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스타 개런티, 새로운 권력 부상
톱스타 몸값 연일 최고가 경신, “차라리 해외스타 기용” 반응도

연예인 중 극히 일부 톱스타들의 몸값이 끝간데 없이 치솟고 있다. 최근 가수 이효리가 역대 최고의 몸값인 3년 전속 계약금 22억을 받고 소속사를 옮겼는가 하면 일부 연예인들은 광고 출연료로 편당 10억을 받아가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등 연예계에도 빈부격차가 가속되고 있다.

대중문화계의 대표적인 섹시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이효리가 역대 최고의 몸값을 받고 새둥지를 틀었다. 데뷔 이후 줄곧 몸담아온 DSPent와 최근 결별한 이효리는 3년 전속 조건으로 계약금 22억원을 받고 CJ그룹 계열사인 엠넷미디어로 소속사를 옮겼다.
엠넷미디어는 "이효리가 핑클 시절부터 8년간 몸담았던 DSP엔터테인먼트와 결별한 뒤, 엠넷미디어와의 계약에 서명했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연예계 블루칩' '황금알을 낳는 거위' 등으로 평가받는 이효리의 계약금은 역대 연예인 최고액. 지금까지 특A급 연예인이라도 가수는 10억원, 연기자는 15억원 수준이 가장 높은 액수였다. 또 배용준 등 한류스타의 경우, 소속사를 옮기는 대신 스스로 기획사의 주주가 되는 방식을 택해 왔는데 '20억원대 계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가 하면 KBS 국정감사에서 노웅래 의원(열린우리당)은 “서민들은 꿈도 못 꿀 정도로 스타 출연료가 대단하다”며 스타들의 출연료를 공개했다.
오락프로그램인 KBS ‘해피투게더’의 스타 1회 출연료는 최고 800만원에 달했다. 드라마는 더 높다. 1회 출연료가 2,500만원이나 되는 스타도 있다.
스타들의 이 같은 고액 출연료는 프로그램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KBS 제작비의 63%, MBC의 40%가 출연료다. 게다가 스타의 출연료는 해마다 30%씩 오르고 있다. 반면 스타가 아니 출연자의 출연료는 30%씩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노 의원은 “제작비에서 출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제작 여건이 열악해졌다. 기획사가 프로그램을 좌지우지하면서 출연료 급등, 끼워 팔기가 난무하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로 가다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방송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스타들 개런티는 얼마?
영화 개런티와 CF 계약금이 억대에 진입한 지는 이미 오래 전의 일. CF 한 편에 10억원을 받는 스타도 한두 명이 아니다. 드라마 출연료까지 회당 2,000만원 시대를 열어 16부작 미니시리즈를 찍었을 경우 3억원이 넘는 개런티를 챙긴다. 또한 한 번 무대에 서면 최대 1,500만원의 개런티를 받는 초특급 가수들도 있다.
하지만 모든 연예인들에게 이런 ‘장밋빛’ 개런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알 만한 배우들도 드라마 1회 출연에 30만원 이하를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신인 가수는 손에 몇 만원 밖에 쥐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첫 방송된 ‘무적의 낙하산 요원’(SBS)의 문정혁과 최근 종영한 로맨틱 코미디 ‘여우야 뭐하니’(MBC)의 고현정, 대하사극 ‘황진이’(KBS)의 하지원 등은 한 회 2,000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대우를 받는다.
그 뿐 아니다. 총 제작비가 300억원에 달하는 '태왕사신기'의 주인공 배용준은 회당 1억원에 달하는 출연료를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렇다면 이들을 제외한 드라마의 주연급들은 얼마나 받을까? 이 문제는 상당히 민감하다. 한 드라마에 함께 등장하는 탤런트끼리도 서로의 개런티에 대해선 비밀로 하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 개런티가 인기의 척도로 쓰이긴 하지만, 같은 급의 탤런트라도 형평성과 세금 문제가 걸려 있어 대외비로 하는 경우가 많다.
막 주연급으로 뜬 탤런트의 개런티는 회당 200만~300만원 선. 트렌디 드라마에서 몇 차례 주인공을 맡은 예비스타는 회당 500만원 정도를 받는다.
일반적인 갈등 구조의 드라마는 4명의 남녀 주인공이 나서게 마련이다. 이렇듯 신인급으로 캐스팅하면 회당 2,000만원 안쪽으로 주연급의 개런티를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주연급을 이 정도로 마무리해도 엄청난 ‘벽’이 버티고 있다.
바로 중견 탤런트들. 이들은 방송사 기준에 맞춰 18등급으로 나뉘어진 출연료 체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 얼굴이 잘 알려졌고 왕성한 활동을 하는 베테랑들은 최고 등급을 받는다. 출연작의 방송 시간에 따라 대략 회당 140만원(60분물), 160만원(70분물), 180만원(80분물)을 받게 된다. 이쯤 되면 거의 주연급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다.
