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자의 입장에서 전통문화 보급에 앞장
서예를 통한 한글의 우수성과 인격 향상을 고취

우리나라에서 서예가 언제부터 비롯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이미 고조선 때에 한자(漢字)가 유입되었다고 추정된다. 이후 삼국시대부터는 전돌, 비석, 묘지명 등의 각종 유물에서 서예의 변천을 추적할 수 있다. 이전에는 선비들이 학문적인 것 이외에도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주고, 인격을 향상시키는 등의 상당한 도움을 주는 것으로 즐겨 써왔다. 최근 우리는 한자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조기 영어교육 열풍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한글보다도 더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나 서예는 한문과 한글을 앎으로써 역사에 대해서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글의 많은 부분이 한문을 통해 함축되어 많은 뜻과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그 중요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오랜 시간동안 도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서예를 통해 전통문화 보급에 앞장서 의식향상과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알리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계층의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 지역 간의 문화교류 및 화합에 앞장서고 있는 충남서예가협회의 박일규 회장을 찾아가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서예의 참 뜻
충남서예가협회는 1974년 창립전시회에서부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훌륭한 문인들을 배출해 내면서 좋은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읽고, 지혜와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후원자로써 존재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이외에도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충남서예가협회 65명의 회원들과 함께 33회 충남서예가협회정기전을 열고, 12대 박일규 회장을 주축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부단한 노력을 통해 매년 정기전 외에 지역에서의 전시나 가르침을 통해 서예의 대중화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이번 정기전은 대전평생학습관에서 52점의 역대회장 및 회원작가들의 작품들을 무료로 전시했으며, 추가로 공주에서 문예회관에서도 열려 도민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졌다.
전국 어느 지역이든 서예관련협회 하나쯤은 다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왔던 곳이기도 하고, 너무 무겁게 받아들여 멀게만 느껴져 참여하기도 쉽지 않은 단체였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특별한 수익이나 별다른 영리목적 없이 지속되어온 단체이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화려한 행사나 큰 공간을 마련하기에는 자체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그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우리전통문화 계승과 추가적으로 좋은 작품들을 출품해 국민 예술?문화의 한 부분을 충실히 담당해왔다는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올바른 교육문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33회전을 맞아 충남서예가협회 박일규 회장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전시와 행사를 통해 많은 문인들을 등단시키고, 대중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자의 올바른 길
박일규 회장은 서예가 어린이들 인성교육에 꼭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교직생활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지도 육성해왔다. 교직생활 36년이 지난 현재 대전대문초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하면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서예를 가르쳐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한글의 올바른 이해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안정을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교육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또 박 회장은 교장실을 개방하여 서예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학생은 물론이고 학부모와 학교와 관련이 없는 어느 누구도 언제든지 찾아와서 서예를 배울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
박 회장은 전국적으로 서예 제자만 2,500여명을 배출하였고, 공주 귀산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제당 김일배 선생에게 씨름을 지도 받은 것이 토대가 되어, 교직에서 씨름제자만 300여명을 일궈냈다. 그 중 현재 금강급에서 5회 장사타이틀을 획득한 이성원선수가 그에게서 씨름을 배운 대표적인 선수다. 그 외 KBS기상캐스터 박시준, 대전세이유외과 윤석현 의사, 홍성의료원 정진홍 의사, 박미숙 선생 등 아끼는 제자가 많이 있다.
오랜 세월동안 후임양성에 노력할 수 있었던 것은 가정은 내조에 힘이 큰 부인과 박종국(아들)씨, 아주대학교에서 장학금으로 핀란드에서 유학을 하고 있는 박종실(딸)로 화목한 가정 속에서 학문에 경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태권도까지 지도해 교육자로써 후학양성뿐만 아니라 한국전통문화에 대한 보급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런 그도 현재 석헌 임재우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아직도 배울 것이 많아 선생님의 말씀에 항상 귀 기울인다”고 말하며, “예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스승의 마음과 정신을 이어받는 것으로 오랜 기간 동안 한 스승 밑에서 그와 같이 호흡하면서 평생을 섬겨야만 가능한 것”이라고 전해 교육의 참뜻을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현재 대전평생학습관에서 매주 3시간의 강의를 통해 지역민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공주 교육대학교 출강 등 여러 분야에서 무료로 강의해 전통적인 서예의 의미와 보급을 위해 경주하고 있다. 박 회장이 이번 정기전에 출품한 용상운기(龍翔雲起 ‘용이 날고 구름이 생긴다’-경사스러움을 표현)라는 대표적인 작품이외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300여점 정도의 개인작품을 가지고 있으며, 정년시기쯤인 “6년 후에 1,000점의 개인작품을 제자들의 작품과 함께 전시해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진정한 교육자로써의 존경과 위엄은 이러한 실천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앞으로 한국교육자들을 대표해 정도를 걸어 앞으로 많은 이들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참모습으로 남았으면 한다.



충남서예가협회 박일규 회장 인터뷰
“배움의 높이는 끝이 없어 잠시도 게을리 하면 안된다”

밥은 굶을 수 있지만, 서예는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잠이 오질 않는다. 부모님의 학문말씀으로 4살 때부터 형을 따라 다니던 서당에서 배운 서예를 지금까지 50년 넘게 해올 줄은 몰랐다. 그만큼 기초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아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예술인은 작품을 만드는데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으면 안 된다. 지금도 혼자 있는 시간이면 언제 어디서든 전각을 한다. 때문에 주머니에는 항상 조각칼과 재료들을 가지고 다닌다. 교직에 몸담은 것은 36년이지만 서예를 시작한지는 50년이 넘는다.
서예는 인격, 심성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서예를 통해 세상을 살아가면서 정동일여를 실천해 마음을 다스리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교직의 보람을 더하게 해준 김창규 교육장의 지도에 더욱 감사드리며, 내 인생의 평생교육은 서예에서 대부분 시작되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힘이 닿는 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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