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12.12-12.20)에서 던지는 예술적 항거의 메시지!

조각가 임영선, The show must go on 2018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2018년 최대의 사건, 화제로 대두된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 북미 간의 긴장과 타협, 평화의 대전환의 갈림길에서 조금은 우려할 상황이 발생했다. 변방의 작은 예술가 임영선이 또람프를 위시한 거대 자본권력에 대대적인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김정운의 권총에 처참히 쓰러진 또람프, 그리고 시신 주변으로 흩어진 달러와 함께 (The show must go on 2018) 총 40여 점, 아홉 섹션의 작품들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물론 철저히 조각가 임영선의 세상을 향한 풍자 패러디의 세계이다. 조각 설치 및 대형비디오 인스롤레이션을 활용한 조각가 임영선 작가의 아홉 번째 개인 전시회다.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The show must go on 2018>은 등장인물 김정운과 또람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촬영장면이다. 한 때 돈독했던 둘의 관계가 김정운이 또람프에게서 융통했던 고리의 자금으로 인한 독촉으로 원한의 권총을 발사한 상황을 묘사한 작품이다. 주변에는 각종 영화 촬영세트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조각가 임영선, Concealed Products detail, 2018, 20개의 채널영상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은닉된 재산(Concealed products) 20개의 채널>은 20개의 화면에서 G20 국가대표들의 미사어구의 정치 연설들이 어지럽게 반복된다. 급기야 얼굴들이 작아지고 세치혀를 품은 입술만 남아 끊임없이 떠들어댄다. show must go on, show must go on, show must go on…

 

조각가 임영선, Concealed Products detail, 2018, 20개의 채널영상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하지만 작가의 응징이 통쾌하다. 재봉틀 바늘로 입을 꽁꽁 틀어 막는 듯 이어지는 영상, 숨겨져 있는 9번째 마지막 섹션인 작가와 같이 작업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 재봉사, 철공소, 용접공, 영상 작업가 등 ‘작은 노동자’들의 이름을 등장시키며 영상을 정리하고 있다.

 

 

조각가 임영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2017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2017>은 시리아 내전으로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아일란 크루디를 묘사한 것으로 현재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교, 민족, 계층, 빈부격차로 인한 사건 사고들을 대표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2017년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17개의 언어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라고 투사하고 있다.

 

 

조각가 임영선이 자신의 내면의 유토피아를 형상화한 작품, 피안의 땅을 바라보고 있다. 2018 작품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피안의 땅 2018> 초점을 잃고 한 곳을 응시하는 49여 개의 도자기로 구성된 두상들에게 선각자처럼 중심에서 현실을 극복한 유토피아를 설파하고 있는 ‘피안의 세계’를 설법하는 듯한 1개의 도자기 두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임영선 작가가 궁극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세상이다.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을 넘어 예술에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세상에 대한 기대이고 간절한 바람이다.

 

 

조각가 임영선, Concealed Products detail, 2018, 컴퓨터자수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이외에도 G20 국가대표들의 얼굴에 국기를 자수한 작품 <은닉된 재산(Conceled products) 자수평면작업>과 몇 년 전 작고한 아내를 위한 <하늘편지 2018>, 그리고 강자의 갑질에 처참하게 당하고 사는 도덕이 몰락한 황폐함을 표현한 <Star wars 2017>, 마지막으로 전시장 입구에 서있는 금노동의 행위로 세상이 발전해 온 상황을 금분 칠한 노동자를 형상화한 <2068년 2018>이 전시되어 있다.

임영선 작가는 “정치인 등 권력가들이 남발하는 공약, 국제적인 자본 쟁탈전으로 인한 조약, 제도 등 작게는 시민, 크게는 국민으로 까지 글로벌한 강자들로부터 힘없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 세계, 집단 초토화되고 있는 세계에 대한 변방의 작은 예술가의 또람프를 위시한 거대 권력과 시스템에 대한 결코 작지 않은 선전포고, 세태 풍자의 작품입니다.” 라고 이번 전시의 주제를 응축하여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사회 속에서 존재하는 개인이기에 미술인들도 미학적, 유미적 관점의 작품들 뿐만 아니라 개념적 관점의 작품 활동이 많이 발표되기를 희망합니다. 현실 세상에 근거한 의식있는 작품들을 통해 다양한 색깔의 작품 언어가 탄생하고 새로운 감동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제 작품들, 인체시리즈 등 전시의 테마들 또한 그러한 작업의 연속성에 기반합니다” 라고 작품 제작 관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번 임영선의 ‘ONE. ZONE. E’ 展은 정치권력을 풍자하여 일반 대중들에게 작가가 가지고 있는 정치가들에 대한 이미지를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함으로써 인물의 서사 구조에 대한 성격을 편견 없이 표현하고, 글로벌 시대 정치인들의 허상들을 메타포의 형식을 통해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러한 과정들은 인간성의 민낯을 통한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어 내기도 하며, 조각적 기법을 도예에 접목하여 빛을 통한 새로운 조형을 실험하는 새로움을 던져주고 있다.

12월 2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현실 또한 ‘고상한 공간에서 시끌벅적 풍자의 세레모니’를 펼치는 역설적인 전시가 연출되고 있다.

한편 임영선 작가는 1959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거쳐 현재 가천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과거 뉴욕의 STAPAN STUX 갤러리 전속작가로 활동하였으며 뉴욕의 EXIT ART, 2000년 광주비엔날레, 매사추세츠 현대미술관 초대전 등 국내외적으로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각가 임영선, 하늘편지 2018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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