상반기에 막을 내린 인기 드라마 ‘하늘이시여’(SBS)의 젊은 주인공들은 거의 최저 수준이었지만, 정상급 중견 탤런트들이 대거 등장해 전체 개런티는 결코 적지 않았다.
이렇듯 출연료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회당 2,000만원에 달하는 톱스타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전체 제작비의 40~60%가 개런티로 흘러나간다. 하지만 한정된 제작비를 생각하면 스타에게 무조건적으로 퍼줄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최근에 출범한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도 ‘과도한 출연료 지출 자제’에 힘을 쏟을 것 같이 보이지만, 일단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톱스타가 있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고액 출연료도 좀처럼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방송사도 톱스타 몸값 제어 못해
톱스타들의 출연료 폭등 사태를 바라보는 한 방송 관계자는 ‘마주 달리는 폭주기관차’라는 말을 표현하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MBC관계자는 최근 톱스타 출연료 거품에 대해 이같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지상파 방송사조차도 이미 톱스타들의 몸값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계속 이대로 가다가는 제작시스템의 붕괴, 특히 외주제작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은 2000년 방송법 개정으로 외주 제작 제도가 강제화되면서 비롯됐다. 외주 제작사들이 대거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면서 과당 경쟁이 시작됐고, 이로 인해 스타들의 몸값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외주 제작사의 경우 편성을 잡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 보니 톱스타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기폭제가 됐다. 여기에 한류열풍까지 가세하면서 스타들의 몸값은 5년 만에 10배 이상 상승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이처럼 주연배우들의 몸값이 상승하면서 제작비도 급등했다. 미니시리즈의 경우 회당 1억5,000만~2억원 정도의 제작비가 소요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에서 지원하는 금액은 8,000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적절한 추가 수익모델을 찾지 못한다면, 간접광고(PPL)로 부족한 재원을 메우거나 적자를 감수하는 수밖에 없다. 방송사의 제작비 지원 현실화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상파 방송사도 별반 다를 바 없다. 드라마 외주 제작이 확대되는 과정에 방송사는 방송사대로 작품을 제작해야 했다.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외주 제작사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했다. 일례로 MBC의 경우 ‘여우야 뭐하니’의 고현정에게 회당 2,500만원의 출연료를 지급하기로 했다. ‘스타 권력화’를 인정하고 경쟁에 끌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개런티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은 미국에서도 비슷하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이 같은 상황을 보도하며 “배우와 제작사의 관계는 더욱 대립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예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들이 종종 만나 주연배우들의 출연료 상한선 등을 정하자는 데 합의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공개적인 논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안은 해외스타?
상상이상으로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내 스타들의 CF 모델료로 국내 톱스타들의 몸값이 치솟는 가운데 외국 스타들이 그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기네스 팰트로, 드루 베리모어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안방 진출에 이어 최근 캐서린 제타존스, 제시카 알바, 피어스 브로스넌까지 할리우드 톱스타들의 한국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광고계는 톱스타에만 의지하기보다 외국 스타를 기용, 글로벌화와 함께 브랜드 이미지 고양에도 플러스 점수를 얻고 있는 것.
한 순위정보 검색포털 사이트 할리우드 스타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업체들의 브랜드 홈페이지 방문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네스 팰트로가 출연한 패션의류 ‘빈폴’과 제시카 알바를 기용한 화장품 브랜드 ‘이자녹스’가 대표적인 케이스.
할리우드에서 가장 귀족적이고 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네스 팰트로는 빈폴인터내셔널과 계약, 국내 최고 꽃미남 스타인 다니엘 헤니와 지면 및 TV광고 모델로 등장하고 있다. 팰트로의 광고료는 10억원이다.
지난해 캐나다의 유명 광고 잡지인 AD week의 자료에 의하면 그녀의 광고료는 600만달러(약 60억원)니 거의 6분의1 수준으로 국내 광고에 출연한 셈이다. 빈폴 관계자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비밀리에 1년여 동안 준비해 온 프리미엄 라인인 ‘컬렉션 라인(Collection Line)’ 공략을 위해 글로벌한 모델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달콤한 광고료로 유명한 드루 베리모어와 배스킨라빈스와의 조우는 1년에 5억원이라는 국내 톱스타에게선 상상할 수 없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낙찰됐다.
드루 베리모어는 영화 ‘미녀삼총사’에 출연,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모델이다. 광고 이후 20∼30대 여성고객들의 소비가 크게 늘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배스킨라빈스 광고를 진행한 제일기획 김태해 국장은 “국내 톱모델의 경우 몇 년 사이 개런티가 6억∼8억원으로 올랐고, 보통 5∼7개의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어 광고 물량이 적은 중소기업의 경우 그만한 효과를 보지 못해 외국 스타들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LG생활건강은 TV시리즈 ‘다크앤젤’ 영화 ‘신시티’ 등에 출연한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를 이자녹스 모델로 기용했다. 제시카 알바는 전속기간 1년에 모델료는 고현정 등 국내 톱스타와 비슷한 10억원 정도.
