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주기, 아물지 않은 상처·짙어진 그리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해역에 분노 섞인 외침이 전해졌다.

피붙이를 순신간에 잃어버린 가족들은 1년전 그날을 잊지 못해 그자리에 주저 앉았으며 망망대해에는 오열이 가득했다.

세월호 실종자·희생자 200여 명의 가족들은 위령제를 앞두고 사고해역을 찾기 위해 팽목항에 모여들었다.

참사를 추모하는 노란옷을 입고 있었고 가슴에는 리본이 달려있었다. 등에는 '세월호 진실규명과 인양'을 촉구하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

그리고 가족들은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착잡한 마음으로 철부선에 올랐다.

가족들은 사고해역으로 가는 1시간30여분동안 떠나간 가족과 광화문 상황 등을 이야기했다.

일부 가족은 대화를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채 말없이 바다만 바라봤다.

실종자 허다윤양의 부모를 대신해 철부선에 오른 이모는 꽃다발을 가슴에 품고 돌아오지 않고 있는 조카를 그리워했다.

이윽고 세월호 침몰 지역임을 표시하는 노란부표가 보이자 가족들은 술렁였다. 선실안에 있던 가족들은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바다가 보이는 선실 밖으로 나갔다.

스피커를 통해 "이곳에는 허다윤, 조은화, 박영인, 남현철,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이영숙님, 권재근님, 권혁규 이렇게 9분이 여전히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말이 들리자 가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또 295명의 희생자가 마지막으로 생명을 보낸 곳입니다"라는 멘트가 나오자 가족들은 배의 난간을 붙잡고 쓰러지기도 했다.

가족들은 묵념을 한 뒤 실종자의 이름을 한명 한명 외쳤다. 이어 준비한 국화를 바다에 던지며 "꺼내주지 못해 미안해. 보고싶어"를 대답없는 바다를 향해 외쳤다.

정박해 있던 철부선이 경적을 세번 울린 뒤 노란부표 주위를 선회하자 가족들은 돌아가야 함을 직감 한듯 손을 흔들며 "곧 돌아올게"라는 말을 남겼다.

단원고 희생자의 아버지가 "딸 없이는 더 못살아"라며 뛰어내릴려고 하자 말리는 소동도 있었다.

위령제를 마친 뒤 가족들을 싣고 2차 출항한 배에서도 절규는 계속됐다.

사고해역에 도착한 가족들은 바다를 향해 오열했고 불러도 대답없는 피붙이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철부선이 먼발치에 있는 해경의 대형 경비정 앞을 지나갈 때 일부 가족은 "우리 딸 살려내. 세월호 빨리 인양해. 진실을 밝혀라"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 가족은 "1년전 그날이 오늘이었으면 우리 딸은 아직 살아 있을 것이다"면서 "남들은 커가는 자식을 보는데 왜 우리들은 대답없는 바다를 향해 국화를 던져야 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1년이 지나도 진상조사나 인양 등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진실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재차 진상조사를 요구할 것이고 대를 이어서라도 계속 할 것이다"고 정부를 향해 원망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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