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일부터 17일까지, 인사아트센터에서

Simulacre(511811)_diameter 143cm_Acrylic on Canvas_2018_SoomanMoon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마치 ‘제00번 교향곡’을 듣는 듯 고전의 향기가 짙게 배어나오는 화가 문수만의 작품 ‘시뮬라크르511811’를 마주한다.

 ‘원본 없는 복제’(들뢰즈)로 정의되는 용어 ‘시뮬라크르’가 그의 주요 시리즈의 제목이 된 것은 백자와 청자, 분청사기 등 그가 선호하는 옛 유물의 색감과 질감, 그리고 무늬를 참조한 것에서 왔다. 미술사가들은 시작과 끝이 선처럼 이어지는 역사적 규범을 적용하여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 도공들을 추적하고 싶겠지만, 극소수의 훼손되지 않은 유물과 파편들은 그것들이 대부분 이름 없는 도공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줄 뿐이다. 다만 시대의 양식이라는 것은 있을 수 있는데, 그 또한 개인의 독창적인 산물은 아니다. 작가는 배치를 통해서 이전의 것들을 변주한다. 이미 존재하는 형태와 상징은 배치를 통해 변화한다. 새로운 배치로부터 재현이 아닌 생성이 이루어진다. 대부분 입체 위에 새겨졌을 무늬가 원형캔버스에 옮겨지면서 생겨난 빈 공간에 작가가 개입할 여지는 많아진다. 그 공간은 더욱 넓어져서 참조대상으로부터의 자율성을 구가하게 될 것이다.(미술평론가 이선영)

유일무이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며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문수만 작가 ‘영원회귀(永遠回歸, Ewig Wiederkehren, Eternal Recur)’ 18번째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문수만 작가 ‘영원회귀(永遠回歸, Ewig Wiederkehren, Eternal Recur)’ 18번째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Simulacre(511811)를 관람하고 있다. / 시사매거진 하명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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