 발표한 뉴욕 지하철 청소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6월부터 2014년 5월까지 1년 간 시내 5개 보로 총 276개 역을 조사한 결과, 30%인 83개 역이 청소를 연간 3회 이하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브롱스 138가에 위치한 4번, 5번 지하철 역사는 1년 간 단 한 번도 청소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인타운과 제2 차이나타운이 있는 플러싱 메인스트릿 역 또한 같은 기간 청소횟수가 3회에 불과해 가장 지저분한 역 중 하나로 꼽혔다.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의 지하철역 관리 지침엔 최소 3주마다 한 번(연 17회) 청소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규정을 준수한 역은 7개(3%)에 불과했다. 13~16회는 14개(5%), 9~12회는 26개(9%), 4~8회는 146개(53%)였다.

뉴욕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뉴욕 지하철에서 수거된 쓰레기의 총량은 무려 1443톤에 달했다. 청소 횟수도 적지만 청소의 효율성도 낙제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MTA는 청소 관련부서 직원들 외에 선로의 쓰레기들을 빨아들이는 '바크 트랙'이라는 두 대의 청소열차를 보유하고 있다. 이 청소열차가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5시까지 작업을 하지만 청소 전과 후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뉴욕시 지하철의 한심한 환경을 보다 못해 고등학생들이 나섰다. 버룩칼리지 부설고교 발명팀은 최근 청소열차 맨 앞에 새로운 센서가 달린 반자동 청소차를 개발해 시선을 모았다.

웬디 니와 카르멘 리 등 학생들이 개발한 청소차는 5∼10회 가동해 40갤런의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다. 기계 하나당 인건비를 20% 이상 절약할 수 있고 대당 원가도 1000달러에 불과해 적정 대수를 제작하면 뉴욕 지하철의 오명을 어느 정도 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_뉴시스]

   
▲ 1년에 고작 3번 청소 수두룩
   
▲ 졸고 있는 승객 몸에 올라탄 쥐
   
▲ 너무 더러워서 청소 하나마나인 뉴욕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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