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홍보·교육 이루어지면 큰 문제 없어



진심으로 생명을 존중해 모든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면 사회적 여건도 그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합니다. 사회적, 유전적 결함이나 원치 않는 아이의 잉태도 포용할 수 있는 문화가 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여성의 권리는 축소시키고 아이의 권리만 확장해 생명을 탄생시키고는 그 생명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성폭력 상담소 문효진 소장은 원리원칙 주의자들의 의견에 따라 획일적으로 생각한다면 어떠한 생명도 소중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문제를 안고 태어난 생명은 사회적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악순환만 반복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결국 응급피임약의 시판을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는 원론적 논쟁을 떠나 현재는 성폭력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청소년들이 성을 쉽게 생각하지 않게,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며 계도해 나가는 과도기 단계라 한다. 사회적인 여건이 안 된다면 현대문명의 이기를 받아들여서라도 이를 계도해 나가야 하기에 문효진 소장의 목소리는 자꾸 높아만 간다.
실례로 마약은 나쁘다. 하지만 고통으로 신음하는 환자를 위해 엄격한 관리를 받으며 의약품으로써 사용되고 있다. 응급피임약을 잘못 사용하면 마약처럼 필요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악의 상태에 처한 여성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철저한 관리를 거쳐 사용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문소장은 지금처럼 소극적 대응보다 국민건강에 대한 적극적 의지가 있다면 생명경시나 성개방 풍조에 일조하는 도구로 악용될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현재는 모든 사람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때이다. 물론 성윤리가 결여되어 가는 우리 사회가 응급피임약을 큰 충격과 혼란없이 수용하기에는 아직 많은 부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미 미국,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이나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피임약에 접근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여성의 인권보호 차원에서 생식보건권 중 피임정보접근 권리를 주도록 권고하고 있다.
“응급피임약이 진정으로 사회에 일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약에 대한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의·약사의 양심적 판매도 중요하지만 정작 이를 소비할 소비자들이 약에 대한 충분한 숙지와 위험성을 인지한다면 현재 우려되고 있는 약의 오·남용 문제는 문론 처음의 취지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결과 보다 과정이 중요하듯 약을 도입하려는 목적과 적용범위를 간과하지 말자는 말과 더불어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약의 위험성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이다. 정말 응급한 상황에서 약이 쓰여질 수 있도록 약의 편의성보다는 도입의도를 충분히 인지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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