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버지 열풍’ 공연계로 확산

   
 
경기 침체와 베이비붐 은퇴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아버지의 비애가 깊어졌다. 이러한 때 아버지를 위해 추억의 영화가 개봉돼 위로가 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은 1,200 만 명 관객 수를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에서도 시청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연극계에서도 ‘아버지’를 주제로 한 코미디콘서트 <동작그만>이 공연돼 대한민국 아버지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있다.
코미디콘서트 <동작그만>은 과거 KBS 인기 프로그램 <유머1번지>에서 부분 코너인 ‘동작그만’의 리부트 작품이다. 그동안 25년의 세월이 흘러 재회한 주인공들의 중년의 삶을 주제로 전개된다. 주인공 ‘이등병 곰팡이’가 군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메기 병장’과 ‘뺀질이 상병’을 찾아가 복수를 하려고 하지만 다시 재회한 이들은 모두 가장이 되어 현실적 아픔을 겪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코믹하지만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전달한다. 
이렇게 코미디콘서트 <동작그만>은 원년 멤버인 ‘곰팽이’ 이봉원과 ‘메기 병장’ 이상운이 그대로 출연한다. 이들은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가볍게 할 만한 코믹 버전으로 눈물과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공연에서는 연극계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한 미디어아트 기술이 더해져 뮤지컬에 가까운 연극이 될 전망이다. 미디어아트는 거대한 스크린과 프로젝터로 생동감 있는 영상을 극과 결합해 보여주는 표현기법이다. 최근 뮤지컬과 전시회에 주로 활용되며 널리 각광받고 있다.
코미디콘서트 <동작그만>의 이근희 프로듀서는 “동작그만은 우리시대 아버지를 위한 약주 같은 연극이다”고 설명하며 “기쁨과 슬픔이 모두 담겨 있으면서 결코 시간이 아깝지 않은, 힘이 되는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고 전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주최하고 밸류컬처앤미디어가 주관하는 공연 <동작그만>은 지난 12월23일 티켓오픈을 시작하였고, 무대 공연은 2월27일부터 4월26일까지 왕십리 소월아트홀에서 진행된다. 장장 60회로 진행되는 공연은 문의전화(1661-4975)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Q. 현재 진행 중인 코미디콘서트 <동작그만>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이상운 : <유머1번지> 코너 ‘동작그만’은 병역생활을 경험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공감이 가는 코너다. 특히 국민 메기병장이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작품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연극이 처음이라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그때 함께했던 곰팽이 봉원이와 최성호 작가님 등 원년멤버가 있어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Q. 이등평 곰팽이와 메기 병장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예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A. 이봉원 : 오랜만에 한 무대에 오르며 두 사람 모두 지나온 시간만큼 인생의 연륜과 깊이가 더해져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걸 느낀다. 
A. 이상운 : 과거 20여 년 전에는 메기 병장과 이등병 곰팽이가 많이 겹치지 않았다. 이번 연극에서 서로 대화하는 상대가 되어 서로 남남으로 살았던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다. 

Q. 개그맨 본인의 모습과 무대 캐릭터의 성격을 분석해 준다면?
A. 이봉원 : 첫 인상은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막상 가까워지면 친근하고 정이 많다. 이런 점이 소탈하고 순박한 어리바리 이등병 곰팽이의 인간적인 모습과 닮은 것 같아 애착이 간다. 
A. 이상운 : 개인적으로 극 속 메기병장을 좋아한다. 멋있거나 호감 가는 인물은 아니지만 뚝배기처럼 따뜻하고 친근하며 잔정이 많다. 내 기본 성격과 비슷하다. 하지만 스포츠를 할 때만큼은 승부욕에 불타오르는 기질이 있다. 

Q. 코미디콘서트 총 진두지휘를 맡은 윤광희 연출가에 대해 소개한다면?
A. 이봉원 : 이번 연극의 연출을 맡은 윤광희 연출가는 미래가 매우 기대되는 사람이다. 서울예대 극작가 출신의 배우로 2013년 전주국제영화제 제작지원작에 선정되는 등 탄탄한 연기력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극 대본을 집필한 경험을 소유한 내실 있는 실력파 연출가다. 이렇게 연출, 제작, 연기 등 연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 전체적인 무대를 보는 안목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감각적 시각, 디테일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흐름을 읽고 거기에 자신만의 결정적인 한 수를 놓을 줄 아는 연출가다. 또한 배우와 스태프를 배려할 줄 아는 인간적인 모습이 있다. 앞으로 연극계에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갈 그의 근성과 자질이 더욱 기대된다.

   
 
Q. 현재 MBC <진짜 사나이>와 KBS 코미디 <동작 그만>의 시대적 차이점은?
A. 이상운 : <진짜사나이>는 한국의 군대문화를 대중적으로 알린 성공적 예능이다. 무엇보다 일반 현역군인이 아닌 연예인이 투입되어 직접 체험하며 내무반 생활의 어려움을 몸소 전달하고 있다. 예능적 요소가 가미되어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군대물을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했다. KBS <유머1번지> ‘동작그만’은 세트장에서 촬영이 진행돼서 지금의 군 예능보다 현실감이 떨어진다. 하지만 기획할 당시 군사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기시 되어오던 군대 이야기를 개그로 풍자해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군 콩트의 시초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개그맨으로서 관객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가?
A. 이봉원 : 대중을 웃기는 개그맨에서 ‘연기하는 코미디언’으로 역할을 바꾸고 있다. 특히 관객과 함께 공감을 나누는 연기를 구사할 수 있는 개그맨이 되고 싶다.
A. 이상운 : 지금까지 살아오며 느낀 점이라면 팍팍한 인생을 유하게 만들어 주는 결국 웃음인 것 같다. 나 또한 힘든 일을 여러 번 겪으며 긍정적인 마인드와 웃음으로 견딜 수 있었다. 힘들었을 때를 떠올리며,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웃음전도사’ 자격증도 땄다. 앞으로 무대를 장악하는 개그맨도 좋지만,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선물할 수 있는 웃음전도사로 살고 싶다. 늘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 사람, 보기만 해도 유쾌해지는 그런 개그맨이 되고 싶다.

Q. 후배 개그맨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한다면?
A. 이봉원 :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하려면 개그맨도 연기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 영화, 연극, 드라마 등을 가리지 말고 도전해보라고 권한다. 그렇게 실력을 쌓다 보면 요즘같이 영역 없는 방송에서 자신만의 재능을 발현할 수 있는 특화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A. 이상운 : 긴 무명시절을 거치며 인지도 없고 수입도 넉넉지 않아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찾아 가는 후배들을 보면 안쓰럽다. 그래도 개그에 대한 열정을 놓지 말고 더욱 정진해서 좋은 무대에 설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개그맨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잊지 않고 대중과 소통하는 삶을 사는 개그맨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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