제시카 알바를 모델로 한 이자녹스 광고를 지면과 TV는 물론이고 국내 곳곳 전광판에 도배하다시피 했다. 또 내년 1월 제시카 알바를 한국으로 초청, 한국 팬들과 만나게 할 계획이다.
제일모직의 갤럭시는 글로벌 브랜드로의 도약을 꾀하고 ‘세련되고 품격 있는 정통 신사’의 이미지를 높인다는 전략으로 피어스 브로스넌과 1년 전속 계약을 했다. 계약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국내 톱 스타급 모델의 모델료에 준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갤럭시는 글로벌 시장 개척을 목표로 최고급 프레스티지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모델을 선정하기 위해 조지 클루니, 휴 그랜트 등 젠틀한 이미지를 갖춘 많은 스타들을 고려했으나 5대 007 제임스 본드인 피어스 브로스넌을 낙점했다고.
이외에 모델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캐주얼의류 브랜드 써스데이아일랜드는 영화 스파이더맨 등으로 얼굴을 알린 커스틴 던스트를 지면광고 모델로 기용했으며, 브래드 피트를 모델로 한 하이네켄 광고도 조만간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유명 스타가 아니더라도 CF에 출연하는 무명 외국 모델이 늘고 있는데, 이들의 몸값은 대개 1,000만∼2,000만원 선이다. 국내에 소개 돼 알려지기 시작한 경우에는 최고 5,000만원까지 받는다. 엑스트라 모델의 경우는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최고가가 100만원선이다.

과거에도 해외스타 선호해
국내 광고에 외국의 톱스타들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80년대 후반 홍콩영화의 바람을 타고 주윤발, 장국영, 류덕화 등 홍콩 스타들이 줄줄이 국내 CF에 출연했다.
당시 국내 젊은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던 스타들이었던 만큼 그리고 당시 그들의 몸값이 가장 정상이었던 만큼 개런티 또한 업계 최고 수준이었다. 당시 CF모델료는 3,000만∼5,0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후 홍콩 영화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홍콩스타들의 출연은 주춤해졌고, 브룩 실즈, 조지 클루니와 같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광고에 출연했다. 그러나 예전만큼의 화제성을 그다지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외국유명 스타들이 점점 국내 광고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뭘까? 단순히 모델료가 오르는 국내 스타들의 개런티를 커버하기 위함만은 아닐 것이다. 외국의 배우들은 인기스타라고 해서 여기저기 겹치기 출연을 하지 않는다. 특히 상업적인 광고의 경우, 자신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광고 등은 개런티를 넘어 절대 기피한다. 또 철저히 자기 이미지 관리를 위해 가급적 여러 겹치기 출연은 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습성이다.
특히 겹치기 출연 등 이미지 관리에 오류를 범하는 스타들은 아무리 유명인일지라도 ‘저질’취급을 받아 광고모델 리스트에서 삭제되고 마는 것이 불문율이다.
따라서 외국 스타들은 탤런트적 기질뿐 아니라 인간적인 성숙도도 드러내려 애쓴다. 이것이 바로 자연스럽게 몸값을 올리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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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타들은 얼마나 버나

국내스타들의 몸값이 뛰면서 해외스타로 광고업계가 해외스타로 눈 돌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렇다면 해외스타들은 수입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해외스타, 특히 영화배우들의 출연료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해외 스타들과 국내 스타들의 몸값을 수평 비교하기는 어렵다. 배급의 범위와 시장 규모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한 해 동안 영화 출연료로 가장 돈을 많이 번 미국 배우로는 톰 크루즈가 꼽혔다. 이는 지난 1932년부터 극장주와 영화제작자를 대상으로 그 해의 10대 몸값 스타를 발표해온 미국 퀴글리 출판사의 조사에 따른 것이다.
크루즈는 '우주전쟁'으로 인기를 확인했고, '바닐라 스카이'로 1위를 탈환했다. 1위를 차지한 것만 7번째다. 그의 뒤를 이어 조니 뎁이 2위,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3위군을 형성하고 있다.
할리우드 소식통에 의하면 톰 크루즈의 개런티는 편 당 2,800만~3,000만달러(약 280억원). 국내 최고 톱스타의 56배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어 톰 행크스가 2,700만~2,800만달러, 조니 뎁이 2,600만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배우로는 줄리아 로버츠, 카메론 디아즈 등이 2,000만달러, 니콜 키드먼, 제시카 알바, 안젤리나 졸리 등이 약 1,500만달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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